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28.


《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실크로드 세계사》

 피터 프랭코판 글·닐 패커 그림/이재황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11.10.15.



어른이 읽을 글만 있는 두툼한 《실크로드 세계사》를 다 읽고서 얼마 뒤에, 글보다 그림이랑 지도가 한결 넉넉한 《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실크로드 세계사》를 읽으면서 놀란다. 그림하고 지도를 넣으니 이렇게 좋구나. 어른책도 이렇게 그림이며 지도가 가득하면 훨씬 좋네. 그러나 그림이나 지도가 없이 오직 글로만 머리에 그림을 그려서 지나온 발자취를 읽어도 좋으리라. 그림이나 지도란, 어차피 남이 그린 그림이다. 글도 이와 매한가지일 텐데,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무엇이 좋은가 하면, 지식을 얻어서 좋기보다도 스스로 머리에 그림을 그리고, 이 그림으로 새길을 또 그릴 수 있어서 좋다고 느낀다. 그릴 수 있기에 삶이요, 그리기에 지식이며, 그리는 동안 깨어나는 책이고, 그리는 사이에 새로 읽는 하루가 된다고 본다. 그나저나 이 이쁜 책을 덮고서 드러눕는다. 아버지가 드러누워도 아이들이 저희 밥을 저희 손으로 챙겨서 먹는다. 이러다 문득 묻는다. “아버지는 어릴 적에 스스로 밥을 해서 먹었어?” 그럼. 너희 아버지나 어머니는 보라(2018년에 8살) 나이에도 밥을 지을 줄 알았고 국도 끓였는걸. 우리 아이들아, 즐겁고 씩씩하게 밥을 짓고 삶을 짓고 그림을 짓고 새로운 사랑길도 지으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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