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5.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1》

 이와모토 나오 글·그림/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18.5.15.



곧 동시집을 선보인다. 출판사에서 피디에프파일을 보내 준다. 애벌로 앉힌 틀을 살피면서 고치거나 바로잡을 데를 찬찬히 짚는다. 동시는 저마다 따로 썼지만, 모두 한자리에 모아서 보니 때로는 비슷한 말씨가 여러 곳에 나오기도 한다. 이때에는 다른 말씨로 고쳐 준다. 이웃님이나 동무님을 만날 적에, 또 아이들한테 막바로 써서 줄 적에는 몰랐던, 꾸러미로 한꺼번에 바라보면서 피어나는 느낌이 새롭다. 이러니까 책으로 묶는구나. 이래서 책으로 묶을 적에 이야기가 싱싱하게 살아나는구나. 눈을 쉬고 옆구리를 쉬려고 자리에 누워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첫걸음을 펴는데, 따지고 보면 누워서 만화를 펼 적에는 외려 못 쉬는 셈이다. 눈하고 머리는 또 일을 하니까. 마로니에란 나라에서 태어나 자라던 일곱 빛깔 형제 기사는 저마다 재주가 다르다고 하는데, 다 다르다는 재주가 재미있다. 추위를 안 타거나 더위를 안 타거나 잠이 없거나 푸나무 목소리를 듣거나 …… 어찌 보면 우리도 다들 이런 재주가 있지 않을까? 우리 스스로 잊을 뿐인, 구름 목소리를 듣고 나비 날갯짓을 읽고 새싹이 트는 소리를 알아채는, 그런 재주가 우리한테 있지 않을까? 이불을 잘 개고, 실을 바늘귀에 잘 꿰는, 그런 재주도 있을 테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