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12.
《카나타 달리다 1》
타카하시 신/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8.7.25.
마을 뒷자락 골짜기에 다녀올까 싶어 아이들하고 함께 걸어서 가는데, 일요일에도 삽질을 하느라 바쁘다. 여러 해째 마을 뒷자락 골짜기 한쪽에 시멘트를 들이붓는 삽질이 끊이지 않는다. 왜 이런 삽질을 해야 할까? 게다가 이 삽질은 언제 끝나려나? 골짜기에 깃들어도 삽질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멧새나 풀벌레나 나뭇잎이나 골짝물 노랫소리가 아닌 삽질 소리를 듣는 골짜기는 고단하다. 집으로 돌아온다. 타카하시 신 님이 빚는 새 만화책이 나왔다. 그런데 몇 해 앞서 《꽃과 모모씨》는 1권만 나오고 더는 안 나왔다. 뭔가 뒤엣책이 안 나오는 만화가 나오는구나 싶은데, 《카나타 달리다》는 둘째걸음을 만날 수 있을까? 부디 둘째걸음도 셋째걸음도 차근차근 만날 수 있기를 빈다. 아무튼 집에서 더위를 식히면서 ‘달리기 좋아하는 아이’가 나오는 만화를 읽는다. 달리다 보면, 앞서 달리는 사람들 등을 보면서 하나둘 제치다 보면, 어느새 이곳에 흐르던 아픔도 슬픔도 외로움도 잊을 수 있다는 아이는, 온몸을 곧게 펴고 활짝 웃는다. 즐겁게 달리기에 지칠 일이 없고, 신나게 달리기에 마치 나비처럼 제비처럼 잠자리처럼 가볍고 날렵하게 땅을 박찬다. 달릴 수 있는 두 다리는 여러모로 멋지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