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무 鼓舞


 네 말에 사기가 고무되었어 → 네 말에 기운이 올랐어 / 네 말에 북돋았어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고무되다 →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데에 힘을 얻다

 박수로 고무하다 → 손뼉으로 북돋우다 / 손뼉으로 기운을 올리다


  ‘고무(鼓舞)’는 “1. 북을 치고 춤을 춤 2. 힘을 내도록 격려하여 용기를 북돋움”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고동(鼓動)·고려(鼓勵)·고취(鼓吹)’처럼 비슷한말을 싣는데, 이 한자말은 모두 “= 고무”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고무하다’는 ‘북돋우다’를 가리켜요. 그러니 ‘고무·고동·고려·고취’는 모두 ‘북돋우다’로 손보면 넉넉하리라 느낍니다. 때로는 “힘을 얻다”나 “기운을 얻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힘을 받다”나 “기운을 받다”로 손볼 만하고, ‘기쁘다’나 ‘반갑다’로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2016.7.6.물.ㅅㄴㄹ



우리가 오로지 우리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문학에만 고무된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가 좋아할 만한 문학에만 기뻐한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가 좋아할 만한 문학만 반긴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 눈길을 담아내는 문학에서만 힘을 얻는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 마음을 담는 문학에서만 힘을 받는다면

《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책읽는수요일,2016) 343쪽


덴마크식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행복을 만든다는 이론에 고무된 우리는

→ 덴마크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기쁨을 짓는다는 이론에 힘을 얻은 우리는

→ 덴마크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기쁨을 짓는다는 이론에 힘을 받은 우리는

→ 덴마크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기쁨을 짓는다는 말에 들뜬 우리는

《헬렌 러셀/백종인 옮김-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덴마크 사람들》(마로니에북스,2016) 51쪽


협의회는 크게 고무되었다

→ 협의회는 크게 기운을 얻었다

→ 협의회는 크게 기뻐했다

→ 협의회는 몹시 들떴다

→ 협의회는 몹시 반가웠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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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오지 奧地


 아프리카 오지의 정글 → 아프리카 깊은 정글

 오지를 탐험하다 → 두메를 탐험하다 / 깊고 외딴 곳을 탐험하다

 오지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다 → 두메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다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 ‘두메’, ‘두메산골’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두메’로 손보면 될 테지요. ‘두멧자락’이나 ‘두멧골’이나 “깊고 외딴 곳”으로 손볼 만하고, ‘구석구석’이나 “깊은 구석”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오지(五地)’는 “오토(五土)”를 가리킨다 하고, ‘오지(五志)’는 “지나치면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섯 가지 감정 상태”를 가리킨다 하며, ‘오지(五指)’는 “다섯 손가락”을 가리킨다 해요. ‘오지(五指)’는 “다섯가락”을, ‘오지(五智)’는 “부처가 갖춘 다섯 가지 지혜”를, ‘오지(五遲)’는 “[북] 어린아이의 발육이 늦어지는 다섯 가지 증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 ‘늦어지기’로 다듬음”을, ‘오지(汚池)’는 “1. 물이 더러운 못 2. = 검버섯”을, ‘오지(吳志)’는 “중국 진나라 진수(陳壽)가 펴낸 삼국지의 하나”를, ‘오지(?旨)’는 “임금 뜻을 거역함”을, ‘오지(?池)’는 “웅덩이로 된 못”을, ‘오지(奧旨)’는 “= 오의(奧義)”를 가리킨다고도 하는데, 이런 ‘오지’는 얼마나 쓸 만한지 아리송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 꼭 다룰 낱말이 아니라면 덜어야겠고, ‘다섯손가락’이나 ‘다섯가락’처럼 새롭고 쉽게 지을 한국말이 있으면 이러한 말을 쓰면 됩니다. 2016.7.6.물.ㅅㄴㄹ



졸본은 오지에 있어서

→ 졸본은 두메에 있어서

→ 졸본은 깊고 외딴 곳에 있어서

→ 졸본은 안쪽 깊숙히 홀로 떨어져서

《이이화-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길,2005) 59쪽


바다에서부터 먼 오지까지 숲이 이어져 있어야 한다

→ 바다부터 먼 두메까지 숲이 이어져야 한다

→ 바다부터 먼 두멧자락까지 숲이 이어져야 한다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139쪽


히틀러는 자신의 나치 사상을 오지까지 전파하기 위해

→ 히틀러는 제 나치 사상을 두메까지 퍼뜨리려고

→ 히틀러는 나치 사상을 구석구석까지 퍼뜨리려고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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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타 其他


 기타 등등 → 이밖에 여러 가지 / 그리고 여러 가지

 기타 지역보다 → 다른 곳보다


  ‘기타(其他)’는 “그 밖의 또 다른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밖에’나 ‘이밖에’로 손보거나 ‘다른’으로 손보면 돼요. ‘그리고’나 ‘여기에’나 ‘여러’를 넣어서 손볼 수도 있습니다. 2016.7.6.물.ㅅㄴㄹ



콘크리트, 합성카펫 등 기타 물질들에서 방출되는

→ 콘크리트, 합성카펫 같은 여러 물질들에서 나오는

→ 콘크리트, 합성카펫처럼 다른 여러 물질들에서 나오는

→ 콘크리트, 합성카펫이나 이밖에 여러 물질들에서 나오는

《마조리 램/김경자·박희경·이추경 옮김-2분 간의 녹색운동》(성바오로출판사,1991) 136쪽


텃밭 있고 조용하고, 기타 등등등등등등

→ 텃밭 있고 조용하고, 이밖에도도도도도도

→ 텃밭 있고 조용하고, 그리고 이런저런그런

→ 텃밭 있고 조용하고, 여기에 여러 가지

《임동순·권경희-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일다,2011) 138쪽


소리, 냄새, 기타 생명의 느낌이 전혀 없는 플라스틱 상자

→ 소리, 냄새, 이밖에 생명이란 느낌이 조금도 없는 플라스틱 상자

→ 소리, 냄새, 그리고 생명 같은 느낌이 하나도 없는 플라스틱 상자

《진 리들로프/강미경 옮김-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양철북,2011) 75쪽


책과 기타 읽을거리를 갈망하고 있다

→ 책과 그밖에 읽을거리를 바란다

→ 책과 다른 읽을거리를 바란다

→ 책과 여러 가지 읽을거리를 바란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2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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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05 : 꽃을 헌화



난초라도 헌화해야 한다

→ 난초라도 바쳐야 한다

→ 난초라도 드려야 한다


헌화(獻花) : 주로 신전이나 영전에 꽃을 바침



  ‘헌화’라는 한자말보다는 ‘꽃바치기’라는 한국말을 쓰자고 하는 분이 꾸준히 늘어납니다. 말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꽃을 바치는 일을 하니 ‘꽃바침’이나 ‘꽃바치기’라 하지요. “꽃을 헌화하다”도 겹말이지만, “난초를 헌화하다”나 “국화를 헌화하다”도 겹말입니다. “난초를 바치다”나 “국화를 바치다”처럼 말해야 올바릅니다. ‘바치다’ 말고도 ‘올리다’나 ‘드리다’를 쓸 만합니다. 수수한 자리에서는 ‘보내다’나 ‘주다’를 쓰면 됩니다. 2016.7.5.불.ㅅㄴㄹ



협의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난초라도 헌화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마워서 난초라도 바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맙기에 난초라도 드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마운 나머지 난초라도 올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맙다는 뜻으로 난초라도 보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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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국지적


 국지적 전쟁 → 일부 지역 전쟁 / 작은 전쟁

 국지적인 현상 → 몇 군데에 나타난 일 / 몇 곳에서 생긴 일

 국지적으로 비가 오다 → 드문드문 비가 오다 / 몇 군데만 비가 오다


  ‘국지적(局地的)’은 “일정한 지역에 한정된”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국지적 전쟁’을 줄여서 쓰는구나 싶은 ‘국지전’은 ‘국지 전쟁’을 가리킨다 하고, ‘국지(局地)’는 “일정하게 한정된 지역. ‘일부 지역’으로 순화”를 뜻한다 해요. 그러니까 ‘국지’뿐 아니라 ‘국지적’도 고쳐쓸 한자말인 셈입니다. 그러면 “일부 지역 전쟁”이란 무엇을 가리킬까요? 나라를 온통 휩싸는 커다란 전쟁이 아닌 몇 군데에서만 벌어진 ‘작은’ 전쟁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을까요? “국지적으로 비가 온다”고 할 적에는 모든 곳에 비가 오지 않고 ‘몇 군데’에만 비가 온다는 뜻입니다. 또는 ‘드문드문’ 비가 온다는 뜻이에요. 2016.7.5.불.ㅅㄴㄹ



우리의 풀이 국지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풀이 드물게나마 살아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이 드문드문 지켜진 셈이다

→ 우리 풀이 몇 곳이나마 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이 몇 군데나마 간직된 셈이다

→ 우리 풀이 이곳이라도 있는 셈이다

→ 우리 풀이 띄엄띄엄 자라는 셈이다

《함광복-DMZ는 국경이 아니다》(문학동네,1995) 49쪽


아직 국지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아직 조그마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아직 작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아직 몇 군데에만 생겼을 뿐이다

→ 아직 군데군데 생길 뿐이다

→ 아직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 아직 아기 걸음마일 뿐이었다

《클라이브 폰팅/이진아 옮김-녹색세계사》(그물코,2003) 200쪽


그 경우 문제는 더 국지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 그때에 문제는 더 작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 그러면 일은 더 조그마한는지도 모른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전미영 옮김-신을 찾아서》(부키,2015) 181쪽


넉점박이잠자리처럼 제한된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하거나

→ 넉점박이잠자리처럼 몇몇 군데에 드문드문 있거나

→ 넉점박이잠자리처럼 몇 군데에 조금씩 있거나

→ 넉점박이잠자리처럼 몇 곳에 드물게 있거나

《백문기-화살표 곤충 도감》(자연과생태,2016) 17쪽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에 드문드문 있다

→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에 조금씩 있다

→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 곳곳에 있다

《백문기-화살표 곤충 도감》(자연과생태,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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