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21.
《아빠에게 보내는 작은 배》
제시아 배글리 글·그림/김가빈 옮김, 베틀북, 2016.4.1.
배나 자동차나 비행기를 그리면서 놀기를 즐기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노라면 내가 어릴 적하고 똑같이 놀았구나 싶다. 작은아이가 그리는 배나 자동차나 비행기를 보노라면 나도 어릴 적에 똑같이 그림을 그렸구나 싶다. 그런데 작은아이한테는 누나가 있어 사람을 그리거나 고양이를 그리거나 나무나 꽃을 그리는 모습을 늘 지켜보니, 배나 자동차나 비행기 말고도 드문드문 다른 모습을 그린다. 그래, 배를 그리고 싶으면 배를 그리되 배가 어디에서 흐르는가를 나란히 그리면 되겠지. 《아빠에게 보내는 작은 배》를 장만해서 방 한켠에 놓는다. 아이들은 집에 새로 들어온 그림책을 대뜸 알아챈다. 읽히지 않아도 스스로 챙겨서 읽고는 “나 그 책 봤는데…….” 하면서 줄거리를 다 알려주려 한다. “아니, 아니, 알려주지 마. 다 알려주면 아버지가 그림책 읽을 적에 재미없잖아.” 아버지가 그림책을 천천히 넘기면 곁에서 아이들이 조바심이 난다. 얼른 다음 쪽을 넘기지, 왜 뜸을 들이냐는 눈치이다. 아이들 입에서는 벌써 다음 쪽 줄거리가 새어나온다. 뭐, 그림책을 읽더라도 한 벌 펼치고 끝이 아니니, 줄거리를 알려고 읽는 그림책이 아니니, 너희가 다 알려주더라도 좋아. 배를 짓는 마음, 서로 사랑하는 숨결을 읽으면 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