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왕- 王 (큰)
왕개미 → 큰개미 / 으뜸개미
왕게 → 큰게 / 으뜸개
왕느릅나무 → 큰느릅나무 / 으뜸느릅나무
왕모시풀 → 큰모시풀 / 으뜸모시풀
왕겨 → 굵은겨 / 으뜸겨
왕모래 → 굵은모래 / 으뜸모래
왕소금 → 굵은소금 / 으뜸소금
왕자갈 → 굵은자갈 / 으뜸자갈
왕가뭄 → 큰가뭄 / 강가뭄
왕고집 → 큰고집 / 으뜸고집
‘왕-(王)’은 “1, ‘보다 큰 종류’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2. ‘매우 큰’ 또는 ‘매우 굵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3. ‘매우 심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전 뜻풀이에서 “보다 큰”은 옳지 않습니다. ‘보다’는 이렇게 못 쓰거든요. “더 큰”으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아무튼 ‘왕-’은 ‘큰-’이나 ‘굵은-’이나 ‘으뜸-’으로 손봅니다. 때로는 ‘맏-’으로 손보고, 흐름을 살펴서 ‘아주·무척·엄청’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그까짓 비파 갖구 되게 째째하네, 왕소금!
→ 그까짓 비파 갖구 되게 째째하네, 굵은소금!
→ 그까짓 비파 갖구 되게 째째하네, 으뜸소금!
《맛의 달인 39》(테츠 카리야·아키라 하나사키/이석환 옮김, 대원, 1999) 32쪽
내 사진 기술이 왕초보에 가까웠으므로
→ 내 사진 재주가 아주 엉성했으므로
→ 내 사진 솜씨가 매우 어설펐으므로
→ 내 사진 솜씨가 무척 어리숙했으므로
→ 내 사진 재주가 참 모자라서
→ 내 사진 솜씨가 되게 서툴러서
→ 내 사진 솜씨가 그저 풋내기여서
《내 나이가 어때서?》(황안나, 샨티 ,2005) 58쪽
일을 제일 오래해 왕언니다
→ 일을 가장 오래해 큰언니다
→ 일을 가장 오래해 맏언니다
→ 일을 가장 오래해 으뜸언니다
《웃는 연습》(박성우, 창비, 2017) 94쪽
전 쿠죠 선생님의 소설 왕팬이라 전부 다 읽었어요
→ 전 쿠죠 선생님 소설 아주 좋아서 다 읽었어요
→ 전 쿠죠 선생님 소설 엄청 좋아해 몽땅 읽었어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9》(마야즈키 준/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0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