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님의 소개로 알게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을 요즘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고전을 만나는 행복, 훌륭한 작품을 만나는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 시작하는데 책을 손에서 때기 힘들더군요. 사실 최근에 소설을 많이 읽어서 소설을 읽고 싶은 욕구가 1도 없었습니다. 책 표지도 전혀 재밌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책을 빌릴까하다가 조금만 읽어보고 아닌 거 같으면 비문학을 빌려야지 생각했습니다. 


 첫 페이지를 채 읽기도 전에 책에 빠져들었습니다ㅋㅋㅋ 뭐 이런 경우가. 아주 드물게 책을 읽다보면 첫 페이지, 첫 문장부터 강하게 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책에 표시를 했습니다.(저는 포스트 잇으로 표시를 합니다.) 저는 종종 하루키씨의 글을 읽다보면 문장이 너무나 좋아서 감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문장에 담긴 의미, 격언이 좋아서 표시를 하는 경우는 많아도, 이처럼 단순히 문장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좋아서 표시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가끔 이런 훌륭한 작품을 만나다보면 "역시 고전은 재밌어서 살아남은 거야."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재미보다는 작품이 가진 의미나 제가 모르는 작품성이 있어서 살아남은 작품들도 있습니다. 읽은 사람은 거의 없지만 너무나 유명한 고전이 이런 부류에 속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끊임없이 읽히는 고전들은 작품이 가진 재미 때문에 고전이 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죄와 벌>, <프랑켄슈타인>, <그리스인 조르바>, <자기 앞의 생> 등을 읽을 때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재밌다! 이 책들은 재밌어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다. 앞으로도 살아남겠지' <초조한 마음>도 재밌는 고전의 부류에 속합니다. 




 어제 재밌는 미드를 시작했습니다. 정주행하고 싶습니다. 시즌 2까지 있습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제작, 연출 등을 맡았습니다. 어쩐지 재밌더라니.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몬스터>에 출연할 때 쯤 캐틱터 연구를 위해 연쇄살인마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존 더글라스의 <마인드 헌터>를 발견했고, 영상화 판권을 구입했습니다. 데이비드 핀처가 이 작품에 관심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함께 드라마로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작품은 197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FBI 요원인 홀든 포드와 동료들이 연쇄살인범과 인터뷰하며 그들을 연구하고 수사에 적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범들은 실존인물이 많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 아주 재밌습니다. 딱 제 취향입니다! 수사하고 추리하는 과정들.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상당히 지적인 작품입니다. 새로운 것을 탐구해나가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실제 사건에 적용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딱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전진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니체의 말 중에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괴물을 연구하고 인터뷰하는 이들이 혹시나 괴물이 되지는 않을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범죄스릴러 좋아하시는 분들. 스릴러, 추리 등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추입니다. 드라마 다보고 책까지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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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07 17: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니체의 말 너무 멋지죠?! 미드 ‘크리미널마인드‘에도 나오더라구요. <초조한 마음> 표지만봐도 기분 좋네요! *^^*

고양이라디오 2021-06-07 17:41   좋아요 3 | URL
네 언제봐도 명언입니다ㅎ

미미님 덕분에 <초조한 마음> 즐독하고 있습니다. 사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도 같이 빌렸는데(매번 대출중이라 없더군요ㅠ) <초조한 마음> 먼저 읽고 읽으려고요ㅎ

미미님 믿고 따르겠습니다ㅋㅋ

새파랑 2021-06-07 17: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책 너무 좋아요. 자매품 <감정의 혼란>도 좋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1-06-07 17:42   좋아요 3 | URL
<감정의 혼란>도 슈테판 츠바이크님 작품인가요?? <초조한 마음> 다음으로 읽을 책 정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6-07 18:55   좋아요 2 | URL
자매품~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6-07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라님 츠바이크 입문 축하드립니다!ㅎㅎ 진짜 재밌죵?^^

고양이라디오 2021-06-07 19:02   좋아요 2 | URL
네~ㅎ 감사합니다 붕붕툐툐님. 다들 초조한 마음, 초조한 마음 하시길래 궁금했는데, 명불허전이네요ㅎ

진짜 재밌습니다. 첫페이지부터 재밌었어요ㅋㅋㅋㅋ

2021-06-07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1-06-07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어딘가에서 조용하게
잠자고 있을 책을 찾아야...

고양이라디오 2021-06-08 00:06   좋아요 0 | URL
보물을 발견하는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