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실로 實-
실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 참으로 어마어마하게 많다
실로 걱정이 아닐 수 없으나 → 무척 걱정이 아닐 수 없으나
‘실로(實-)’는 “= 참으로”라 합니다. ‘참으로’로 고쳐쓰면 되고, ‘참말’이나 ‘참말로’나 ‘참’으로 고쳐써도 되어요. 때로는 ‘무척·아주·몹시·대단히·퍽·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민옹의 말은 가장 자연스러웠다. 그의 말에는 조금도 가식이 없이 실로 태연자약한 태도다
→ 민옹은 가장 꾸밈없이 말했다. 그이 말에는 조금도 꾸밈이 없이 참으로 조용했다
→ 민옹은 가장 부드러이 말했다. 그이 말에는 조금도 꾸밈이 없이 참 부드러웠다
→ 민옹은 가장 정갈히 말했다. 그이 말에는 조금도 억지가 없이 무척 깔끔했다
《연암선집》(박지원/이민수 옮김, 통문관, 1956) 137쪽
실로 살을 에어내는 듯한 여러 가지 고난의 와중을 헤치고 구사일생으로 다시 귀국하였다
→ 참으로 살을 에어내는 듯한 여러 가지 고달픈 길을 헤치고 겨우 이 나라로 돌아왔다
→ 참말 살을 에어내는 듯한 여러 가지 고달픈 길을 헤치고 가까스로 이 나라로 돌아왔다
→ 아주 살을 에어내는 듯한 여러 가지 힘겨운 길을 헤치고 이 나라로 돌아왔다
《한용운 수상집》(한용운, 신구문화사, 1975) 137쪽
낯설고 물선 만리 타국에 와서 독립운동을 벌인다는 것은 실로 어렵고 힘겨운 일이었다
→ 낯설고 물선 먼 나라에 와서 독립운동을 벌이기란 참으로 어렵고 힘겨웠다
→ 낯설고 물선 먼먼 나라에 와서 독립운동을 벌이기란 참 어렵고 힘겨운 일이었다
→ 낯설고 물선 아득히 먼 나라에 와서 독립운동을 벌이기란 매우 어렵고 힘겨웠다
《한국현대인물사론》(송건호, 한길사, 1984) 186쪽
다이스케의 분석은 실로 적확하다고 생각됩니다
→ 다이스케는 참으로 옳게 살폈다고 생각합니다
→ 다이스케는 아주 바르게 꿰뚫었다고 봅니다
→ 다이스케는 무척 똑똑히 파헤쳤구나 싶습니다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강상중/김수희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6) 95쪽
실로 팔랑개비처럼 분주한 여정이지만
→ 참으로 팔랑개비처럼 바쁜 길이지만
→ 아주 팔랑개비처럼 바쁜 나날이지만
《삼등여행기》(하야시 후미코/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2017) 191쪽
고귀한 자리에 동석하게 되어 실로 영광입니다
→ 훌륭한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 멋진 자리에 같이할 수 있어 참말 반갑습니다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