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2.


《나무집》

 마리예 톨만·로날트 톨만 그림, 여유당, 2010.6.10.



나무 곁에, 또는 나무줄기를 따라, 같이 집을 짓는다. 나무에 마련하는 집은 나무로 짓는다. 둘은 나무 곁에서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하고 베푸는 냄새를 누리면서 살림을 꾸린다. 어느 날 곳곳에서 숱한 이웃이 찾아와서 동무가 된다. 둘이서 오붓한 나무집은 어느새 온갖 이웃이며 동무가 왁자지껄한 놀이마당이 된다. 다 같이 노을을 보고, 다 같이 별잔치를 본다. 서로서로 이야기꽃이요, 흐드러진 잔치판이다. 이윽고 이웃하고 동무는 모두 저희 갈 길을 떠난다. 나무집에 남은 둘은 고요히 바람을 듣는다. 하루하루 차분히 흐르면서 마음으로 나누는 기쁨이 자란다. 그림책 《나무집》은 군말 없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만 보면 아무 말 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눈을 들어 하늘을 볼 적에, 귀를 열어 바람소리를 들을 적에, 두 다리를 뻗어 걸을 적에, 두 손을 놀려 땅을 만질 적에, 우리 스스로 삶을 어떻게 바꾸어 낼 만한가를 속삭인다. 하늘을 먼지띠가 뒤덮는다지? 그렇지만 서울을 비롯해서 시골 지자체까지 막삽질을 안 멈추는걸. 자동차 2부제를 하면 뭐할까. 아직 마음을 안 바꾸는걸. 스스로 어떤 앞길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안 달리질 텐데. 그런데 공기청정기 사는 돈을 돕겠다는 우두머리란, 생각이 얼마나 짧은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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