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3.
《나는 오늘도 수련하러 갑니다》
김재덕 글, 스토리닷, 2018.9.9.
구월비가 상큼하다. 구월비는 풀열매를 거두어 말리기에 안 좋다며 싫어하는 이웃 분이 많지만, 때때로 며칠쯤 열매 말리기를 쉬어도 좋다. 비가 올 적에 옷을 몽땅 벗고서 맨몸으로 비를 맞으면서 놀면 얼마나 시원한가. 비를 맞으면서 낫질을 해도 산뜻하다. 어제 훑은 초피알은 이 비에 덜 마르겠지. 그러나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볕이 쨍쨍 내리쬘 테니 바짝바짝 마르리라. 고기를 삶을 적에 냄새를 빼기에 좋은 초피. 절구에 빻아 양념으로 쓰기에 좋은 초피. 우리 집 마당나무로 초피나무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 대목을 모르고 살았겠지. 《나는 오늘도 수련하러 갑니다》를 읽는다. 선무도라는 길을 걸으면서 몸을 다스리고 마음을 갈고닦는 분이 적바림한 일기를 돌아본다. 글쓴이가 밝히기도 하는데, 우리는 늘 다스리고 갈고닦는다. 하루에 1분이나 10분만 다스리지 않는다. 하루 1시간쯤 갈고닦기로는 모자라다. 하루 스물네 시간 내내 다스림길이요, 갈고닦기라 할 만하다. 밥을 짓거나 빨래할 적에도, 걸레질이나 비질을 할 적에도, 쉬려고 드러누워 눈을 감고 잠들 적에도, 참말 우리는 삶을 다스리고 갈고닦을 뿐 아니라, 돌보고 어루만져 사랑한다. 아침저녁으로 보살핀다. 언제나 보듬는다. 보드랍게 보드라이 하루를 아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