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려고 하면



  하려고 하면 하기 마련이지만, 하려고 안 하면 안 하기 마련입니다. 읽으려고 하면 읽기 마련이지만, 읽으려고 하지 않으면 안 읽기 마련입니다. 배우려고 하면 배우기 마련이지만, 배우려고 하지 않으면 안 배우기 마련입니다. 어떤 일이 왜 누구한테는 일어나고 누구한테는 안 일어나는가를 굳이 생각하지 않고 살았기에 “하려고 하면 한다”는 말을 깊이 안 살폈습니다. 되는 까닭하고 안 되는 까닭은 아주 쉽습니다. 하려고 하기에 어떤 일이든 되고, 하려고 안 하기에 어떤 일이든 안 됩니다. 보려고 하기에 두 눈을 감고도 마음속을 환히 바라볼 수 있고, 보려고 하지 않으니 두 눈을 빤히 뜨더라도 마음속은커녕 겉모습조차 못 알아보기 일쑤입니다. 훌륭하다는 책을 곁에 두기에 훌륭하지 않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다가서고, 어떤 눈길로 바라보며, 어떤 손길로 어루만지면서 짓느냐 같은 대목이 대수롭습니다. 밥 한 술로도 배부르고, 바람 한 줄기로도 배부르며, 이슬 한 방울로도 배부릅니다. 2018.7.25.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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