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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법칙 - 개정완역판 ㅣ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2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3월
평점 :
권력은 늘 인간이 가지길 원하지만 소수에게만 허락된 것이었다.
세상을 지배하는 정치권력은 물론 모든 인간관계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지배 하에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의 힘을 제대로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수의 사람들만 권력의 속성을 제대로 깨달아 권력 게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다른 사람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지만 이런 경지에 오르기는 결코 쉽지 않기에
보통 사람들이 권력의 법칙을 알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로버트 그린의 이 책은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지배하는 48가지의 법칙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권력의 법칙 48가지를 권력의 원천, 권력 획득의 법칙,
권력유지의 법칙, 권력행사의 법칙으로 나눠 소개한다.
각 법칙마다 역사 속에서 법칙을 준수한 사례와 위반한 사례를 들면서
권력의 열쇠와 법칙을 뒤집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엄청난 양의 흥미로운 사례들이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먼저 권력의 원천으로 자신을 재창조하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며,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고, 이미지와 상징을 앞세우고, 목숨을 걸고 평판을 지키도록 조언한다.
권력이라는 게 자신의 본질이 아닌 외양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평판을 잘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권력을 얻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루머와 신비화 전략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자비나 의리가 아닌 이익에 호소하는 협상의 기술이 필요하며,
신앙심을 이용해 추종자를 창출하는 메시아 전략이나 별다른 노력 없이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자신의 능력을 포장하고 사람들의 환상을 이용하는 등 갖가지 술수가 동원되었다.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신을 포장하고 마음을 얻는 방법들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자신의 의도를 숨기기 위해 상대보다 멍청하게 보이는 의심 회피 전략이
다른 법칙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렵게 얻은 권력은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많은 사람의 주목과 관심을 받는 동시에 질투와 모략의 대상도 되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사람들을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고 적은 완전히 박살내며,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란 평판을 쌓아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교란시키고 너무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지 말아서
질투심을 원천봉쇄하는 등 권력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장난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도 적절한 수위와 방법을 지킬 필요가 있었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휘두르다간 자신이 휘두른 칼에
언젠가 자신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를 드러내지 말고, 최소한의 말만 하며,
더러운 일은 직접 하지 말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을 유혹하는 등
권력을 적절하게 행사하는 방법에도 나름의 법칙이 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해박한 사례 나열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48가지 권력의 법칙을 만들어낸 것도 보통의 능력이 아니지만 각각의 법칙에 맞는 사례들을
동서양과 고대와 현재를 넘나들며 제시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통 서양의 지식인들이 동양의 고전이나 인물들을 인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로버트 그린은 자유자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니 그의 능력은 왠만한 사람이
감히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제시된 48가지의 법칙을 실제 다 익혀서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권력이라는 미묘한 실체에 대해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여러 사례와 인용된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는 느낌이 들었는데
로버트 그린을 현대의 마키아벨리라 칭하는 이유를 충분히 확인시켜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