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9.15. 다녀온 길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하루하루 지내는 삶도 새롭게 맞이합니다. 열 해나 스무 해나 서른 해나 마흔 해를 이은 일도 새롭게 돌아봅니다. 오늘 처음 마주하는 이웃과 이야기와 말글과 책이 있고, 여태 거듭거듭 만나는 이웃과 이야기와 말글과 책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늘 새롭게 걸으면서 바라봅니다. 함께 거듭날 길을 그리면서 지냅니다.


  고흥에서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하루에 셋 있습니다. 고흥에서 달린 버스가 부산에 닿으면 한나절(2시간)쯤 쉰 뒤에 고흥으로 돌아오는 얼개입니다. 어제(9.14.)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몰던 분을 오늘(9.15.)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새삼스레 만납니다. 저는 하루 걸러 움직인다면, 버스일꾼은 날마다 이 길을 움직입니다.


  달구지를 얻어타는 사람이 달구지를 모는 사람보다 힘들다고 여깁니다. 얻어타며 그냥 앉는 사람은 ‘제 몸마음’에 맞출 수 없습니다. 모는 사람한테 몸마음을 맞추는 얼거리입니다. 그래서 버스일꾼이 누구냐에 따라서 버스손님이 고단할 수 있고, 느긋할 수 있습니다. 지치거나 아늑할 수 있고요. 쉰 해 남짓 버스를 타면서 곱씹자면, 달림길(차선)을 자주 바꾸는 버스는 고단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달림길을 굳이 바꾸기보다 한길을 그대로 가는 버스가 느긋합니다.


  달구지를 모는 쪽에서 보자면, 한길을 그대로 가려면 졸립거나 힘들게 마련입니다. 언젠가 버스일꾼 한 분이 “손님으로 보자면, 한길로 그대로 가야 좋은데, 버스를 한길로 몰면 자꾸 졸음이 쏟아져서 옆으로 옮기고, 다시 옆으로 옮겨야 해요. 밀리지도 않는 길에서 옆으로 바꿀 적에는 손님한테 미안하지만, 버스를 몰다가 졸면 큰일이니까 미안해도 길을 바꿉니다.” 하고 말씀하더군요.


  ‘함께살기’란 한길만 내처 달리는 삶일 수 없습니다. 함께 거닐면서도 서로 발을 맞출 뿐 아니라, 서로 느긋이 쉬고 숨돌릴 틈을 낼 노릇입니다. 함께 일하면서도 혼자 앞서갈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일손이 달리거나 고단한 이웃을 도우면서 조금씩 나눌 노릇입니다.


  풀포기가 자랄 틈을 두면서 보금자리를 건사합니다. 보금자리로 두는 곳까지 풀포기가 오르지 말라고 옆으로 옮깁니다. 예부터 집과 집 사이에 담을 알맞게 쌓고서 나무를 심었습니다. 남과 남을 가르는 담벼락이기보다는, 서로 아늑하고 포근하고 조용하게 지내려는 뜻입니다. 서울이며 큰고장은 너무 빽빽하고 붐비는 나머지 “집과 집 사이를 푸르게 나누면서 틈을 내는 나무를 심기” 같은 일을 못 하거나 안 합니다. 위밑옆을 포개듯 붙여서 높다랗게 쌓는 잿더미는 ‘집’이라 할 수 없어요. 나무가 자랄 틈을 두어야 집이요, 나무에 새가 앉고 나비가 날아들며 풀벌레가 둘레에서 노래할 적에 비로소 보금자리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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