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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 꼭 읽어야 할 46권의 교양 고전 - 국부론에서 자본론까지, 니체에서 드러커까지
김정환 옮김, 나루케 마코토 감수 / 예인(플루토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고전에 관한 책입니다. 46권의 고전을 아주 가볍게 집고 넘어가는 책입니다. 고전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고전에 담긴 뜻과 거기에서 배울점들이 간략하게 다뤄집니다.
이런 책을 보면, '참 어떻게 이런 고전들을 다 읽었을까?'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개된 고전들은 익히 알려진 유명한 책들이 대부분이고, 처음 들어본 책들도 몇 권 있었습니다. 모두 읽다보면 '흐음, 이런 내용이군. 읽어보고 싶군.' 하며 읽게 됩니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좋은 책, 좋은 영화가 많은 걸까요?
많은 양을 상대할때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이고, 둘째는 그냥 무작위로 보는 방법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봐야할까요? 뭔가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한 권씩 읽어나간다는게 책을 읽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하지만, 시카고 대학 학생들이나 <위험한 독서의 해>의 저자는 그렇게 고전을 읽었습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하나씩 하나씩, 힘들어도 그만 두고 싶어도. 도저히 이 책은 나랑 안 맞아서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참고 읽었습니다. 마치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묵묵히요.
고전 읽고 싶습니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 고전입니다. 무엇이 두려운 걸까요? 어려울까봐? 지루할까봐? 마치 병목현상처럼 책읽는 속도가 느려질까봐? 가장 큰 이유는 재미도 없는 책을 꼭 읽을 필요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꼭 읽어야하는지 왜 읽어야하는지 물어보면 할말이 없습니다. 굳이 안 읽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대충 '보이지 않는 손' 어쩌고 저쩌고 아는 내용같습니다.
제게 고전에 관한 고정관념, 선입견을 깨준 책은 플라톤의 <국가> 였습니다. 약 600페이지의 두꺼운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하는데 그 엄청난 두께와 무게감에 절로 뒷걸음쳐지더군요. 왠지 지금 물러서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저는 소크라테스를 굉장히 좋아해서 용기를 내서 책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읽었습니다.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왜 고전이 고전이라 불리는지요. <국가>는 약 2500년 전에 지어진 책입니다. 하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 긴긴 시간에 흠짓하나 나지 않고 당당히 서있었습니다. 놀랄만큼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시대를 넘어 지혜가 가득 담긴 책이었습니다. 600페이지를 읽어나갔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다시 읽어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면 넘어가면서 읽었습니다. <국가>는 다시 읽어보고 싶은 고전 중 하나입니다.
모든 고전이 이처럼 재미있고 훌륭하진 않겠지만, 대체로 고전은 훌륭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지혜가 꿈틀거립니다. 그리고 재밌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재미가 없으면 누가 책을 읽겠습니까? 아무리 고전이라도요. 지적 자극도 커다란 유희 중에 하나입니다. 아마 제가 고전을 멀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읽는데 시간이 오래걸리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고전은 술술 읽히지 않습니다. 정신은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읽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부분을 다시 읽게 됩니다.
<국부론>은 고맙게도 1100 페이지 입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면 다른 책 3~5 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과연 <국부론>이 다른책 3~5권 만큼의 가치가 저에게 있을까요?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겠습니다. 고전 중에서도 꼭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얇은 책 위주로 읽어가야겠습니다. 읽었다고 말하고 싶은 책이 아닌 진짜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읽어야겠습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도 한 번 리스트를 만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