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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 덩크>는 제가 최고의 만화로 꼽는 만화입니다. 초반부에 주인공 강백호에게 이렇게 이쁜 여자 아이가 농구 좋아하나고 묻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좋아한다고 대답해야죠. 앞으로 좋아하면 되니까요. 여자 아이는 농구부 고치였습니다. 강백호는 농구부에 들어가게 되고 진짜로 농구를 좋아하게 됩니다.
책 좋아하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저렇게 이쁜 여자나 혹은 멋진 남자였다면 대답도 한 가지로 수렴했을텐데요. 제가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느낀 바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만나보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책을 많이 좋아하게 되면 그만큼 더 고독해집니다. 아아 당신은 진짜로 책을 좋아하는게 아냐! 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물론 누구나 농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듯 누구나 책을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 재밌는게 얼마나 많은데 고리타분하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하지만 사랑이란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기 힘든 법입니다. 책을 좋아하게 되면 삶이 그 전과 후로 바뀝니다. 무엇을 좋아하든 마찬가지겠지만요.
책을 좋아하면 다른 사람들도 은근히 책을 좋아하길 바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특히나 그런 간섭은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본래 남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제가 남에게 강요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면에 저는 남에게 좋은 것을 추천하는 것은 즐깁니다. 책이나 영화를 보고 제가 느끼는 행복감이 크면 클수록 다른 사람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면 좋을텐데 하는 인류애가 생깁니다. 다함께 행복을! 하지만 그런 마음도 상대방에 따라 강요와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제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으니 집에 책이 쌓여 가고 그에 따라 가족들도 조금씩 TV를 줄이고 책을 읽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재밌게 읽은 책을 추천해줍니다. 중간 중간 책이 어떠냐고 여쭤봅니다. 다행히 책이 재밌다고 하면 저도 기쁩니다. 요즘은 제가 추천하지 않았는데도 책장에서 스스로 책을 꺼내보시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알라딘 서재와 북플은 당연히 책에 관한 SNS 블로그다 보니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저도 더욱 자극받게 되고 읽고 싶은 책, 좋은 책에 관한 정보도 많이 얻습니다.
다시 묻고 싶습니다. 책 좋아하시나요? 처음에는 가짜로 라도 책을 좋아한다고 대답해봅시다. 조금씩 조금씩 책을 접해봅시다. 아무 책이나 상관없습니다. 평소 관심있던 주제의 쉽고 편한 책이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면 어쩌다 문득 책과 사랑에 빠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책은 그만큼 매력적입니다. 정말로요.
사족을 하나 더 달자면, 책을 좋아하게 되면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게 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