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3.


《마르틴 루터》

 도쿠젠 요시카즈 글/김진희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펴냄, 2018.8.15.



배움마실을 마치고 돌아온 곁님을 맞이한다. 배움마실을 다녀온 곁님은 척 보아도 한결 단단하고 부드러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나도 배움마실을 마칠 적에 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숨결을 둘레에 퍼뜨릴 수 있는가 하고 돌아본다. 글 한 꼭지를 마무리해서 어디엔가 보내거나 띄울 적에, 책 한 권을 마무리지어서 새로 선보일 적에, 사전 하나를 드디어 끝내어 이웃님한테 알릴 적에, 눈빛도 몸빛도 환하게 피어나서 보금자리를 넉넉하게 밝히는 숨결이 되는가 하고 되새긴다. ‘이와나미 30’이란 숫자가 붙은 《마르틴 루터》를 읽는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길을 돌아본다. 루터가 어떤 삶을 걸은 사람이기에 이 책을 오늘 이곳에서 읽는가 하고 생각한다. 첫 쪽부터 끝 쪽까지 퍽 빠르게 읽어낸다. 이이가 오백 해 앞서 독일에서 살던 사람인 줄 잊고, 마치 눈앞에서 루터가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말을 했는가를 그림처럼 떠올리면서 읽었다. ‘대단하다’라는 말로는 모자란 이야기가 있네. 흉이 잡힐 만한 발자국도 있지만, 말이 말다울 수 있도록 새롭게 깨운 빛이 참으로 크네. 서양에서 루터를 셰익스피어 곁에 둘 만하겠다고도 느낀다. 권력자 손아귀에 갇혔던 말을 누구나 손에 쥐어 날개를 달아 훨훨 띄울 수 있도록 풀어낸 몸짓이 곱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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