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27.


《어휘 늘리는 법》

박일환 글, 유유, 2018.3.24.



‘몸마음 다스리기’를 가르치는 분이 있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에콰도르에서 배움숲을 일군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사흘 동안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고, 이곳에 네 사람이 함께 찾아간다. 아침 아홉 시부터 이야기꽃을 펴기에 하루 일찍 배움길을 나선다. 며칠 동안 집을 치우고 여러 일을 갈무리한 뒤에, 밤새 짐을 꾸린다. 읍내에서 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서야 숨을 살짝 돌리며 《어휘 늘리는 법》을 편다. 책이 갓 나왔을 적에 장만하려 했으나, 지난 석 달 동안 틈틈이 찾아간 마을책집마다 꼭 이 책만 없어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누리책집에서 장만했다. 처음부터 누리책집에서 장만했으면 손쉬웠을 테지만, 굳이 손쉽게 장만하고 싶지 않았다. 두 다리로 마실하는 책집에서 느긋하게 여러 책을 함께 살피다가 조용히 장만하는 책이 훨씬 깊고 넓게 마음으로 스민다고 느끼기에, 책은 되도록 다리로 마을을 걷다가 손으로 다른 책도 함께 훑다가 장만하려고 한다. 박일환 님은 사람들이 말을 스스로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서 생각이 자꾸 얕아지는 듯하다고 밝힌다. 옳다. 생각도 글도 학문도 배움도 모두 ‘말’로 한다. 다만, 이 ‘말’이란 늘 삶에서 비롯하고, 삶이란 살림짓는 손에서 태어나며, 살림은 사랑으로 가꾸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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