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알아보는 눈
이야기꽃을 펴는 자리에서 이웃님이 제 책을 들고 와서 제 이름을 적어 달라 하십니다. 제가 쓴 책을 무척 즐겁게 읽었다면서 “이런 귀한 책을 써 주시니 고맙습니다.” 하면서 빙그레 웃으셔요. 저도 따라 빙긋빙긋 웃으면서 말씀을 여쭙니다. “제가 쓴 책을 귀하다고 알아보아 주시기에 귀한 눈이라고 느껴요. 귀한 눈이 귀한 책을 알아볼 뿐 아니라, 책 하나에 귀한 숨결을 담아 주지 싶고요. 우리는 모두 귀한 사람, 곧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 우리 스스로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미처 못 느끼거나 알아채지 못할 뿐이지 싶어요. 누구는 삶을 글로 여미면서 아름답고, 누구는 삶을 글로 여민 책을 알아보아 읽으면서 더 새롭게 하루를 짓는 길을 걸어가기에 아름답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