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의 지리 이야기 - 20가지 문학작품으로 지리 읽기
조지욱 지음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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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강신주의 감정수업'같이 문학작품을 소재로 한 인문학 서적들이 봇물을 있다.

아무래도 문학작품이 대중에게 친숙해서 이를 소재로 사용하면 보다 쉽고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이 책은 문학작품 속에 담긴 지리학적 얘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거론하고 있는 문학작품들은 우리가 흔히 고전이라 일컫는 그런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성과 가치를 가진 작품들이기보다 이솝 우화 등 어릴 적부터 접한 얘기들이 주를 이루었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 ' 아기 돼지 삼 형제', '시골쥐와 도시쥐'나 '플랜더스의 개', '정글 북',

'성냥팔이 소녀', '미운 아기 오리' 등 누구나 아는 동화들로 과연 어떤 얘기를 다룰지 궁금했는데,

교통과 산업, 도시와 촌락, 기후와 지형, 인구와 사회 문제까지

지리학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가 언급되었다.

사실 지리는 내가 역사와 더불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거짓말장이와 동의어로 통하는 양치기소년이 거짓말을 한 이유는

알프스 지역의 높은 산에서 외로이 이목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고,

'매잡이'에서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직업의 변천을 엿볼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친숙한 파트라슈의 '플랜더스의 개'에선 하루도 쉬지 못했던 네로의 안타까운 얘기가 그려졌는데, 보관기술이 요즘처럼 발달하지 못해 하루만 지나도 우유가 상했기 때문이었으며, 

인간이 돼지 젖은 먹지 않은 건 불결하다고 생각했고 

젖꼭지가 많아 젖을 짜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벽돌 집을 지은 막내 돼지가 늑대의 공격을 막아냈던 '아기 돼지 삼 형제'는

지진에는 오히려 벽돌 집보다 지푸라기 집이 더 안전하단 사실을, 

'피리 부는 사나이'에선 결코 박멸시키기 어려운 쥐와 작품이 관광자원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해저 2만리'에서는 바다 속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무한한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만큼 해저 세계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게 너무 없음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대표적인 사회소설이기에 다루는 내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성냥팔이 소녀'에서 근대 유럽의 어린이 노동 학대를 끌어낸 건 정말 의외였다.

전체적으로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저자이다 보니 학교 지리시간 등에 배울 수 있는 내용을

문학 작품을 통해 끌어내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구조였는데

문학작품이 충분히 좋은 지리 교재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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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시작 - 누구나, 오늘부터, 쉽게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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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누구나 한번은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읽은 사람이 별로 없는 책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고전의 명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사리 읽을 마음이 들지 않는 책이다.

 

고전이란 평가 자체가 어렵고 지루한 책이라는 선입견을 주기에

 

명성만 생각하고 무작정 덤비다가는 금방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게 바로 고전인데,

 

이는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모르는 것도 중요한 원인인 것 같은데

 

이 책은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함께 50편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데,

 

교양과 사물에 대한 판단력과 삶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는 정신력을 높이고

 

다양한 가치관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한 지성을 단련하는데 도움이 됨을 알려준다.

 

그리고 고전을 읽는 열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사전에 대락의 지식을 갖추고 인용력을 키우며,

 

거슬러 올라가며 읽기, 단편 읽기, 아전인수 읽기, 빠져 읽기, 클라이맥스 읽기, 연극적 독음,

 

균형 읽기, 나만의 고전의 숲을 만들기의 열 가지 방법이었다.

 

이 가운데 고전의 문장을 자유자재로 인용하는 능력이나 고전의 영향관계를 따라가며 한 권씩

 

독파하는 것, 규칙적인 일과로 고전을 읽는 방법 등은 적절하게 활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무라키마 하루키의 '1Q84'를 통해 조지 오웰의 '1984'나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읽는 것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시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고전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 고전과 친근해지는 좋은 방법이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50편의 고전은 과연 어떤 책들이 포함되어 있을지 궁금했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비롯해 여러 고전 목록에 흔히 오르는 고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반면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생소한 일본책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이나 '논어' 등 내가 읽은 책도 몇 권 보였지만

 

여전히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고전과 가까워지기는 여전히 요원한 것 같았다.

 

50권 외에 플러스로 여러 권을 소개하여 다양한 고전을 만나볼 수 있게 추천하고 있는데

 

고전의 맛을 제대로 알려면 역시 직접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전을 현미밥이나 마른 오징어에 비유한다.

 

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나고 그 맛을 느끼려면 턱을 움직여 씹어야 하는데

 

고전을 읽으면 바로 '읽는 턱'이 단련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읽는 턱'을 훈련해 놓으면 평생 '정신의 영양'에 부족함이 없게 된다고 하는데,

 

평소에 '읽는 턱'을 단련하여 임플란트 없이도 맛난 정신적 진수성찬을 맛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고전력을 기르도록 자극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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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업 메이저리그 - 그들은 어떻게 최고의 비즈니스가 되었는가
송재우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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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메이저리그에 대해 국내 야구 못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다 보면 메이저리그 구장의 시설이나 그들의 시스템이 부럽곤 했다.

 

물론 야구의 종주국인 점이나 나라 규모나 경제력에서 메이저리그를

 

한국 리그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아직 낙후되고 주먹구구식인

 

한국 리그를 볼 때마다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메이저리그 중계때 종종 봤던 송재우 캐스터가 메이저리그를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책으로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메이저리그를 자세히 알려준다.

 

먼저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상업성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각 구단이 펼치는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은

 

우리와는 너무 대조가 되었다.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건 고사하고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 야구의 현주소와 비교하면 메이저리그는 정말 하나의 기업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부터 수익 창출을 위해 중계권 계약 등 각종 홍보와 마케팅 전략에 적극적이고,

 

각 구단들도 자기들만의 독특한 구장과 색다른 먹을거리 등의

 

차별화된 팬서비스를 제공하며 팬들을 모으고 있다. 여러 구장들에 대한 소개가 흥미로웠는데

 

메이저리그 중계때 종종 보고 했던 구장들에 대한 자세한 내력을 알게되어 흥미로웠다.

 

그린몬스터로 유명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파크가 가장 오래된 구장이라는 걸 비롯해서

 

다양한 구장들의 색다른 매력이 보기 좋았다. 우리는 구장들이 그다지 특색이 없어 단조로운데

메이저리그의 다양한 구장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천문학적인 선수들의 연봉계약을 들을 때마다

 

어떻게 선수들에게 저런 어머어마한 돈을 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곤 했는데

 

메이저리그는 선수들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수입원인 중계권 계약은 정말 방송국들이 미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면 분명 투자하는 이상의 수익이 나기 때문에

 

그런 상식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은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중계권 외에 구단의 기본적인 수입인 입장권을 비롯한 다양한 관중수입, 광고 수익, 네이밍 라이트 등

 

여러 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메이저리그의 마케팅전략을 우리 구단들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론 비즈니스 전략보다는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게 만들기 위한

 

각 팀들의 전략과 노력이 더 흥미로웠다.

 

FA싹슬이와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전력감들을 모아 당장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미래 가능성에 투자하며 리빌딩을 통해 장기적인 접근을 하는 팀도 있는데 

 

모두 우승이 목표인 한국 야구와는 다른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야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각종 통계와 기록으로 가득한 숫자 놀음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wOBA(타석당 득점기대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등

 

요즘 새롭게 등장한 통계지표를 소개해줘 야구를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감독과 선수 외에도 프론트라 불리며 선수들이 원활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도 알 수 있었고, 명장들로 불렸던 감독들의 리더십이나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등 메이저리그를 수놓았던 스타들에 대해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그 밖에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특히 선발투수의 경우 등판하지 않는 날에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등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메이저리그의 숨은 얘기까지 메이저리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얘기들을 가득 담고 있어 메이저리그의 팬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고,

 

메이저리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메이저리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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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 - 붕괴 직전의 지구를 구하는 가장 스마트한 경제학
거노트 와그너 지음, 홍선영 옮김 / 모멘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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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문제는 이제 어떤 문제보다도 우선순위에 둬야 할 인간의 생존문제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 중요성은 간과되기 십상이다. 당장의 개발로 인한 이득은 눈앞에 보이는 반면

 

환경파괴로 인한 위협은 먼 미래의 일로 치부되기 마련인지라 경제논리에 늘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하지만 더 이상 환경문제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하기엔 지구의 변화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국제적인 차원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렇게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경제적인 논리가 환경보호에 더 적절한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돈이 세상을 돌아가게 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원리는 우리가 믿든 안 믿든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을 통해 인간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경제적인 논리로 행동을 한다.

 

이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것처럼 가게에서 그냥 나눠주는 비닐봉지도

 

한 장당 얼마라도 가격을 매긴다면 분명 에코백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대폭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공짜라고 생각하며 누리던 환경오염과 파괴의 대가를 직접 지불하게 만든다면

분명 우리의 행동이 바뀔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환경문제에 대한 접근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만들어준다.

 

저자처럼 자동차를 안 타고 각종 환경 친화적인 행동을 한다 해도 그 영향은 미미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행동을 많은 사람들이 하도록 유도한다면 의미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데 환경친화적인 행동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엔 비용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다.

 

전에 읽었던 '괴짜 경제학'에서 경제학이 근본적으로 인센티브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했던 게 

 

이 책에선 환경문제 해결에 딱 맞게 적용된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환경문제를 시장논리에 맡긴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개인들은 돈이 더 드는 환경친화적인 방법보다는

 

돈이 더 적게 드는 환경파괴적인 방법을 쓸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에도 동일한 경제논리가 적용되었다.

 

멸종 위기 동물의 보호와 관련해선 무작정 모든 보호종을 똑같이 보호하는 것보단

 

보다 보호가치가 있는 종을 보호하는데 더 힘을 쓰는 게 현명함을 보여줬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는 경제의 논리가 여기서도 작용했다.

 

그동안 환경문제는 사람들의 도덕에 의존한 것 같은데 이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개인의 개별적인 환경친화적인 행동만으로는

 

더 이상 서서히 죽어가는 환경과 지구의 죽음을 막아낼 수 없다.

 

인센티브라는 사람들의 합리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부여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우리가 환경친화적인 행동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것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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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법칙 - 개정완역판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2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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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늘 인간이 가지길 원하지만 소수에게만 허락된 것이었다.

세상을 지배하는 정치권력은 물론 모든 인간관계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지배 하에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의 힘을 제대로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수의 사람들만 권력의 속성을 제대로 깨달아 권력 게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다른 사람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지만 이런 경지에 오르기는 결코 쉽지 않기에

보통 사람들이 권력의 법칙을 알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로버트 그린의 이 책은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지배하는 48가지의 법칙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권력의 법칙 48가지를 권력의 원천, 권력 획득의 법칙,

권력유지의 법칙, 권력행사의 법칙으로 나눠 소개한다.

각 법칙마다 역사 속에서 법칙을 준수한 사례와 위반한 사례를 들면서

권력의 열쇠와 법칙을 뒤집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엄청난 양의 흥미로운 사례들이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먼저 권력의 원천으로 자신을 재창조하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며,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고, 이미지와 상징을 앞세우고, 목숨을 걸고 평판을 지키도록 조언한다.

권력이라는 게 자신의 본질이 아닌 외양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평판을 잘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권력을 얻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루머와 신비화 전략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자비나 의리가 아닌 이익에 호소하는 협상의 기술이 필요하며,

신앙심을 이용해 추종자를 창출하는 메시아 전략이나 별다른 노력 없이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자신의 능력을 포장하고 사람들의 환상을 이용하는 등 갖가지 술수가 동원되었다.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신을 포장하고 마음을 얻는 방법들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자신의 의도를 숨기기 위해 상대보다 멍청하게 보이는 의심 회피 전략이

다른 법칙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렵게 얻은 권력은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많은 사람의 주목과 관심을 받는 동시에 질투와 모략의 대상도 되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사람들을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고 적은 완전히 박살내며,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란 평판을 쌓아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교란시키고 너무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지 말아서

질투심을 원천봉쇄하는 등 권력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장난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도 적절한 수위와 방법을 지킬 필요가 있었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휘두르다간 자신이 휘두른 칼에

언젠가 자신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를 드러내지 말고, 최소한의 말만 하며,

더러운 일은 직접 하지 말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을 유혹하는 등

권력을 적절하게 행사하는 방법에도 나름의 법칙이 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해박한 사례 나열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48가지 권력의 법칙을 만들어낸 것도 보통의 능력이 아니지만 각각의 법칙에 맞는 사례들을

동서양과 고대와 현재를 넘나들며 제시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통 서양의 지식인들이 동양의 고전이나 인물들을 인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로버트 그린은 자유자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니 그의 능력은 왠만한 사람이

감히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았다.

책에서 제시된 48가지의 법칙을 실제 다 익혀서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권력이라는 미묘한 실체에 대해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여러 사례와 인용된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는 느낌이 들었는데

로버트 그린을 현대의 마키아벨리라 칭하는 이유를 충분히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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