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31.


《아주아주 특별한 집》

 모리스 샌닥 그림·루스 크라우스 글/홍연미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13.10.10.



어떤 집을 지어서 어떻게 살아가려 하는가는 먼저 머리에 그림으로 그려야 합니다. 살고 싶은 집을 그림으로 그리지 않으면 살 만한 집을 만나지 못해요. 어떻게 살아야 즐거운가 하는 꿈도 먼저 스스로 마음에 그려 놓아야 비로소 꿈길로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특별한 집》을 읽으며 우리 집이 새롭게 보금자리숲이 되는 길을 헤아려 봅니다. 경운기도 새벽방송도 없는 조용한 삶터를, 느긋하게 제법 멧숲길을 걸어서 접어드는 자리에 있는 삶자리를, 풀벌레하고 새랑 속삭일 수 있는 삶을 그려 봅니다. 아이도 어른도 맨발로 뛰놀거나 일할 수 있을 적에 비로소 보금자리 같은 이름을 쓸 만하지 싶어요. 넉넉히 꿈을 그릴 만하고, 새롭게 하루를 누릴 수 있어야 참말 보금자리답지 싶어요.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상냥하게 웃고 즐거워 웃고 꿈꾸며 웃고 마음껏 웃습니다. 온누리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꿈집을 마음에 그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험 걱정도 선배나 교사 눈치도 옷차림 근심도 사회살이 한숨도 아닌, 아름답게 날아오르는 하루가 되는 꿈을 마음에 그리는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아주아주 남달라 저마다 싱그럽게 피어날 수 있는 배움터 배움집 배움자리 배움꽃을 그립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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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삶을 다시 한번
도다 세이지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79


《이 삶을 다시 한번》

 도다 세이지

 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2017.8.25.



  어릴 적부터 망설이든 일이 있습니다.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 끝없이 뉘우치면서 울 때가 있는데, 이때마다 마음속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와요. ‘그러면 이곳 이때를 다시 살면 바보같은 짓을 안 하겠니?’ 하고. 이 목소리를 들을 때면 늘 괴롭습니다만, ‘아니, 다시 살지는 않겠어.’ 하고 대꾸합니다. 이렇게 대꾸를 한 날 잠이 들면 ‘바보같은 짓을 했던 하루를 다시 그리고 새로 그리는 꿈’을 어김없이 꾸었어요. 《이 삶을 다시 한번》을 읽으며 옛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오늘이 새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잘한 일을 앞으로도 잘할 만하고, 못한 일은 앞으로도 더 못할 만할까요? 이 삶을 다시 맞이한다면 훨씬 느긋하거나 넉넉한 마음이 될 만할까요? 아마 그럴 수도 있을 테지만, ‘다시 살자’는 마음으로 자꾸자꾸 되살아나다가(윤회) 똑같은 일을 고스란히 저지르지 싶기도 합니다. 굳이 이 삶을 다시 맞이하기보다는, 오늘 저지른 잘못이 있으면 바로 오늘 털어내어 스스로 말끔해져야지 싶습니다. 스스로 가려는 꿈길을 씩씩하게 되새기는 길이 제 앞길이라고 여깁니다. ㅅㄴㄹ



“발상은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저번 거랑 마찬가지로 개성이 부족해 보여요. 너무 나가는 건 제가 제동을 걸 테니까 표현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세요.” (58쪽)


“그림에 목숨 걸고 매달려야 할 이유 같은 건 없어. 그냥 원없이 뭔가를 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난 병 때문에 그림을 그리게 됐어. 순탄하게 살아온 사람이 좋은 작품을 쓰는 건 더 힘들겠지. 다카코 씨가 더 힘들 거라고 봐.” (6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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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의 여행 2
타카 아마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77


《책 속으로의 여행 2》

 아마노 타카

 박선영 옮김

 학산문화사

 2009.2.25.



  제가 읽는 책은 제가 지켜보고 싶은 삶이자, 제가 바라는 삶이지 싶습니다. 또는 제가 가려는 길에 벗으로 삼으려는 책이거나,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길을 넌지시 알려주는 동무이지 싶어요. 삶에 기쁨이 있고 슬픔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두 가지가 나란히 있었는지, 어느 하나만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아마 늘 두 가지가 같이 있었을 수 있는데, 기쁨이나 슬픔은 더 좋거나 나쁘지 않은 삶으로 흐를는지 몰라요. 《책 속으로의 여행》 두걸음을 읽습니다. 도깨비 키이치 삶하고 몸짓이 이 만화책에서 고갱이가 되는데, 도깨비 아이 이름 ‘키이치’를 놓고 두 가지 뜻풀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는 도깨비이니 그저 도깨비라고 일컫는 이름입니다. 다른 하나는 어머니가 아이한테 사랑으로 붙인 이름이에요. 어느 쪽이든 소리가 같으니 받아들이는 이 몫입니다. 살갑게 마주하든 짓궂게 괴롭히든 그쪽에서는 그쪽 마음대로 어느 이름이든 골라서 부르겠지요. 그렇다면 이 이름을 듣는 쪽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적에 ‘나다울’ 만할까요? 키이치가 키이치답게 걸어가는 길, 키이치가 가는 길을 지켜보는 눈, 모두 너그럽기를 빕니다. ㅅㄴㄹ



“그 말과 마음은 빙글빙글 돌다가, 언젠가 그녀에게 전해질 게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거니까. 그동안 내내 생각해 왔었는데, ‘키이치’란 이름은 네 어머니가 붙여 주신 거니?” “네, 마을 사람들은 ‘도깨비’의 ‘鬼’랬어요.” “아마 키이치의 ‘키’는 ‘鬼’가 아니라 ‘喜’일 거야. ‘喜一(키이치)’, 즉 유일한 기쁨이란 뜻이지. 기쁨. 그래, 모든 사물에는 의미와 바람을 담아 이름이 붙여지거든. 네 어머니의 뜻이 네 안에 숨쉬고 있다는 증거야.” (61∼6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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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년 1
타카노 히토미 지음, 이기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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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78


《나의 소년 1》

 타카노 히토미

 이기선 옮김

 AK코믹스

 2017.2.25.



  바닷물에 몸을 잠그면 어쩐지 포근합니다. 어디에서 비롯했을까 싶은 짠물이 포근하고, 끝없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물결이 포근합니다. 때때로 확 몰아치면서 머리끝까지 뒤집어씌우는 물결도 재미나면서 포근해요. 《나의 소년》을 읽으며 포근한 손길이나 눈길이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합니다. 곁에 있는다고 해서 포근하지 않습니다. 곁에 있어도 마음이 함께 있지 않다면 안 포근해요. 멀리 있기에 안 포근하지 않습니다. 멀리 있어도 마음으로 함께 있으니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포근한 숨결을 느끼며 기운을 새로 냅니다. 그러고 보면, 나이가 제법 있으면서 혼자 살기에 외롭지 않습니다. 혼자란, 손길을 따뜻이 뻗지 못하는 나이면서, 나한테 따뜻한 손길이 오지 못하는 하루일 테지요. 함께란, 손길을 따뜻이 뻗는 나이면서,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문득 따뜻한 손길이 찾아오는 하루일 테고요. 두 사람이 사이가 좋다면 나이가 비슷하기 때문도 아니고, 돈을 주고받기 때문도 아닙니다. 두 사람은 문득문득 따스한 손길을 내밀고, 문득문득 따스한 손길을 받아요. 있는 그대로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으면서, 상냥한 마음이 흐릅니다. ㅅㄴㄹ



“엄마가, 슬플 땐 사람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 좋댔어요.” (53쪽)


‘시합을 보러 오지 않는 아빠. 동생 ‘료이치’. 그리고 없는 엄마. 어떤 집이 이 아이를 만든 걸까.’ (13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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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마음을 들려줘 -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혜별의 반려 동물과 교감하기
혜별 지음 / 샨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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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17


《너의 마음을 들려줘》

 혜별

 샨티

 2018.7.6.



워리어의 마음을 알았더라면 아마도 워리어가 떠난 뒤 조금은 덜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르겠어요. 비록 몸은 떠났지만 우리가 마음으로 늘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워리어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여정을 맘껏 축복해 줄 수 있었겠지요. (9쪽)


반려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 동물들이다 보니 동물과 행복한 생활을 위해 교감을 하고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려인이 밝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1쪽)


동물과의 대화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각을 이용하여 할 수 있습니다. (36쪽)


지금 내 앞에 있는 저 밝은 아이들과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될 때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려면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맘껏 사랑을 베푸세요. (157쪽)



  우리는 누구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웃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며, 풀이나 꽃이나 나무가 어떤 마음인가를 읽을 수 있어요. 돌이나 바위가 품는 마음도, 냇물이나 빗물에 흐르는 마음도 읽을 수 있지요. 읽지 못하는 마음이란 없습니다.


  마음읽기를 잊은 까닭을 헤아릴 노릇입니다. 셈틀이나 손전화가 널리 퍼지면서 마음읽기하고도 멀어졌다고 할 만하지만, 이에 앞서 벼슬아치 자리나 전쟁무기를 자꾸 키우면서 마음읽기하고 멀어집니다. 서울이란 곳이 커지면서, 그러니까 도시가 곳곳에 생기고 퍼지면서 마음읽기하고 멀어지기도 합니다.


  마음을 읽자면 몸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몸뿐 아니라 갖가지 짐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면 끝끝내 마음을 못 읽겠지요. 이러면서 다른 것을 읽어요. 이를테면, 신문을 읽으니 마음을 못 읽습니다. 종이책을 읽으니 마음을 못 읽습니다. 스포츠나 학교를 읽으니 마음을 못 읽고, 온갖 지식하고 정보에 매달리면서 마음으로 맺는 사랑하고 등을 져요.


  《너의 마음을 들려줘》(혜별, 샨티, 2018)는 개나 고양이 같은 한집짐승하고 마음으로 말을 섞은 이야기를 다룹니다. 입이 아닌 마음으로 사이좋게 어울리면서 말을 섞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들려주지요.


  어떤 전문교육을 받거나 훈련을 거치기에 마음읽기를 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전문교육이나 훈련은 시늉이라고도 할 만합니다. 사회에서는 자격증 같은 허울을 바라거든요. 그러면 개나 고양이는 학교를 다녔거나 자격증을 땄기에 사람한테 마음으로 말을 걸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학교나 자격증이나 훈련이나 교육이 아닌, 오롯이 서로 즐겁게 삶을 지으면서 어우러지고 싶다는 마음이 흐르기에 말을 섞을 수 있어요.


  기다리고 지켜보셔요. 한집짐승을 곁에 둔 분들 누구나 스스로 하면 됩니다. 느긋하게 마주앉아서 눈을 들여다봐요. 눈을 거쳐서 마음이 흐릅니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도 서로 마음으로 이어진 줄 깨닫는다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속삭일 수 있어요. 사랑은 마음에서 피어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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