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모국어 母國語


 모국어 사랑 → 겨레말 사랑 / 우리말 사랑 / 내림말 사랑 / 온말씀 사랑

 모국어를 배우기 위해 → 겨레말을 배우려고 / 제 나라 말을 배우려고


  ‘모국어(母國語)’는 “1. 자기 나라의 말 2.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에서, 자기 민족의 언어를 국어 또는 외국어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 모어(母語)”처럼 풀이하면서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모어’는 “1. 자라나면서 배운, 바탕이 되는 말 2. = 모국어 3. [언어] 언어의 발달 과정에서, 그 모체가 되는 언어”라고 해요. ‘겨레말·한겨레말’이나 ‘고을말·고장말·마을말’로 고쳐씁니다. ‘내림말·물림말’이나 ‘밑말·바탕말·뿌리말·텃말’로 고쳐쓰지요. ‘배달말·배달말글’이나 ‘숲말·시골말’로 고쳐쓰면 됩니다. ‘어머니말·어멈말·어미말·엄마말’이나 ‘온글·온글월·온글씨·온말·온말씀·온말씨’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온우리글·온우리말·워낙·제말’이나 ‘우리말·우리말결·우리말빛·우리말씨’로 고쳐쓸 수 있어요. ‘처음·첨·처음으로·첫말·첫노래·첫이야기·첫얘기’나 ‘한말·한말글·한말길·한말삶·한말살이·한말살림·한말꽃’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나한테도 영어는 모국어가 아냐. 보호구역의 미션스쿨에서 배웠지

→ 나한테도 영어는 엄마말이 아냐. 돌봄터 믿음배움터에서 배웠지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한강, 열림원, 2003) 10쪽


이런 반응은 모국어에 관한 논의에선 훨씬 거세어진다

→ 우리말을 다룰 적에는 훨씬 거세게 대꾸한다

→ 겨레말을 다루려 하면 훨씬 거세게 맞선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11쪽


모국어사전의 출판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 겨레말꽃을 늦게 내고야 말았다

→ 배달말 꾸러미를 질질 끌고 말았다

→ 한말꽃을 늦게 펴내고 말았다

→ 우리말꽃이 더디게 나오고 말았다

→ 온말책이 뒤늦게 태어나고 말았다

《우리말의 탄생》(최경봉, 책과함께, 2005) 232쪽


이 아름다운 초록빛 계절에 동시를 읽다 보면, 마음도 한결 밝고 맑고 따스해지며 모국어에 대한 사랑도 조금씩 깊어질 것입니다

→ 이 아름다운 푸른철에 노래를 읽다 보면, 마음도 한결 밝고 맑고 따스하며 숲말 사랑도 조금씩 깊어갈 수 있습니다

→ 이 아름다운 푸른철에 노래꽃을 읽다 보면, 마음도 한결 밝고 맑고 따스하며 한말글 사랑도 조금씩 깊어갈 수 있습니다

《풀꽃 단상》(이해인, 분도출판사, 2006) 53쪽


‘아버지’ ‘어머니’ 이것이 우리 겨레의 말이지 ‘훤당’ ‘춘부장’ ‘대부인’ 같은 말이 우리의 모국어가 될 수 없다

→ ‘아버지’ ‘어머니’가 우리 겨레말이지 ‘훤당’ ‘춘부장’ ‘대부인’이 우리 겨레말이 될 수 없다

→ ‘아버지’ ‘어머니’가 우리 겨레가 쓸 말이지 ‘훤당’ ‘춘부장’ ‘대부인’이 우리 겨레가 쓸 말이 될 수 없다

《우리 글 바로쓰기 1》(이오덕, 한길사, 2007) 311쪽


그들은 자기들끼리만 있을 때에는 원래 쓰던 모국어로 말해요

→ 그들은 저희끼리만 있을 때에는 텃말로 얘기해요

→ 그들은 저희끼리만 있을 때에는 엄마말을 써요

→ 그들은 저희끼리만 있을 때에는 마을말을 써요

《내일을 여는 창, 언어》(실비 보시에/선선 옮김, 푸른숲주니어, 2007) 105쪽


나의 언어는 모국어이자 우주어입니다

→ 나는 엄마말이자 온말을 씁니다

→ 우리말은 엄마말이자 누리말입니다

《나는 격류였다》(고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0) 386쪽


그리고 모국어도 엄마한테서 배웁니다

→ 그리고 밑말도 엄마한테서 배웁니다

→ 그리고 뿌리말도 엄마한테서 배웁니다

→ 그리고 바탕말도 엄마한테서 배웁니다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비노바 바베/김성오 옮김, 행복한책가게, 2014) 119쪽


집에서 엄마 밥을 우걱우걱 집어넣듯 모국어인 한글로 한바탕 내 감정을 쏟아냈다

→ 집에서 엄마 밥을 우걱우걱 집어넣듯 엄마말인 한말로 한바탕 내 마음을 쏟아냈다

→ 집에서 엄마 밥을 우걱우걱 집어넣듯 우리말로 한바탕 내 마음을 쏟아냈다

《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오리여인, seedpaper, 2016) 4쪽


모국어의 맑은 울림 소리에 단박에 매혹당할 수밖에 없다

→ 텃말은 맑은 울림 소리에 단박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 겨레말이 맑게 울리는 소리에 단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장석주, 문학세계사, 2016) 188쪽


의도적으로 내 모국어인 한국어를 백지상태에서부터 쌓아올렸다

→ 일부러 겨레말인 우리말을 하얗게 하고서 쌓아올렸다

→ 부러 겨레말인 한말글을 텅 비우고서 쌓아올렸다

→ 어릴적부터 쓰던 한말을 그냥 바닥부터 쌓아올렸다

《0 이하의 날들》(김사과, 창비, 2016) 148쪽


당대의 한국소설은 우리의 모국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모유라 할 수 있어요

→ 그무렵 우리글꽃은 우리 텃말에 숨결을 불어넣는 엄마젖이라 할 수 있어요

→ 그즈음 우리글꽃은 우리 겨레말에 새숨을 불어넣는 어미젖이라 할 수 있어요

《동사의 삶》(최준영, 푸른영토, 2017) 86쪽


영어와 내 모국어가 서로 사랑을 나누었다고

→ 영어와 내 뿌리말이 서로 사랑을 나누었다고

→ 영어와 내 텃말이 서로 사랑을 나누었다고

→ 영어와 내 겨레말이 서로 사랑을 나누었다고

《해와 그녀의 꽃들》(루피 카우르/신현림 옮김, 박하, 2018) 143쪽


모든 소리에서는 모국어에서는 자유에서는 흰 피가 솟았다

→ 모든 소리에서는 엄마말에서는 날개에서는 흰피가 솟았다

→ 모든 소리에서는 겨레말에서는 날갯짓에서는 흰피가 솟았다

《아우내의 새》(문정희, 난다, 2019) 27쪽


요즘 학계에서는, 모국어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매우 우세하다

→ 요즘 배움밭에서는 온말은 배운다기보다 저절로 익힌다고 하는 목소리가 높다

→ 요즘 배움판에서는 밑말은 배운다기보다 넌지시 알아차린다고들 여긴다

《언어의 아이들》(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 18쪽


멀리서 모국어를 데려와 선물하던 밤

→ 멀리서 우리말을 데려와 베풀던 밤

→ 멀리서 엄마말을 데려와 건네던 밤

→ 멀리서 겨레말을 데려와 읊던 밤

《빛의 자격을 얻어》(이혜미, 문학과지성사, 2021) 72쪽


모국어와 외국어로 살아가는 삶은 하나의 언어로 살아가는 삶보다

→ 우리말과 바깥말로 살자면 말 하나로 살기보다

→ 엄마말과 이웃말로 살기란 한 가지 말살림보다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이보현, 소나무, 2022) 6쪽


음유시인들이 모국어로 들려주는 시와 노래는 힘이 있고 풍요롭기에 우리가 나고 자란 땅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고 키워 준다

→ 노래지기가 겨레말로 들려주는 가락과 노래는 힘이 있고 넉넉하기에 우리가 나고자란 땅을 사랑하라고 일깨우고 키운다

→ 노래나그네가 엄마말로 들려주는 소리와 노래는 힘있고 푸짐하기에 우리가 나고자란 땅을 사랑하도록 일깨우고 키운다

→ 노래떠돌이가 우리말로 들려주는 노랫가락은 힘있고 빛나기에 우리가 나고자란 땅을 사랑하라고 일깨우고 키운다

《나의 덴마크 선생님》(정혜선, 민음사, 2022) 34쪽


두 말이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라면 부정하기 어렵다

→ 우리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두 말이 서로 다르다고 느낀다

→ 우리말로 살아가는 이라면 두 말이 서로 다르다고 느끼게 마련이다

《우리말 기본기 다지기》(오경철, 교유서가, 2024) 8쪽


모국어가 서툰 타국어로 점차 대체되는 동안 언어는 충분한 집이 될 수 없었다

→ 우리말을 서툰 이웃말로 조금씩 바꾸는 동안 말은 든든한 집이 될 수 없다

→ 엄마말을 서툰 바깥말로 차츰 갈아입히는 동안 말은 너른집이 될 수 없다

《갈등하는 눈동자》(이슬아·이훤, 먼곳프레스, 2026)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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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13.


《나도 캠핑 갈 수 있어!》

 하야시 아키코 글·그림/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2000.10.10.



오늘은 풀죽임물을 뿌리지 않는다. 풀벌레는 고즈넉이 하루 내내 노래한다. 매미가 다 수그러들었다 했더니, 오늘 여러 날 만에 한 마리가 쩌렁쩌렁 운다. 한낮은 좀 덥다 싶을 만큼 볕이 내리쬐고, 저물녘부터 다시 썰렁할 만큼 찬바람이다. 〈숲노래 책숲〉을 이럭저럭 새롭게 갈무리했다. 이튿날부터 한가위 코앞까지 쉬잖고 달릴 나날이다. 왼뒤꿈치는 거의 나았다. 조금 절름거리며 천천히 걸으면 그리 아프지는 않다. 뜨끈한 국을 먹으려고 한 솥 끓인다. 낮과 저녁에 빨래를 두 벌 한다. 우리집 빨래틀은 여름에 내내 선반 노릇을 하며 쉰다. 《나도 캠핑 갈 수 있어!》를 되읽었다. 이웃나라에서는 1984해에 처음 나왔다지. 일본책은 “첫 숲밤(はじめてのキャンプ)”으로 나왔다. 언니오빠하고 숲에서 하룻밤을 머물면서 별도 바라보고 풀벌레노래도 듣고 싶은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곱게 담은 줄거리이다. 요즈음 어린이는 어떨까? 들숲이나 멧숲에서 ‘별밤하루’를 누릴 틈이 있을까? 우리가 깃든 이곳도 별(푸른별·지구)이고, 이 별에서 바라보는 너머도 온통 별인 줄 알아차리면서 헤아릴 수 있을까? 모두 나란히 별인 줄 받아들일 적에,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르게 빛나는 별인 줄 생각할 수 있겠지. 낮에는 새노래로, 밤에는 벌레노래로, 낮에는 햇볕으로, 밤에는 별빛으로, 모든 아이어른이 고즈넉히 클 수 있기를 빈다.


#林明子 (1945∼) #はじめてのキャンプ (1984) (첫 숲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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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휘발윳값 인상…택시·트럭 운전사 '못 살겠다' 시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05559?sid=104


추미애,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경기도민 반대 청원 하루새 1만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97923


'10만 명 불법 사찰' 삼성 노조위원장, 유죄 판결 받으면 징계 해고 가능성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815304


박위, 논란 뒤 3주째 침묵…케냐 봉사 재조명 "봉사를 받으러 갔네" [MD이슈]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7/0004104394


"서류 대신 라면 끓여서 보고"…오세훈도 홀린 '특보'의 정체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331556


[속보]대통령 ‘긍정’33.1%…호남도 ‘부정’50.5%

https://v.daum.net/v/20260912175407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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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폄하·악의적 왜곡" 울컥…"민주당에서 연락" 결국 사퇴

https://v.daum.net/v/20260913115113401


‘오빠 게이트’ 연 한동훈…“술값 얼맙니까” 스폰서 물먹인 일화

https://v.daum.net/v/20260913102953486


장관 대신 의원 택한 용혜인 “난 떳떳…민주당이 결단해달라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747656

https://v.daum.net/v/20260913115552468


김승원의 비윤리, 용혜인의 몰염치

https://v.daum.net/v/20260913121442080


"나도 걸렸다" 고열에 오한...빨라진 독감, 코로나와 '트윈데믹' 우려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412941


홍서범·조갑경 아들 불륜소송 결론 났다..."전 며느리 일부 승소 확정"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412930?ntype=RANKING


추미애 "산후조리비 중단은 불가피한 선택"

https://n.news.naver.com/article/031/0001057887?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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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9.17.

숨은책 159


《조선교육》 1권 6호

 조선교육연구회·안호상 엮음

 문화당

 1947.10.15.



  일본굴레에서 풀려난 맞이한 나라에서 모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배움길’입니다. 오랫동안 제대로 배울 길이 없었기에 바야흐로 배움꽃을 펴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조선교육》은 이 나라가 새롭게 서도록 배움길을 가꾸어야 한다고 밝힙니다. ‘지상대학 특집’을 꾸려, 이 잡지를 읽으면서 열린배움길을 누릴 수 있도록 마음을 기울입니다. 그렇지만 풀려난 나라에서 모든 사람이 이 책이나 배움길을 누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한글조차 못 배운 이가 넘치는 나라에서 이 책은 온통 한자투성이로 엮거든요. 나라는 굴레에서 풀려난 지 이태가 지났어도 글바치는 일본 한자말을 고스란히 쓰는 틀에서 못 벗어납니다. 그런데 달책 안쪽에 ‘조선어학회’에서 엮은 《조선말 큰사전》 첫자락을 알리는 글을 실어요. 참말로 1947해에 《조선말 큰사전》 첫 자락이 나옵니다. 여섯 자락까지 찍을 종이와 돈이 모자라서 1957해에야 마무리를 짓습니다만, 풀려난 나라에서는 여섯 자락 가운데 고작 하나만 나왔어도 대단히 반기며 눈물젔었다고 들었습니다. 제 말을 찾고 제 빛을 누리며 제 목소리로 이야기를 펼 수 있는 줄 느꼈으니까요. 제 손으로 쓰고, 제 발로 걷고, 제 눈으로 보며 나눌 수 있는 줄 배우니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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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21 나무를 읽는 손

책벌레수다 : 휘두르지 않고 쓰다듬기



  나무는 우람하게 자라더라도 굳이 큰소리도 작은소리도 내지 않으면서 가만히 둘레를 아우른다. 나무가 맺는 씨앗은 더없이 작지만, 이 작은씨가 머잖아 아름숲으로 피어나는 첫길이다. 나무는 뭇새가 잔뜩 날아앉아도, 애벌레가 잎을 잔뜩 갉아도 그저 모두 내어준다.


  우리는 아이라는 나날이던 때에 아무런 손길을 못 받고 자랐을 수 있는데, 오늘은 어른과 어버이라는 자리에 서서 새록새록 따스하게 손길을 펴는 나무로 설 만하지 싶다. 올해(2026해)로 쉰 살이 넘은 분이라면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는 하루”를 신물나도록 겪었으리라. 마흔 살이 넘은 분도 툭하면 얻어터지면서 살아야 했을 테지. 서른 살이 넘은 분 언저리는 거의 안 맞는 나날을 보냈지 싶고, 스무 살이 넘는 분은 주먹다짐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터전이라고 느낀다.


  “맞고 컸”으니까 “때리면서 키우”기 쉽다. 우리나라 싸움터(군대)가 꼭 이런 꼬라지였다. 윗내기는 새내기를 신나게 두들겨패고 괴롭히고 막말을 일삼는다. 새내기는 가운데(중간고참)에 이를 무렵에 “예전에 얻어맞고 시달리던 그대로” 새내기를 억누르고 괴롭히는 몫을 맡아야 한다. 이런 얼뜬짓이 안 끊이는 모습이 지겨우면서 괴로웠다. 석걸음(상병)을 지날 즈음부터 또래(입영동기)를 말렸다. “얘들아, 우리까지만 죽도록 맞고서 끝내자. 이 멍청한 짓을 물려줄 수 없어.” “무슨 소리야? 너도 그렇게 맞았으면서 어떻게 그냥 지나가? 야, 우리가 때리고서 나가야지.” “그럼, 우리한테 맞는 동생들도 걔네가 우리 자리에 오면 똑같이 때리잖아? 우리부터 끊어야 하지 않아?” “와, 여기 부처님이 다 계시네. 아니, 예수님인가? 야, 우리는 그냥 육군보병 똥개야. 똥개일 뿐이니까 똥개로 구르다가 가야지.” “뭐, 우리가 똥개는 맞지만, 내가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주먹을 안 들고 말로 하면서 바꿀 수 있지 않겠니?” “네, 네, 너 혼자 그러세요.”


  책벌레는 책을 쥘 적마다 나무가 베푸는 빛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우리가 쥐는 모든 책은 아름숲에서 오고, 아름숲은 아름드리나무가 베푼 종이로 묶는다. 나무한테서 받은 종이에 어떤 글을 앉혀서 어떤 줄거리를 다루든, 책을 손으로 만질 때마다 나무를 만나고 느끼고 얘기한다고 느낀다.


  책벌레는 누구보다도 나무를 곁에 두는 삶이다. 시골 아닌 서울에서 살더라도 책벌레는 나무가 베푼 사랑을 어마어마하게 누리는 나날이다. 나무 한 그루 심을 땅뙈기조차 없는 땅밑집(지하실)이나 하늘집(옥탑방)에서 살더라도, 그냥 잿더미(아파트)에서 살더라도, 책벌레는 누구보다도 푸른책(환경책)을 가까이할 노릇이면서, 푸른살림을 일구려고 온힘을 기울여야지 싶다. 온통 ‘나무몸’인 ‘종이꾸러미’를 이루는 책이니까.


  나무는 언제나 베푸는데, 나무 스스로 ‘베푼다’고 여기지는 않는다고 느낀다. 나무는 그저 작은씨를 틔우고 깨워서 천천히 줄기를 올려서 푸르게 노래하려는 길이라고 느낀다. 우리집에서 자라는 나무이든, 마을이나 길에서 스치는 나무이든,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슬프고 아프게 줄기치기와 가지치기에 시달리는 나무이든, 그윽히 바라보다가 살며시 쓰다듬고 폭 안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입맞춤을 한다. 나는 나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책벌레로 걷는 하루이고 싶다.


  나무살림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낌없이 베푸는 나무”로 여기지만, 나무는 늘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지을 뿐이라고 본다. 사람은 늘 나무한테서 받고 누리고 얻되, 나무는 “사람한테 베푼다”는 마음이 아니라 “스스로 푸르게 빛난다”는 마음이라고 본다. 어찌 이렇게 여기느냐 물을 만하겠지. 마주하는 모든 나무를 쓰다듬고 안고 뺨을 대면서 물어본다. “넌 어떤 숨결인 사랑이기에 이토록 사람한테 넉넉히 베풀 수 있니?” 나무는 으레 우리 마음에 울리는 고즈넉한 빛소리로 사근사근 들려준다. “네(사람)가 나(나무)를 바라보는 눈빛 그대로, 나(나무)는 너(사람)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춤추고 노래하는 하루야.”


  나무는 나무 스스로 빛난다. 나무 곁에 선 사람은 사람으로서 나란히 빛날 수 있다. 나무한테서 얻는 살림을 기쁘며 반갑게 다루고 갈무리하면서 새롭게 오늘을 지으면, 나무도 사람 곁에서 어느새 ‘받고 누리’는 사랑이 있는 길이지 싶다.


  지난날 싸움터(군대)에서 겪은 일을 더 떠올려 본다. 그때(1995.11.6.) 싸움터에 끌려가서 마지막날(전역일 1995.12.31.)을 함께 맞이한 또래가 열이었던가. 마지막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에 눈이 오지게 내려서 쌓였다. 한 길(1m) 넘게 쌓인 눈이라 어떤 수레(트럭)도 다닐 수 없었다. 마지막말(전역신고)을 외치는 우리한테 중대장과 대대장은 “야,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하루 더 자고서 가지 그래? 걸어서 어떻게 먼 멧길을 내려가려고?” 하면서 웃는다. 우리는 한목소리로 “눈밭을 헤치며 내려가다가 벼랑에 떨어져 죽더라도 오늘 집으로 가겠습니다!”


  한나절 남짓 걸어서 내려가며 또래들하고 이야기한다. “최뱀, 너 대단하더라.” “뭐가?” “네가 꺾였을(상병6호봉) 때 우리를 다 모아서 동생들 때리지 말자고 했던 말 생각나?” “그럼, 생각나지.” “너 어떻게 애들 안 때리고 끝까지 버텼냐? 대단하다.” “난 너희가 더 대단해.” “에? 뭐가?” “아무리 얼뜬 놈들한테 신나게 얻어맞고 굴러야 했더라도, 어떻게 멀쩡하고 불쌍한 동생들을 그렇게 때릴 수 있냐? 우리가 뭘 잘못해서 맞은 적이 없잖아. 그놈(고참)들은 그냥 심심풀이로 때리고 괴롭혔잖아.” “그렇지.” “안 때리고도 함께할 수 있어. 이제는 주먹질은 지긋지긋하고, 사라져야 해.”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원당리에서 시골버스를 타고서 양구읍으로 나온다. 이제 다들 헤어질 때이다. 헤어지기 앞서 허름한 밥집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불술(소주)을 두 병씩 깠다. 눈물콧물을 흘리면서 “우리, 살아남았지? 그 눈밭을 헤치고서 드디어 그 불바다에서 살아나왔지?” 하는 말을 주고받았다. 나는 춘천으로 가서 기차를 탔다. 마지막으로 몸을 싣는 ‘티엠오’이다. 청량리역에서 내린 뒤 용산역 앞 〈뿌리서점〉부터 들른다. 책집지기 아저씨한테 큰절을 올리며 “저 이제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이제부터 뻔질나게 책을 보러 오겠습니다. 군대에서는 책을 한 줄도 읽을 수 없었으니, 읽어야 할 책이 어마어마합니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전철을 타는데, 어쩐지 쓸쓸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엠에프’라고 했다. 아이엠에프가 덮치면서 삽질(공사장 노가다) 일자리가 몽땅 사라졌다. ‘백두산부대 겉옷’을 입고 삽질을 나가면 일삯을 곱빼기로 준대서 잔뜩 별렸는데.


ㅍㄹㄴ


남성은 그들 내부의 여성과 융합할 때 창조적이 되고, 또 여성은 그들 안의 남성 속에 깃든 여성성과 닿을 때 창조적이 됩니다. 《지구, 우주의 한 마을》 22쪽


다른 사람의 문화를 파괴하는 것은 불멸성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사라예보의 올림픽 스타디움과 중앙도서관이 파괴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울었다. 신문에 실린 폐허가 된 도서관 사진이 무엇보다도 속상했다. 그 문화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251쪽


내가 혼자서 가만히 참고 있는 동안에, 유카리 일당뿐만 아니라 반 여학생 전체가 나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학교를 결석하지는 않았다. 누구 하나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도 선생님이 눈치 채지 못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했다. 《불균형》 20쪽


“그렇습니다. 당신도 바벨2세도 바벨 님의 피를 이어받은 자손입니다. 그러나 바벨2세 쪽이 보다 강한 바벨님의 피를 이어받은 것입니다.” … “내 최대의 힘을 쓸 수 없다는 건가. 그럼 이제 요마와 어떻게 싸우지?” “당신의 능력으로 싸우십시오. 당신이 수천 년 전에 그 능력으로 기적을 일으켰다면 인류는 당신을 신으로 모셨을 겁니다. 그건 요마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바벨 2세 2》 43, 226쪽


즉 항상 즐거운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설사 자신은 기분이 나빠도 미소를 띄우고 활력과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 … 단순생산직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창조적 전문가들은 자기들 일의 최종 수혜자와 직접 접촉하는 일은 별로 없다. 191, 193쪽



《지구, 우주의 한 마을》(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 창비, 2005.5.23.첫/2015.9.30.고침)

#APlaceinSpace #GarySnyder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템플 그랜딘/홍한별 옮김, 양철북, 2005.9.12.)

#ThinkinginPitures (1995년) #TempleGrandin

《불균형》(우오즈미 나오코/이경옥 옮김, 우리교육, 2004.10.22.)

#非バランス (1996년) #魚住直子

《바벨 2세 2》(요코야마 미쓰테루/이동섭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07.1.30.)

#バビル2世 #橫山光輝

《國家의 일》(로버트 비 라이시/남경우 외 옮김, 까치, 1994.7.1.)

#RobertBReich #WorkofNation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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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하나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5
팻 허친스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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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9.17.

그림책시렁 1881


《사냥꾼 하나》

 팻 허친스

 홍연미 옮김

 시공주니어

 1996.12.16.



  사냥꾼이란, 사냥할 짐승을 눈에 불을 켜면서 찾는 사람입니다. ‘사냥’이란 “목숨 빼앗기”입니다. 사냥은 나한테 없다고 여겨서 빼앗는 일이라서 ‘사납’게 마련입니다. 들숲메에서 얻을 적에는 ‘사냥’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고맙게 ‘얻는’다고 여깁니다. 낟알이나 열매나 남새는 모두 고맙게 얻는 푸른살림입니다. 이와 달리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는 사냥은 사납게 굴면서 노려보고 쏘아보면서 죽이려는 몸짓으로 갑니다. 《사냥꾼 하나》는 꼭 한 사람 있는 사냥꾼이 이리저리 부라리면서 쇳자루를 거머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냥꾼은 참말로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냥꾼은 둘러보거나 돌아보거나 헤아리거나 살피려는 눈이 아닌 터라, 그만 둘 있는 짐승도 넷이나 여섯이 있는 짐승도 못 알아봐요. 사냥감이 어디 있는지 두리번거릴 뿐, 목숨을 사로잡아서 혼자 쥐려고 하는 눈길이라서 셋이나 다섯이 있는 짐승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노려볼 적에는 마음을 안 읽습니다. 쏘아볼 적에도 마음을 안 봅니다. 사납게 달려드는 이라면 마음을 이으면서 함께 어울리는 길을 아주 팽개칩니다. 우리는 오늘 어떤 마음과 손길과 몸짓일는지 살펴야 합니다. 나부터 바로 이곳에서 무엇을 보며 이웃하려는지 생각해야지요.


#1Hunter #PatHutchin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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