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30.


《늑대를 잡으러 간 빨간 모자》

미니 그레이 글·그림/신수진 옮김, 모래알, 2018.11.30.

ㅁㅊ


서울 내방역 곁 〈메종인디아〉에서 어젯밤 열한 시에 이야기꽃을 마무리했다. 지난 열한 해에 걸쳐 아이들하고 동시를 쓰면서 노래한 살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꽃 끝자락에 이런 말이 문득 샘솟았다. “우리는 모든 말을 하나도 허투루 쓰면 안 돼요. 아주 빈트멊이 말하도록 우리 머리에서 피어나 우리 혀에 얹는 모든 낱말에 온사랑을 담아서 들려주어야 해요. 아이한테 아무 밥이나 차려 주지 않듯, 파리가 빠진 국을 아이한테 안 주듯, 잔가시 하나라도 있는 고깃살을 아이한테 안 주듯, 집을 지으며 지붕이나 벽 어디에도 구멍이나 틈을 함부로 안 내듯, 참말로 우리는 오롯이 사랑으로 모든 말을 다룰 줄 알아야 해요.” 이야기를 마치고 백석역 일산병원으로 달려가는 길에 《늑대를 잡으러 간 빨간 모자》를 읽는다. 하루가 넘어간다. 늑대는 숲에서 사라져 마지막 한 마리가 남았다는 줄거리이다. 늑대가 살 수 없는 우리 삶터를 새롭게 돌아보자는 뜻을 눈물겨운 사랑으로 그린다. 어제 아침, 끄레디자인+호미출판사 홍현숙 님이 예순셋 걸음길에 마지막 환한 웃음을 남기고 고요히 눈을 감으셨단다. 한국 책마을에서 책꾸밈을 눈부신 꽃손길로 가꾸어 내면서도 이녁 이름을 내세운 적 없던 어른이자 누님한테 동시를 지어 올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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