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1 - 버리기 마녀의 탄생
유루리 마이 지음, 정은지 옮김 / 북앳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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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6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1》

 유루리 마이

 정은지 옮김

 북앳북스

 2015.4.15.



  빌려서 살든 장만해서 살든 ‘우리 집’을 누리면서 가꾸려면 처음부터 깊고 넓게 살펴서 차근차근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이 대목을 알려주거나 이야기하거나 가르치는 얼거리는 없지 싶습니다. 열아홉 살부터 제금을 나서 사는 동안 늘 스스로 부대끼며 하나씩 익혔고, 영 모르던 대목을 몸으로 맞닥뜨리면서 배우는 나날입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지난날에는 어디나 ‘집이 배움터이자 일터이자 살림터’였으니 누구나 어버이한테서 제대로 물려받는 살림이었겠지요. 오늘날에는 학교가 입시싸움터 구실만 하니, 학교를 아무리 오래 다닌들 집살림을 도무지 못 배울 뿐 아니라 생각할 틈마저 없습니다.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첫걸음을 읽으며 돌아봅니다. 이 만화를 그린 분도 집살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다만 어릴 적 살던 어버이 집이 너무 어수선해서 이녁은 이렇게 어수선히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고, 나중에 스스로 하나하나 배우면서 집살림을 줄이고 버리면서 어느새 확 트인 마루하고 부엌하고 방을 누립니다. 스스로 새롭게 배운 살림이기에 이를 만화로 그리고, 이웃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습니다. ㅅㄴㄹ



물건이 밖에 나와 있지 않으면 청소가 엄청 간단하다는 진리를 깨달은 나는 청소를 더 편하게 하려고 눈에 보이는 모든 물건을 수납장에 넣기로 했다. (86쪽)


청소가 끝난 뒤 집안으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 이보다 더 상쾌할 수 없다. 우리 집은 아마 이대로 쭉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길을 계속 달려갈 것 같은 기분이다. (12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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