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운 運
운이 나쁘다 → 기운이 나쁘다 / 느낌이 나쁘다 / 길이 나쁘다
운이 좋다 → 기운이 좋다 / 느낌이 좋다 / 하루가 좋다 / 흐름이 좋다
운이 다하다 → 기운이 다하다 / 길이 다하다 / 흐름이 다하다
운을 잘 타고나다 → 길을 잘 타고나다 / 흐름을 잘 타고나다
순전히 운이우, 운 → 그저 어쩌다, 어쩌다
운이 있어야지 → 좋은길이 있어야지 / 잘되어야지
‘운(運)’은 “1. = 운수(運數) 2. 어떤 일이 잘 이루어지는 운수”를 가리킨다 하고, ‘운수(運數)’는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기운’이나 ‘느낌’으로 풀어낼 수 있고, ‘길’이나 ‘흐름’으로 풀어내도 어울립니다. ‘좋은길’이나 ‘잘되다’로 풀어내도 되는데, “운이 좋다”나 “운이 나쁘다” 같은 말씨는 “좋다”나 “나쁘다”라고만 해도 되어요. ‘때’나 ‘날’이나 ‘하루’로 풀어내도 되고요. ㄴㄹ
일확천금이다∼. 드디어 내게도 운이 들어오는
→ 벼락돈이다! 드디어 내게도 길이 뚫리는
→ 떼돈이다! 드디어 내게도 좋은길이 뚫리는
《인어 왕자님 1》(카즈미 유아나/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6) 12쪽
운 좋게도 나는 재기불능한 상황까지 몰렸던 적도 없고
→ 고맙게도 나는 다시 설 수 없는 데까지 몰린 적도 없고
→ 고맙게도 나는 일어설 수 없는 곳까지 몰린 적도 없고
→ 고맙게도 나는 못 일어설 구석까지 몰린 적도 없고
→ 고맙게도 나는 밑바닥까지 몰린 적도 없고
《자전거 타는 CEO》(킹 리우·여우쯔엔/오승윤 옮김, OCEO, 2017) 27쪽
제일 운이 좋았던 사람은 나야
→ 가장 길이 좋았던 사람은 나야
→ 가장 즐겁던 사람은 나야
→ 가장 기뻤던 사람은 나야
→ 가장 잘된 사람은 나야
《눈물비와 세레나데 1》(카와치 하루카/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18) 21쪽
내가 운이 나쁜 건지 좋은 건지 점점 모르겠어
→ 내가 길이 나쁜지 좋은지 더욱 모르겠어
→ 내가 나쁜 길인지 좋은 길인지 더 모르겠어
→ 내가 잘되는지 안되는지 차츰 모르겠어
《눈물비와 세레나데 2》(카와치 하루카/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18) 61쪽
뽑기 운이 좋지 않으시네요
→ 뽑기가 잘 안 나오네요
→ 뽑기가 잘 안 되네요
→ 뽑기가 좋게 안 나오네요
→ 뽑기 날이 아니네요
《타인을 안다는 착각》(요로 다케시·나코시 야스후미/지비원 옮김, 휴, 2018) 37쪽
대개는 이런 경우 불편을 그저 운이 없다면서 지나쳐 버리지요
→ 으레 이때에 성가시면 그저 때가 안 좋다면서 지나쳐 버리지요
→ 으레 이때에 귀찮으면 그저 날이 안 좋다면서 지나쳐 버리지요
→ 으레 이러면 그저 날이 안 좋아서 힘들다면서 지나쳐 버리지요
《선생님, 헌법이 뭐예요?》(배성호·주수원·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10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