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고래 도감 딩동~ 도감 시리즈
김현우 지음 / 지성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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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43



고래랑 함께 사는 지구는 더 아름답다

― 딩동∼ 고래 도감

 김현우

 지성사, 2018.5.31.



현재 고래는 전 세계예 약 90여 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 사는 대형 고래 9종, 중형 고래 13종, 돌고래류 13종 등 모두 35종이에요. 이 중 돌고래가 가장 많으며, 동해에 참돌고래 2만5천여 마리, 서해에 상괭이 1만4천여 마리, 낫돌고래 1만3천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지요. (5쪽)



  《딩동∼ 고래 도감》(김현우, 지성사, 2018)을 읽다가 문득 놀랍니다. 지구라는 별에 모두 아흔 가지에 이르는 고래가 살고, 한국에만 해도 서른다섯 가지에 이르는 고래가 사는군요. 더욱이 이 고래 가운데 참돌고래나 상괭이가 만 마리가 넘게 바다에서 헤엄을 치네요.


  땅을 딛고 산대서 바닷속을 모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고래가 제법 많이 있는 줄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만 한 숫자라지만 지난날에는 훨씬 많았을 수 있어요. 오늘날에는 줄어서 이만큼이요, 또 줄어서 서른다섯 가지 고래‘만’ 살는지 모릅니다.



[참고래] 대왕고래 다음으로 커요. ‘참’은 ‘진짜’, ‘으뜸’이라는 뜻이래요. 커다란 입으로 작은 물고기 떼나 크릴을 물과 함께 삼킨 뒤 물은 수염으로 걸러 보내고 입안에 남은 먹이만 삼켜요. (10쪽)


[브라이드고래] 이 고래를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어요. 참고래와 닮았지만, 머리 위에 줄 3개가 볼록 튀어나왔지요. 등지느러미가 낫 모양으로 등 한가운데에 솟아 있어요. 먹이를 먹을 때 턱 아래 주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요. (12쪽)



  《딩동∼ 고래 도감》은 모두 서른 다섯 고래를 시원스레 담은 사진으로 보여주는 작은 도감입니다. 지은이는 한 해 가운데 백 날을 배에서 살면서 고래를 비롯한 바다 이웃을 마주한다고 해요. 바다를 돌보는 길이 뭍을 돌보는 길이요, 바다하고 뭍을 곱게 돌보는 길이 지구라는 별에서 사람이 아름답게 살아가는 길이라고 여기는 삶이로구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바다하고 맞닿은 숲을 마구 파헤치고 난 뒤에 바다에서 물고기가 씨가 말랐다고 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숲이 사라졌다’고 해서 왜 바다에서 물고기가 사라지는 줄 몰랐답니다. 그러나 바닷가 숲이 아름답고 기름지게 있어야, 이 숲흙이나 숲기운이 바다로 시나브로 흘러들어서 바다에 사는 작은 목숨붙이를 살찌우고, 작은 목숨붙이 이를테면 플랑크톤이 널리 살아야 온갖 물고기도 두루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갯벌을 섣불리 메우는 바람에 지표온도가 뒤틀리고 말아, 겨울 낮에 햇볕을 그러모을 너른 바다나 뻘이 사라져서, 겨울에도 포근한 남녘 바닷가 나무가 그만 쉽게 얼어죽기도 한다더군요. 바닷물이나 갯벌은 바다살림뿐 아니라 뭍살림에 고스란히 이어지고, 뭍살림이나 숲살림은 바다살림이나 갯벌살림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더군요. 우리가 뭍에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바닷속에서 고래살림으로 크게 뒤틀릴 수 있습니다.



[이라와디돌고래] 미얀마(옛 이름 버마)의 ‘이라와디 강’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주로 동남아시아 강 하구와 바다에서 살지요. 머리가 둥그렇고 주둥이가 짧아요. 등지느러미가 작고 끝이 둥근 삼각 모양이에요. (60쪽)


[흰고래] 북극 바다에 살아가기 알맞게 온몸이 눈처럼 흰색이에요. 입을 움직이면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짓지요. 러시아어로 흰색을 뜻하는 ‘벨루가’라고도 해요. 등쪽이 약간 불룩하지만 등지느러미는 없어요. (64쪽)



  아이들하고 《딩동∼ 고래 도감》 같은 책을 곁에 두고 읽는 뜻을 헤아려 봅니다. 듬직하거나 멋있어 보이는 고래를 두 눈으로 즐기려고 이 도감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지구라는 별을 이루는 이웃살림을 더 깊거나 넓게 살피려는 뜻을 바탕에 깔 적에 한결 즐거웁지 싶습니다. 사진으로만 멋진 고래를 만나기보다는 이들 고래가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터전일 적에, 우리 사람도 뭍에서 더욱 즐거우면서 푸르고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줄 생각해 본다면 좋겠어요.



[대왕고래(Blue whale)] 그동안 ‘흰긴수염고래’로 불린 것은 일본 이름(白長須鯨)의 한자를 그대로 번역하여 붙였기 때문이다. (6쪽)



  고래 도감을 지은 김현우 님은 책머리에서 ‘흰긴수염고래’라는 이름을 둘러싼 수수께끼 한 가지를 밝힙니다. ‘흰긴수염고래’라는 이름은 일본말을 그대로 옮겼기에 ‘대왕고래’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래 갈래를 살피면 ‘북방긴수염고래’나 ‘남방긴수염고래’가 있어요. 그리고 이 도감에도 실린 ‘브라이드고래’라든지 ‘이라와디돌고래’를 생각해 봅니다. ‘흰긴수염고래’는 참말로 일본 이름을 그대로 옮기기만 했을까요? 몸집이 가장 크다는 이 고래는 겉모습이 참으로 ‘희고 길디긴 수염’이 잘 보입니다. 이 이름을 일본에서 먼저 붙였다고 하더라도 낡은 일본말이라기보다 일본 학자가 고래를 잘 살펴서 제대로 붙인 이름이라고 할 만하지 싶어요.


  ‘브라이드’나 ‘이라와디’ 같은 말이 고래 이름으로 붙듯이, 또 러시아에서 ‘벨루가’라는 이름을 붙이는 고래를 한국에서는 ‘흰고래’라 하듯이, 고래 이름을 둘러싸고도 조금 더 너그럽고 차분하게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커다란 고래를 굳이 ‘대왕(大王)’이라는 한자말 이름으로 고쳐야 하기보다는 ‘으뜸고래’나 ‘엄청고래’나 ‘큰몸고래’ 같은 이름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영어 이름(Blue whale)을 고스란히 따서 ‘파랑고래’라 해도 되겠지요. 2018.6.2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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