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19.


《그녀, 영어 동시통역사 되다》

 신자키 류코 글/김윤수 옮김, 길벗이지톡, 2006.7.15.



한국말사전을 새로 쓰는 사람으로서 한국말을 돌아본다면, 나는 늘 ‘알쏭달쏭 무늬만 한국말’을 ‘아이가 알아들을 또렷한 한국말’로 바로바로 옮기는 일을 하는구나 싶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막상 한국말다운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거나 생각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지 싶다. 이런 마음이라면 아무리 외국말을 잘 배우거나 익혀도 동시통역이나 번역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무엇을 가리키는지 얼추 나타내거나 옮기더라도, 무슨 뜻이거나 이야기인가를 똑똑히 밝히는 동시통역이나 번역은 아직 머나먼 한국이라고 느낀다. 《그녀, 영어 동시통역사 되다》는 일본에서 살며 영어를 일본말로 바로 옮기는 길을 걷는 아주머니가 이 말길하고 삶길을 늘 새로 배우고 깨닫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일 동시통역을 하는 아주머니는 이 길을 걷자면 ‘일본말부터’ 제대로 알아야 하고, ‘일본살림(일본 문화)야말로’ 제대로 익혀야 한다고 느낀다. 한국에서 어린이한테 아무리 일찍 영어를 가르치거나 원어민교사를 쓰더라도 영어교육이 제대로 안 되는 까닭은 쉽게 짚을 수 있다. 한국말을 얼마나 제대로 슬기롭게 즐거이 알뜰히 곱게 상냥하게 똑바로 가르치는가? 한국말사전이 엉터리라면 영어사전도 엉터리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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