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8.13.

숨은책 1184


《人生과 成功, 어떻게 하여 希望을 達成할가》

 전충헌 글

 농산어촌문화협회

 1949.3.26.첫/1949.5.25.2벌



  한겨레싸움이 터지기 앞서인 1949해요, 일본수렁에서 벗어났으나 두 나라로 갈린 채 더욱 어지럽게 치닫던 1949해입니다. 여태 우리 손으로 일구거나 가꿀 수 없던 터전이었고, 아직 누구나 배우는 길을 틔우지 못 하던 1949해입니다. 이무렵에 태어나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젊은이나 어른으로 하루를 지내는 사람들은 어떤 길이었을까요. 《人生과 成功, 어떻게 하여 希望을 達成할가》를 손에 쥔 분은 책자락이 마르고 닳도록 읽으신 듯합니다. 한 해가 저무는 겨울날 서울나루에서 장만했을 작은책에는 ‘人生·成功·希望·達成’ 같은 한자말 넷이 박힙니다. 이런 한자말은 오늘날에도 그저 널리 씁니다만, 우리 스스로 짓거나 엮은 낱말은 아닙니다. 일본사람 스스로 일본이라는 터전에서 살아갈 길을 찾으면서 ‘그들 터전에 맞게 빚은 말씨’입니다. 우리는 ‘살다·이루다·그리다·닿다’를 어떤 길로 걸어갈 만할까요. 하루를 어찌 살고, 뜻을 어찌 이루며, 사랑을 어찌 그리며, 길에 어찌 닿을 만할까요. 남처럼 되기에 ‘뜻을 이루는 삶’이지 않습니다. 번듯하거나 그럴듯하기에 ‘그린 길에 닿는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늦여름이 저무는 길목에 검은제비나비를 마당에서 마주친 하루입니다. 어떻게 날고 어디에 앉는지 물끄러미 지켜보자니, 작은아이도 마당으로 내려서다가 “어! 검은제비나비다!” 하고 외칩니다. 둘이 나란히 나비 한 마리를 지켜보는데 어느새 휙 담 너머로 날아갑니다.


- 4282年12月28日 서울역에서. 기념.

- 農山漁村文化協會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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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86 : -었- 푸르러졌


노랗게 무르익었다가 다시 푸르러졌다

→ 노랗게 무르익다가 다시 푸르다

→ 노랗게 무르익다가 다시 푸른빛이다

→ 노랗게 무르익다가 다시 풀빛이다

《성질머리하고는》(박유빈, 난다, 2025) 75쪽


우리말은 영어가 아니기에 함부로 어제꼴로 쓰면 영 어설픕니다. 무르익으며 빛깔이 바뀌니 노랗거나 빨갛게 마련인데, 노란빛이나 빨간빛이 사라진다고 할 적에는 “다시 푸르다”라 하면 됩니다. “다시 푸른빛이다”나 “다시 풀빛이다”라 하면 되고요. 구태여 영어처럼 ‘-었-’을 꼬박꼬박 넣으려고 할 일이 없습니다. 영어처럼 ‘-지다’를 굳이 써야 하지도 않고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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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81 : -의 미학적 완성된 경지에 있었


두 분의 글씨가 미학적으로 완성된 경지에 있었다면

→ 두 분 글씨가 아름답다면

→ 두 분 글씨가 눈부시다면

→ 두 분 글씨가 산드러진다면

→ 두 분 글씨가 곱다면

《이문재 산문집》(이문재, 호미, 2006) 61쪽


군말 ‘-의’는 덜어냅니다. 겉치레라 할 “미학적으로 + 완성된 경지에 있었다면”은 ‘아름답다면’으로 손볼 만합니다. ‘곱다면’이나 ‘눈부시다면’이나 ‘빛난다면’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반짝인다면’이나 ‘산드러진다면’이나 ‘매끈하다면’이나 ‘말쑥하다면’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미학적(美學的) : 미학을 바탕으로 하는

완성(完成) : 완전히 다 이룸

경지(境地) : 1. 일정한 경계 안의 땅 2. 학문, 예술, 인품 따위에서 일정한 특성과 체계를 갖춘 독자적인 범주나 부분 3. 몸이나 마음, 기술 따위가 어떤 단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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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82 : 대화를 나누 불편함을 느낄 그래서 -진다


대화를 나누다 나 혼자 불편함을 느낄 때면 그래서 더 외로워진다

→ 그래서 말을 나누다 나 혼자 거북할 때면 더 외롭다

→ 그래서 얘기하다 나 혼자 거슬릴 때면 더 외롭다

《학교에 페미니즘을》(초등성평등연구회, 마티, 2018) 101쪽


“나누는 말”을 한자말로 ‘대화’라 하기에, “대화를 나누다”라 하면 틀립니다. “말을 나누다”나 “얘기하다”로 바로잡습니다. 잘못 쓰는 옮김말씨인 “불편함을 느낄 때면”은 “거북할 때면”이나 “거슬릴 때면”으로 고쳐씁니다. 이음씨 ‘그래서’는 글 사이가 아닌 맨앞으로 옮깁니다. 옮김말씨 ‘외로워진다’는 ‘외롭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대화(對話) :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불편(不便) : 1.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 2.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괴로움 3. 다른 사람과의 관계 따위가 편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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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85 : 단어들 것 자살 무성생식 반복


이곳은 단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자살과 무성생식을 반복하는 숲

→ 이곳은 낱말이 너나없이 스스로죽고 그냥맺는 숲

→ 이곳은 말씨가 너나없이 멍청하고 그냥 퍼지는 숲

《성질머리하고는》(박유빈, 난다, 2025) 54쪽


영어라면 ‘word + s’처럼 쓰지만, 우리말은 ‘말’과 ‘낱말’이라고만 씁니다. ‘-들’을 함부로 안 붙입니다. “너 나 할 것 없이”는 ‘너나없이’로 손봅니다. 숲은 섣불리 ‘스스로죽’지 않습니다. 숲을 이루는 숨결 가운데 몇몇이 ‘혼맺이’를 하기도 합니다만, 으레 ‘서로맺이’를 합니다. 아무튼 “자살과 무성생식을 반복하는”은 “스스로죽고 그냥맺는”이나 “멍청하고 그냥 퍼지는”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ㅍㄹㄴ


단어(單語) :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자살(自殺) :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음 ≒ 변사·자재·자진·자폐·자해

무성생식(無性生殖) : [생명] 암수 배우자의 융합 없이 이루어지는 생식. 개체가 갈라지거나, 싹이 나거나 땅속줄기에서 나와 두 개 이상의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것으로, 단세포 생물과 식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반복(反復) : 같은 일을 되풀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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