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대 尨大


 방대한 토지 → 드넓은 땅 / 매우 큰 땅

 끝이 없을 만큼 방대하다 → 끝이 없을 만큼 매우 크다

 방대한 조직을 정리하는 → 커다란 조직을 정리하는

 방대한 우주 계획 → 엄청난 우주 계획


  ‘방대(尨大)하다’는 “규모나 양이 매우 크거나 많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매우 크다”나 “매우 많다”로 손보면 됩니다. 매우 크다고 할 적에는 ‘드넓다’를 써 볼 만하고, 때로는 ‘커다랗다’나 ‘큼직하다’나 ‘엄청나다’나 ‘어마어마하다’를 쓸 만합니다. 2016.7.9.흙.ㅅㄴㄹ



인간 하나의 정보량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방대한 우주의 정보를 기억하는 시스템

→ 한 사람 정보량과는 견줄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우주 정보를 기억하는 얼개

→ 한 사람 정보량과는 댈 수도 없는 엄청난 우주 정보를 담은 얼거리

《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강철의 연금술사 26》(학산문화사,2010) 27쪽


방대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회

→ 엄청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회

→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회

《고이데 히로아키/고노 다이스케 옮김-원자력의 거짓말》(녹색평론사,2012) 104쪽


전원 생활에 대해서 방대한 지식을 쌓아 오고 있었다

→ 전원 생활을 놓고 지식을 매우 많이 쌓아 왔다

→ 전원 생활과 얽힌 지식을 대단히 많이 쌓아 왔다

→ 전원 생활을 다루는 지식을 엄청나게 쌓아 왔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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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공손 恭遜


 공손한 말씨 → 다소곳한 말씨 / 얌전한 말씨

 공손하게 받다 → 고분고분 받다 / 다소곳하게 받다

 공손히 대답하다 → 다소곳이 대답하다 / 고분고분 대답하다

 공손히 절을 올렸다 → 얌전히 절을 올렸다


  ‘공손(恭遜)하다’는 “말이나 행동이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겸손(謙遜/謙巽)하다’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다”를 가리키고, ‘예의(禮儀)’는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예로써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을 가리키며, ‘존중(尊重)’은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을 가리키고, ‘존경(尊敬)’은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까 ‘공손하다’는 남을 높일 줄 알거나 받들 줄 아는 몸짓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손공(遜恭)하다”처럼 비슷한말을 싣기도 하는데, ‘손공하다’는 “= 공손하다”로 풀이해요. ‘손공하다’는 쓸모없는 한자말이로구나 싶은데, 남을 높일 줄 아는 모습을 놓고 한국말로는 ‘다소곳하다’로 나타냅니다. 비슷한 뜻이나 느낌으로 ‘고분고분’을 쓸 수 있고, 흐름을 살펴서 ‘얌전하다’를 쓸 만합니다. 2016.7.7.나무.ㅅㄴㄹ



공손하게 선물을 요청했지만 아무 대답도 없더군요

→ 얌전히 선물을 바랐지만 아무 대답도 없더군요

→ 조용히 선물을 바랐지만 아무 대꾸도 없더군요

→ 다소곳이 선물을 바랐지만 아무 말도 없더군요

《팸 몽고메리/박준신 옮김-치유자 식물》(샨티,2015) 143쪽


그들의 말에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며

→ 그들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 그들이 하는 말에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며

《조조 모예스/송은주 옮김-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살림,2016) 84쪽


낯선 사람에게 상냥하고 공손하게 대하는 문화가

→ 낯선 사람한테 상냥하고 얌전하게 마주하는 문화가

→ 낯선 사람한테 상냥하고 다소곳이 맞이하는 문화가

→ 낯선 사람한테 상냥하고 점잖게 맞이하는 문화가

《리처드 로드/박선주 옮김-세계를 읽다, 독일》(가지,2016) 9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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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저지 沮止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 경찰이 막아서 못했다

 저지를 당한 군중들 → 길이 막힌 사람들 / 가다가 막힌 사람들

 계획이 저지되다 → 계획이 막히다 / 계획이 틀어막히다

 어떻게 저지하라는지 → 어떻게 막으라는지


  ‘저지(沮止)’는 “막아서 못하게 함”을 뜻한다 하고, “≒ 저색(沮塞)”처럼 비슷한말이 나오는데, ‘저색’은 “= 저지”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나 ‘저색’ 같은 한자말이 쓸 일이 없지 싶어요. 그리고 한국말로 ‘막다’나 ‘가로막다’나 ‘막아서다’나 ‘틀어막다’를 알맞게 쓰면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저지(低地)’를 “지대가 낮은 땅”으로 풀이하면서 싣고, ‘저지(底止)’를 “벌어져 나가던 것이 목적한 곳에 이르러 그침”으로 풀이하며 실으며, ‘저지(猪脂)’를 “= 돼지비계”로 풀이하며 싣습니다. ‘저지(Jersey)’는 “젖소의 한 품종”이라 하고, ‘저지(judge)’는 “운동 경기의 심판원”이라 하면서 싣기도 합니다만, 이들 한자말이나 영어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습니다. 낮은 땅은 “낮은 땅”이라 하면 됩니다. ‘底止’는 그야말로 쓸 일이 없고, 돼지비계는 ‘돼지비계’일 뿐이에요. 심판은 ‘심판’일 뿐, 굳이 ‘저지’라는 영어로 가리키지 않아도 됩니다. 2016.7.7.나무.ㅅㄴㄹ



류큐를 일본에서 잘라내어 거기서 구미열강의 진출을 저지시키려는

→ 류큐를 일본에서 잘라내어 거기서 구미열강이 못 들어오게 막으려는

《아라사끼 모리테루/김경자 옮김-오끼나와 이야기》(역사비평사,1998) 51쪽


놈들의 야망을 저지하고 이 나라를 지켜

→ 저놈들 야망을 막고 이 나라를 지켜

→ 놈들 생각을 막아내고 이 나라를 지켜

→ 놈들 꿍꿍이를 틀어막고 이 나라를 지켜

《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강철의 연금술사 21》(학산문화사,2009) 22쪽


어쩌면 공항을 저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 어쩌면 공항을 막기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 어쩌면 공항을 막아서는 일보다 더 큰 일일지도 몰라

《오제 아키라/이기진 옮김-우리 마을 이야기 3》(길찾기,2012) 86쪽


누가 이찌노세의 수상을 저지할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타게끔 막을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타도록 막아설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받도록 막아낼 수 있었을까요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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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절 一切


 출입을 일절 금하다 → 출입을 모두 막다 / 아무도 못 드나들게 하다

 일절 간섭하지 마시오 → 조금도 끼어들지 마시오

 연락을 일절 끊었다 → 연락을 모두 끊었다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 → 이야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 도무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일절(一切)’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흔히 행위를 그치게 하거나 어떤 일을 하지 않을 때에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뜻처럼 ‘아주’를 쓰면 되고, ‘하나도·하나조차’나 ‘조금도’로 쓰면 되며, ‘도무지’나 ‘모두’를 쓰면 돼요. 2016.7.7.나무.ㅅㄴㄹ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한 방울도 쓰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한 방울조차 쓰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조금도 쓰지 않는다

《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즐거운 불편》(달팽이,2004) 64쪽


남의 일 같은 건 일절 관심 없으니까

→ 남 일 같은 건 도무지 마음이 없으니까

→ 남 일 따위는 조금도 마음이 없으니까

→ 남 일 따위는 하나도 마음이 없으니까

《카이타니 시노부/서현아 옮김-라이어 게임 1》(학산문화사,2006) 72쪽


일절 차를 타지 말고 직접 발로 걸어서

→ 한 번도 차를 타지 말고 스스로 발로 걸어서

→ 차는 아주 타지 말고 늘 제 발로 걸어서

《육명심-이것은 사진이다》(글씨미디어,2012) 227쪽


심사에는 일절 개입하지 마

→ 심사에는 조금도 끼어들지 마

→ 심사에는 어떤 손도 쓰지 마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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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혼신의


 혼신의 힘을 쏟다 → 온힘을 쏟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다 → 온힘 다해 애쓰다

 혼신의 힘을 바쳐 → 온힘을 바쳐 / 온몸을 바쳐


  한자말 ‘혼신(渾身)’은 “= 온몸”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는 ‘온힘’이라 적으면 됩니다. “온갖 힘”이나 “모든 힘”처럼 손볼 수 있어요. 예부터 “젖을 먹던 힘”을 말했습니다. 아이가 용을 쓰는 “젖을 먹는 힘”이란 그야말로 온몸에서 힘을 다 하는 모습입니다. ‘온-’을 앞가지로 삼아서 ‘온마음’이나 ‘온몸’이나 ‘온땀’ 같은 새 낱말을 지어서 써 볼 만하기도 합니다. ‘젖먹다’는 따로 한 낱말로 없으나 “젖먹는 힘”이나 ‘젖먹이힘’ 같은 말마디도 새롭게 쓸 수 있어요. 2016.7.6.물.ㅅㄴㄹ



혼신(渾身)의 용기를 냈다

→ 마지막 기운을 냈다

→ 다부지게 기운을 냈다

→ 다시금 힘을 모았다

→ 젖먹던 힘까지 냈다

《폴 란돌미/김자경 옮김-슈베르트》(신구문화사,1977) 138쪽


혼신의 힘을 다해

→ 온힘을 다해

→ 모든 힘을 다해

→ 있는 힘을 다해

→ 마지막 힘을 다해

→ 낼 수 있는 힘을 다해

《나카노 고지/서석연 옮김-청빈의 사상》(자유문학사,1993) 164쪽


혼신의 힘을 다한다

→ 온몸에 있는 힘을 다한다

→ 온힘을 다한다

→ 젖먹던 힘을 다한다

→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

《사이토 다카시/이규원 옮김-도약의 순간》(가문비,2006) 10쪽


혼신의 힘을 쏟지 않으면

→ 온힘을 쏟지 않으면

→ 젖먹던 힘을 쏟지 않으면

→ 죽을힘을 쏟지 않으면

→ 온몸으로 땀을 쏟지 않으면

《현기영-똥깅이》(실천문학사,2008) 59쪽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생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 아주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내려고 온힘을 쏟았다

→ 아주 짧은 동안에 책을 찍어 내려고 온통 힘을 쏟았다

→ 아주 짧은 사이에 책을 지으려고 온갖 힘을 쏟았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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