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8.
《리틀보이》
고형렬 글, 최측의농간, 2018.7.25.
구례에서 순천으로 택시를 타고 넘어온다. 다섯 사람이 저녁을 함께 먹고서 다시 택시를 타고 순천서 고흥으로 들어선다. 지난 유월부터 이어지는 배움마실을 이제 마무른다. 올여름에는 고흥집을 자주 비우면서 아이들하고 배우는 마실을 길게 다니는데, 며칠쯤 고흥집에 머물고 나서 강의마실을 떠난다. 요즈막에 집이라는 터전이 어떤 곳인가 하고 곰곰이 돌아보는데, 참말로 넉넉히 쉬면서 살림을 짓고 즐거이 하루를 누리는 곳이 집이 되어야 한다고 짙게 느낀다. 여행짐꾸러미에서 빨랫거리를 꺼내고 이부자리를 편다. 마실길에 집에 받아 놓은 시집 《리틀보이》를 읽는다. ‘작은아이’를 둘러싼 한국·일본·미국 현대사를 나란히 엮어서 들려준다. 목소리가 차분하다. 한국에서 작은사람이 겪은 일을, 일본에서 작은사람이 보여준 몸짓을, 미국에서 작은사람이 생각한 길을, 저마다 다르면서도 닮은, 생채기하고 주먹다짐이 맞물리는 구석을 곰곰이 짚는다. 핵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무기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금도 안전하거나 평화로울 수 없다는데, 오늘날 한국은 왜 핵발전소를 안 멈출까 하고 돌아본다. 아픈 생채기가 있는 이 나라에 왜 깨끗하거나 평화롭거나 상냥한 삶길 아닌 막삽질은 자꾸 이어질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