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69 : 의욕적으로 만드는 굉장한 것 같


날 의욕적으로 만드는 솜씨가 굉장한 것 같아

→ 날 북돋우는 솜씨가 대단해

→ 날 일으키는 솜씨가 놀라워

→ 날 추키는 솜씨가 엄청나

→ 날 무척 잘 키워

→ 날 아주 잘 살려

→ 날 곱게 지펴

《당신은 세상의 중심이에요 2》(킨다이치 렌쥬로/김진아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22쪽


누가 무엇을 하라고 부추기거나 북돋우거나 이끌거나 밀 수 있습니다. 몸짓도 모습도 늘 다르기에, 이럴 때에 쓰는 낱말은 으레 다릅니다. “의욕적으로 만드는”은 ‘만들다’를 잘못 끼워넣은 옮김말씨입니다. 아무래도 ‘make’라는 영어를 잘못 옮긴 탓일 텐데, “-가 굉장한 것 같아”도 잘못 쓰는 말씨예요. “북돋우는 + 솜씨가 + 대단해”라든지 “아주 + 잘 + 살려”처럼 고쳐씁니다. ㅍㄹㄴ


의욕적(意欲的) :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 넘쳐 있는

굉장하다(宏壯-) : 1. 아주 크고 훌륭하다 2. 보통 이상으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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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68 : -들의 -ㅁ 것


열매들의 둥긂은 맨 처음 누가 꿈꾼 것일까

→ 둥근 열매는 맨 처음 누가 꿈꾸었나

→ 열매는 둥근데 맨 처음 누구 꿈일까

《웨하스를 먹는 시간》(조정인 글·전미화 그림, 문학동네, 2021) 31쪽


우리는 “열매들의 둥긂은” 같은 옮김말씨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열매는 둥근데”나 “둥근 열매는”이라 하면 됩니다. 군말 ‘것’은 덜어냅니다. 누구 맨 처음 꿈꾼 둥근 열매인지 가만히 헤아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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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백드롭back drop



백드롭(back drop) : [체육] 프로 레슬링에서, 상대의 허리를 뒤에서 감아 자기 몸을 뒤쪽으로 젖혀서 메치는 기술

back drop : 1. (무대의) 배경(막) 2. (주위) 배경 3. (사건의) 배경[환경]

バックドロップ(backdrop) : 1. 백드롭 2. 배경을 그린 현수막 3. (사건의) 배경



우리 낱말책에 영어 ‘백드롭’을 올림말로 싣는군요. 그러나 ‘뒤감기·뒤로 감다’나 ‘뒤감아치기·뒤감아메치기·뒤감아메어치기’로 고쳐씁니다. ‘뒤메치기·뒤메어치기’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갑자기 백드롭을 해서 미안해

→ 갑자기 뒤감아쳐서 잘못했어

→ 갑자기 뒤메치기 잘못했어

《푸른 봄! 1》(미모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09)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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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지지 않고 ㅣ 인생그림책 49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고정순 그림, 권정생 옮김 / 길벗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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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0.17.

그림책시렁 1889


《비에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글

 고정순 그림

 권정생 옮김

 길벗어린이

 2026.4.30.



  일본이웃 미야자와 겐지 님이 남긴 비나리인 “雨にも負けず”를 으레 “비에도 지지 않고”로 옮깁니다. ‘まける(負-)’는 “견디지 못하다”나 “버티지 못하다”를 가리킵니다. ‘負’라는 한자는 ‘지다’로 새기며, “짐이나 빚을 지다”를 가리키며, 짐이며 빚을 등에 잔뜩 지느라 ‘굽히’는 삶을 나타내요. 그러니 이웃나라 작은사람이 으레 읊던 비나리는 “비에도 굽히잖고”라든지 “비에도 견디고”쯤으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새로 나온 《비에 지지 않고》는 권정생 님이 옮긴 밑글에 그림을 얹은 얼거리입니다. 떠난 시골할배가 왜 일본이웃 비나리를 애써 옮겼을까 하고 돌아본다면, 온하루가 온통 아프며 앓을 뿐 아니라, 온나라와 온누리가 다들 다르게 아프고 앓으니, 이 모든 응어리를 빗물로 씻으면서 차분히 달래어서, 이 모든 곳에 새싹이 움틀 빗방울을 숨방울과 핏방울과 눈물방울로 지피자는 뜻이었다고 할 테지요.


  그렇다면 이제는 좀 생각해 봐야지 싶습니다. 이름난 두 어른을 앞세우는 그림책을 또 내놓으려고 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빗줄기를 맞아들여서 등줄기를 펴고 살림줄기를 손수 가꾸는 이야기를 쓰고 그리면 될 노릇입니다. 나라가 시키는 대로 ‘애국·충성·보은’에 갇히면서 이웃나라를 짓밟고 제나라마저 가두던 틀이 아파서 울던 작은사람 마음을 그대로 살피면서, 오늘 우리는 이곳에서 뭘 하는지 새길 일입니다.


  ‘서울나라’인 얼거리로 바로 이 땅에서 뭘 하는지, 어디에서 뭘 붙잡는지 뉘우칠 때라야 글도 그림도 새롭습니다. 서울이라는 끄나풀을 훌훌 털어낼 때라야, 시골빛을 노래한 두 어른이 남긴 말씨앗을 조금은 읽어내겠지요.


#雨にも負けず #宮澤賢治 #11월3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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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요정 ㅣ 사계절 그림책
윤담요 지음 / 사계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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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0.17.

그림책시렁 1895


《심심해요정》

 윤담요

 사계절

 2026.10.1.



  요즈음은 아이나 어른으니 곧잘 “심심해!” 하고 읊곤 합니다. 숱한 사람이 심심하게 하루를 보내는구나 싶습니다. 혼잣말이든 말버릇이든 심심하다고 느끼거나 여긴다면, 하루가 시시하다는 뜻입니다. 언제나 시들시들하기에 시시하고 심심할 뿐 아니라, 심든(힘든) 나날일 테지요. 그러면 왜 심심하고 시시하고 시들한지 헤아릴 노릇이지만, 심심하다고 외치거나 읊을 적에는 밑뿌리를 못 캐내게 마련입니다. 《심심해요정》은 심심한 아이를 찾아나서는 줄거리를 들려주는데, ‘심심한 삶’과 ‘심심한 맛’으로 파고들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일어나서 스스로 일하고 살림하고 놀이하는 나날이 아니라면, 남이 시킬 적까지 안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남이 시킬 적에는 시큰둥하게 쳐다보다가 비로소 움직이느라, 뭘 하면서도 스스로 심심하게 여기고 시들시들하게 보고 시시하게 느끼고 그야말로 심들(힘들)기에 얼른 심부름을 끝내고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테지요. 손전화를 들여다보는 모든 아이어른은 “일하지 않”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일거리에서 이야깃거리가 샘솟고, 일감에서 삶빛을 일궈요. 밥을 손수 지어서 거두고, 옷을 손수 지어서 돌보고, 집을 손수 지어서 가꾸는 길이라면 어느 누구도 안 심심합니다. ‘손수짓기’를 잊고 잃느라 몽땅 심심타령에 갇혀서 기운을 빨아먹히는 판입니다.


ㅍㄹㄴ


《심심해요정》(윤담요, 사계절, 2026)


심심한 사람들을 열심히 찾아야

→ 심심한 사람을 바지런히 찾아야

→ 심심한 사람을 꾸준히 찾아야

3


정말 심심할 때 말하는 심심해는 진짜 심심해

→ 참말 심심할 때 말하는 심심해는 참말 심심해

→ 아주 심심할 때 심심하다 말하면 그저 심심해

7


안 심심한데 괜히 말하는 심심해는 가짜 심심해

→ 안 심심한데 굳이 말하는 심심해는 거짓 심심해

→ 안 심심하면서 심심하다 말하면 시늉 심심해

7


방금 도착한 심심해요정들이 시끌시끌

→ 이제 닿은 심심해꽃님이 시끌시끌

→ 막 온 심심해작은숲이가 시끌시끌

→ 갓 내린 심심해꽃님이 시끌시끌

21


심심해를 남김없이 모아 요리를 시작해요

→ 심심해를 모아서 밥을 차려요

→ 심심해를 안 남기며 밥을 지어요

→ 심심해로 밥을 해요

25


이게 바로 진짜 심심해의 맛

→ 이제 바로 참 심심해맛

→ 이 맛이 바로 심심해

→ 이 맛이 심심해

→ 심심해는 바로 이 맛

29


그건 심심해요정들이 뿌린 심심해일 거예요

→ 바로 심심해아이가 뿌린 심심해랍니다

→ 아마 심심해꽃님이 뿌린 심심해예요

34


슬슬 심심해지지 않나요

→ 슬슬 심심하지 않나요

→ 슬슬 심심하지요 

3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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