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면 一面


 정육면체의 일면 → 바른여섯모 한쪽 / 반듯여섯모 낱끝

 그 사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 → 그 사람 얼굴을 엿볼 틈

 엄격한 것같이 생각되었지만 일면은 다정하기도 했다 → 깐깐한 듯했지만 한켠은 살갑기도 했다

 일면 고난이 사람을 맑게 하는 것도 사실이지 → 얼핏 가시밭이라 사람이 맑을 수 있지

 참한 여자라며 일면을 권했다 → 참한 순이라며 힐긋하라 했다

 옛 성터 일면이 → 옛 담터 한켠이


  ‘일면(一面)’은 “1. 물체나 사람의 한 면. 또는 일의 한 방면 2. 모르는 사람을 처음으로 한 번 만나 봄 3. 어떤 범위의 지면이나 바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얼굴·얼굴짝·모습’이나 ‘낯·낯짝·낯바닥·낯바대기·낯빼기’로 손봅니다. ‘낱·낱꽃·낱꼴·낱끝·낱끗’이나 ‘하나·하나꽃·한·한조각·한쪽·한켠’으로 손볼 만합니다. ‘하나씩·하나하나·하나둘·한두·한둘·하나나 둘’이나 ‘외·외길·외곬·외눈·외지다·외쪽·외통·외켠’으로 손보고요. ‘기울다·쏠리다·치우치다’나 ‘도막·도막도막·도막꽃·도막그림·도막나다’로 손보면 됩니다. ‘동강·동강이·동강꽃’이나 ‘토막·토막토막·토막꽃·토막그림·토막나다’로 손봅니다. ‘몇·몇 가지·몇몇·몇 곳·몇 군데’나 ‘끄트머리·끝·끝자리·끝자락·그·고’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바깥·밖·바깥빛·바깥꽃·밖빛·밖꽃’이나 ‘테·테두리·쪽·쪼가리’로 손볼 수 있어요. ‘작다·잔-·작은·작게·작디작다·작다리·작은것’이나 ‘자그맣다·자그마하다·작달막하다’나 ‘작은곳·작은그루·작은터·작은틀’로 손보지요. ‘조각·조각꽃·조각빛·조각놀이·조각조각·조각몸·조각보·조각보자기’나 ‘조그맣다·조그마하다·쪼그맣다·쪼그마하다·쪼꼬미·짜리몽땅’으로 손보아도 돼요. ‘문득·얼핏’이나 ‘흘기다·흘겨보다·흘깃·흘깃흘깃·흘낏·흘낏흘낏·흘끔·흘금’이나 ‘힐끗거리다·힐끗힐끗·힐끗대다·힐끔거리다·힐끔힐끔·힐끔대다·힐긋·힐긋힐긋·힐금·힐금힐금’으로도 손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일면(一眠)’을 “1. 잠깐 한잠을 잠 2. [농업] 누에가 먹기를 중단하고 첫 번째 탈피를 하는 동안에 자는 잠”처럼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부드럽고 순응적인 모습도 저의 일면입니다

→ 부드럽고 얌전한 모습도 제 한켠입니다

→ 저는 부드럽고 고분고분하기도 합니다

→ 저는 부드럽게 따르는 얼굴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김수정, 포르체, 2022) 10쪽


피사체의 어떤 일면만을 찍은 게 아니란 말이다. 전후좌우,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면이 보이는 사진

→ 사람을 어떤 한 가지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앞뒤왼오, 위에서 밑까지 모든 빛이 보이는 그림

→ 숨빛을 어떤 하나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고루고루, 위에서 밑까지 모든 곳이 보이는 빛꽃

《내 집으로 와요 2》(하라 히데노리/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 234쪽


알고 싶지 않았던 일면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알고 싶지 않던 모습을 알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알고 싶지 않던 얼굴을 알아채면 어떡하시겠어요

《길가의 후지이 1》(나베쿠라오/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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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12.


《다가오는 거대 편지》

 임고을 글·차상미 그림, 봄볕, 2025.8.11.



간밤에는 모처럼 소매옷을 입고서 이불을 덮는다. 이제는 밤에 확 춥다. 그렇지만 동트고 아침을 맞이하면 살짝 덥다. 밤낮으로 갈마드는 바람은 즐겁다. 낮밤으로 다른 햇빛과 별빛은 고맙다. 어제그제 바깥일을 보느라 애쓴 몸을 새벽아침에 쉬다가 저녁에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끄응 기지개를 켜면서 속삭인다. ‘모두 즐겁게 할 수 있어.’ 읍내에서 달걀 한 판을 장만한다. 주전부리와 과일도 조금 산다. 이동안 하루글과 노래를 쓴다. 《다가오는 거대 편지》를 되읽었다. 어린이한테까지 손전화를 덥석 맡기는 요즈음에 ‘손으로 적는 글월’을 주고받는 줄거리를 다루기에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남다르게 손빛을 담는 틀에서 멈춘다. 말썽(사건사고)이라는 줄거리를 좀 쳐내고, ‘같이 안 놀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좀 도려내면서, ‘손으로 스스로 삶을 적는 눈물과 웃음’에 살을 붙이면 훨씬 나았으리라고 본다. 고작 스물∼서른 해 앞서만 해도 ‘책으로 담는 글’을 으레 손으로 종이에 썼다. 우리는 기껏 스무 해 사이에 손글을 스스로 팽개쳤다. 요즈음 젊은 글꾼더러 “글종이 1000자락을 손으로 써서 보내시오.” 할 적에 기꺼이 천천히 손으로 글을 여밀 분은 몇이나 될까? 글판을 두들기기에 글이 엉성하지 않다. 손수 차분히 글을 여미는 빛을 스스로 잊었기에 글까지 엉성할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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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겨 맞은 듯 멍하다"...'부산 돌려차기' 판사의 "언론플레이" 직격에 무너진 피해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573830


700억 들인 여수 섬박람회 ‘썰렁’…국힘 “잼버리 실패 재연”

https://v.daum.net/v/20260911103051885


이기헌 민주당 의원, 용혜인 후보에 “국민 마음 읽으라”

https://v.daum.net/v/20260911110639552


“2년간 뭐하다 이제 활주로 탓”…무안공항 재개항 지연 군민 분노 폭발

https://v.daum.net/v/20260911113850282


"인사청문회 증인 필수"라던 서영교…4년 뒤엔 "후보자가 증인"

https://v.daum.net/v/20260911104407504


조희대 "법원, 다른 국가기관 부당 간섭에 영향받지 않아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04545?rc=N&ntype=RANKING


“김승원 아들, 사흘에 한번 꼴로 결근” VS “서비스 받는 장애인 결석탓”…김승원 아들, 엄마의 복지기관 근태 논란

https://v.daum.net/v/20260912100437648


회기 중 모텔 간 시의원 "꿍꿍이 있어서 갔다…내 사생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0/0000117058?sid=102


사우디발 원유수송 비상…이란 '저항의축' 해협·육로 3각공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05904?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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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결국 김승원 후보자 임명…공소 취소 총대 안기지만 끌려다닐 것"[박영환의 시사1번지]

https://v.daum.net/v/20260911173854261


[단독] 기본소득당이 타 간 일자리 장려금 내역 보니...용혜인 남편도 지원 대상

https://v.daum.net/v/20260911174116353


김승원, 영장기각 판사 아들 채용에 “실비 100만원 받고 고생”

https://v.daum.net/v/20260911085207298


[단독] 홍지선 국토장관 후보자 병역자료 제출 거부

https://v.daum.net/v/20260911162237934


김승원, 두 자녀 서현동 위장전입 이력…“교육 목적 송구”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comment/028/0002822714


김민석 "김승원 지킬 것… 지켜볼 수록 잘된 인사" [뉴시스Pic]

https://v.daum.net/v/20260911141048655


중국 자본 침공에 "제주, 질식할 위기"…독일 언론 지적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387573?sid=102


앤트로픽 “알리바바, 클로드에 1억5100만번 접근”…중국 ‘악의적 증류’ 사례 공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822736?sid=104


장관 후보자들 기막힌 재테크…무이자 가족 융자에 철거주택 전입까지

https://v.daum.net/v/20260912014434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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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후지이 1
Nabekurao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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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9.16.

만화책시렁 882


《길가의 후지이 1》

 나베쿠라오

 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4.25.



  풀 한 포기는 참으로 푸르기에 늘 푸근하게 우리 품으로 스미는구나 싶습니다. 풀 두 포기는 언제나 짙푸르기에 새삼스레 푸릇푸릇 누구나 푸지게 달래는구나 싶고요. 풀 뭇 포기는 그저 옅푸르기에 한결같이 푸른바람을 일으키면서 온빛을 풀어낼 테고요. 《길가의 후지이 1》를 읽습니다. 마흔 살이 넘은 아저씨인 후지이 씨라고 할 텐데, 혼자 조용히 지내는 듯한 후지이 씨는 “섞이려고 애쓰는 하루”가 아니라 “스스로 즐거울 하루”에 마음을 기울인다지요. 굳이 ‘조용히’ 지내려는 마음은 아니고요. 마음이 갈 일이 아니면 쳐다보지 않을 뿐입니다. 마음이 갈 일을 스스로 찾아나서고 헤아리고 즐길 뿐입니다. 요즈음은 온갖 놀잇감과 배움감과 구경감과 일감이 넘칩니다. 지난날에는 누가 부추기거나 알리지 않은 놀이·배움·살림·일입니다. 저마다 몸소 짓고 빚었으니까요. 재주꾼(전문가)인 누가 알려주어야 놀거나 일할 수 있지 않아요. 너도 나도 스스로 살림꾼으로서 보금자리부터 아늑히 가꾸면 됩니다. 입고 먹고 자는 하루를 손수 돌볼 적에 느긋하면서 산뜻합니다. 더 나은 길이 아닌, 스스로 걸어가는 길이면 됩니다. 둘레에서 좋아하는 길이 아닌, 스스로 사랑하는 길이면 되어요.


ㅍㄹㄴ


‘나도 나중에 후지이 씨처럼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나의 큰 착각이었다. 도무지 이렇게는 될 수 없다. 이 사람이 시시한 인간으로 보인 건, 내가 시시한 놈이었기 때문이다.’ 41쪽


“모두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제가 알면 되죠. 그리고 저도 오해했어요. 이시카와 씨가 이렇게 말씀을 잘 하시는 분인 줄은 몰랐네요.” 83쪽


“역시 요리도 학원에서 배웠어요?” “아뇨. 웬만한 요리는 어머니께 배운 레시피로 합니다.” 165쪽


#路傍のフジイ #


+


《길가의 후지이 1》(나베쿠라오/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


예전에는 관심도 안 가는 공기 같은 존재였는데 괜히 신경 쓰인다

→ 예전에는 눈도 안 가는 바람 같았는데 자꾸 눈이 간다

→ 예전에는 없는 듯이 여겼는데 더 마음이 간다

→ 예전에는 눈밖에 났는데 오히려 들여다본다

12쪽


생일날인데 오늘 일진이 안 좋았네요

→ 태어난날인데 오늘은 안 좋네요

→ 빛나날인데 오늘 하루 안 좋네요

33쪽


친구도 없지, 고독한 중년남이잖아

→ 동무도 없지, 외로운 마흔이잖아

→ 벗도 없지, 쓸쓸한 아저씨이잖아

35쪽


웬만한 요리는 어머니께 배운 레시피로 합니다

→ 웬만한 밥은 어머니한테서 배운 대로 합니다

→ 웬만하면 어머니한테서 배운 밥차림을 합니다

165쪽


알고 싶지 않았던 일면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알고 싶지 않던 모습을 알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알고 싶지 않던 얼굴을 알아채면 어떡하시겠어요

18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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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막대한 예산



누가 옆에서 똥을 누기에 똥냄새가 날 텐데, 곧 삭아서 흩어지면 어느새 흙으로 바뀌어. 비가 내리고 해가 들고 바람이 불면, 누가 똥을 누었건 오줌을 누었건 그저 가신단다. 어느 꽃이 둘레에 피기에 꽃냄새가 날 텐데, 곧 사그라들어 흩어지더니 어느덧 꽃냄새를 잊어. 바람이 흐르면서 다른 기운이 퍼지고, 해가 뜨고 지면서 모두 말리고, 비가 내리면서 말끔히 씻고 치워. 요즈음은 나라(국가·정부)에서 큰돈(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큰삽질(대형 토목공사)’을 으레 하더구나. 큰돈으로 큰삽질을 벌이고 큰집이나 큰길을 내놓아야 큰보람이자 큰자랑으로 여기네. 남보다 커야 좋다고 여기고. 그런데 들숲메에서 자라나는 모든 풀꽃은 키가 나란하게 마련이야. 서로 도우면서 함께 누리려고 나란히 서. 그런데 나라(국가·정부)는 왜 자꾸 덩치를 키우거나 늘리려고 할까? 왜 자꾸 더 크게 올리거나 세우려고 하니? 너는 왜 큰집·큰길·큰일·큰이름·큰돈·큰힘……처럼 크기에 사로잡히니? 큰돈을 들여서 더 크게 돈을 벌어들여야 좋거나 나을 수 없어. 아무리 커다란 나무도 그야말로 작은씨를 내놓거든. 우람하게 서는 나무가 되기까지, 작게 싹트고 작게 떡잎을 내면서 참으로 오래도록 작게 살아가며 뿌리부터 가꾼단다. 큰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야. 크기를 쳐다볼 적에는 풀 한 포기와 새 한 마리를 아랑곳하지 않을 뿐이야. 풀과 새를 아랑곳하지 않을 적에는 ‘한 사람’과 ‘작은집 한 채’뿐 아니라 ‘마을’과 ‘숲’도 아랑곳하지 않아. 네(내)가 살아가는 푸른별은 ‘크기’나 ‘덩치’가 아닌, ‘숨결’이라는 ‘빛’을 바라보면서 품기에 아늑하단다. 2026.9.10.나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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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9.15. 다녀온 길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하루하루 지내는 삶도 새롭게 맞이합니다. 열 해나 스무 해나 서른 해나 마흔 해를 이은 일도 새롭게 돌아봅니다. 오늘 처음 마주하는 이웃과 이야기와 말글과 책이 있고, 여태 거듭거듭 만나는 이웃과 이야기와 말글과 책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늘 새롭게 걸으면서 바라봅니다. 함께 거듭날 길을 그리면서 지냅니다.


  고흥에서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하루에 셋 있습니다. 고흥에서 달린 버스가 부산에 닿으면 한나절(2시간)쯤 쉰 뒤에 고흥으로 돌아오는 얼개입니다. 어제(9.14.)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몰던 분을 오늘(9.15.)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새삼스레 만납니다. 저는 하루 걸러 움직인다면, 버스일꾼은 날마다 이 길을 움직입니다.


  달구지를 얻어타는 사람이 달구지를 모는 사람보다 힘들다고 여깁니다. 얻어타며 그냥 앉는 사람은 ‘제 몸마음’에 맞출 수 없습니다. 모는 사람한테 몸마음을 맞추는 얼거리입니다. 그래서 버스일꾼이 누구냐에 따라서 버스손님이 고단할 수 있고, 느긋할 수 있습니다. 지치거나 아늑할 수 있고요. 쉰 해 남짓 버스를 타면서 곱씹자면, 달림길(차선)을 자주 바꾸는 버스는 고단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달림길을 굳이 바꾸기보다 한길을 그대로 가는 버스가 느긋합니다.


  달구지를 모는 쪽에서 보자면, 한길을 그대로 가려면 졸립거나 힘들게 마련입니다. 언젠가 버스일꾼 한 분이 “손님으로 보자면, 한길로 그대로 가야 좋은데, 버스를 한길로 몰면 자꾸 졸음이 쏟아져서 옆으로 옮기고, 다시 옆으로 옮겨야 해요. 밀리지도 않는 길에서 옆으로 바꿀 적에는 손님한테 미안하지만, 버스를 몰다가 졸면 큰일이니까 미안해도 길을 바꿉니다.” 하고 말씀하더군요.


  ‘함께살기’란 한길만 내처 달리는 삶일 수 없습니다. 함께 거닐면서도 서로 발을 맞출 뿐 아니라, 서로 느긋이 쉬고 숨돌릴 틈을 낼 노릇입니다. 함께 일하면서도 혼자 앞서갈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일손이 달리거나 고단한 이웃을 도우면서 조금씩 나눌 노릇입니다.


  풀포기가 자랄 틈을 두면서 보금자리를 건사합니다. 보금자리로 두는 곳까지 풀포기가 오르지 말라고 옆으로 옮깁니다. 예부터 집과 집 사이에 담을 알맞게 쌓고서 나무를 심었습니다. 남과 남을 가르는 담벼락이기보다는, 서로 아늑하고 포근하고 조용하게 지내려는 뜻입니다. 서울이며 큰고장은 너무 빽빽하고 붐비는 나머지 “집과 집 사이를 푸르게 나누면서 틈을 내는 나무를 심기” 같은 일을 못 하거나 안 합니다. 위밑옆을 포개듯 붙여서 높다랗게 쌓는 잿더미는 ‘집’이라 할 수 없어요. 나무가 자랄 틈을 두어야 집이요, 나무에 새가 앉고 나비가 날아들며 풀벌레가 둘레에서 노래할 적에 비로소 보금자리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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