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공기 空氣


 맑은 공기 → 맑은 바람 / 맑은 하늘 / 맑다

 공기가 탁하다 → 바람이 매캐하다 / 하늘이 뿌옇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다 → 싱그러운 바람을 마시다

 공기의 저항을 줄이다 → 맞받는 바람을 줄이다

 공기가 험악하다 → 기운이 사납다 / 흐름이 거칠다

 공기가 가벼워지다 → 기운이 가볍다 / 숨빛이 가볍다


  ‘공기(空氣)’는 “1. 지구를 둘러싼 대기의 하층부를 구성하는 무색, 무취의 투명한 기체 2. 그 자리에 감도는 기분이나 분위기”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바람·바람꽃’이나 ‘바람더미·바람떼·바람덩이·바람뭉치·바람무리·바람마당·바람판’으로 손봅니다. ‘하늘’이나 ‘기운’이나 ‘낌새’로 손보고요. ‘흐르다·흐름·흐름결·흐름길’이나 ‘흐름물·흐름빛·흐름판·흐름자취·흘러흘러’로 손볼 수 있습니다.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붙이·숨소리·숨길’이나 ‘숨결씨·숨빛씨·숨꽃씨·숨구멍·숫구멍·숨굴·숫굴’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가볍다·맑다’나 ‘없다·없어지다·있지 않다·나지 않다·안 나다·없는빛’으로 손볼 만하고요. ㅍㄹㄴ



따스한 햇살을 쬐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 햇볕을 따스히 쬐고 바람을 맑게 들이마시며

《작은 식물》(에릭 바튀/이수은 옮김, 달리, 2003) 2쪽


늪의 공기는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게 내려앉고

→ 늪바람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게 내려앉고

《악어소녀 수》(새런 암스 뒤세·앤 윌스도프/김수연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4) 5쪽


겨우내 슬픔이 고여 있던 영혼은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나 있는 호숫가에서 이제 맑은 공기가 된다

→ 겨우내 슬프게 고인 넋은 나무가 빽빽이 자라난 못가에서 이제 맑게 피어난다

《자유인의 풍경》(김민웅, 한길사, 2007) 354쪽


지금 도쿄로 가면 스모그로 오염된 공기와 콘크리트, 일에 쫓겨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 이제 도쿄로 가면 먼지구름으로 더러운 하늘과 잿빛, 일에 쫓겨 아이를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 하는 삶이 기다린다

→ 이제 도쿄로 가면 먼지더미로 더러운 바람과 잿빛, 일에 쫓겨 아이를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 하는 하루가 기다린다

《산촌 유학》(고쿠분 히로코/손성애 옮김, 이후, 2008) 22쪽


우리 몸에 맑고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숨쉬기를 해

→ 우리 몸에 바람을 맑게 불어넣어

→ 우리 몸에 바람이 맑게 스미라고 숨쉬기를 해

《입이 똥꼬에게》(박경효, 비룡소, 2008) 7쪽


상쾌한 맑은 공기까지도 모두 맡을 수가 있어요

→ 상큼한 맑은 바람까지도 모두 맡을 수가 있어요

《감기 걸린 도키, 냄새가 사라졌어요》(로베르토 피우미니·시프 포스트휘마/이태영 옮김, 걸음동무, 2011) 20쪽


서울에서는 계절 차이가 온도 차이일 뿐이지만, 시골에서는 공기, 식물, 냄새, 소리, 기분, 모든 것이 다 계절에 따라 바뀐다

→ 서울에서는 철이 날씨로 다를 뿐이지만, 시골에서는 바람, 풀꽃, 냄새, 소리, 느낌, 모두 다 철에 따라 바뀐다

《나는 영동사람이다》(유디트 크빈테른, 생각하는고양이, 2012) 157쪽


늑대는 기쁨의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늑대가 산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공기 냄새를 킁킁 맡는 소리가 들렸어요

→ 늑대는 기뻐서 소리를 내지릅니다. 늑대가 멧내음을 들이마시며 바람냄새를 킁킁 맡는 소리가 들려요

《높이 뛰어라 생쥐》(존 스텦토/최순희 옮김, 다산기획, 2013) 24쪽


공기가 그의 몸을 하늘로 두둥실 들어 올리는 게 느껴졌어요

→ 바람이 몸을 하늘로 두둥실 들어올린다고 느껴요

→ 바람이 몸을 하늘로 두둥실 들어올려요

《높이 뛰어라 생쥐》(존 스텦토/최순희 옮김, 다산기획, 2013) 34쪽


숲에서 울리는 소리는 단지 ‘공기의 진동인 음향’이 아니다

→ 숲에서 울리는 소리는 그저 ‘바람’이 아니다

→ 숲에서는 그저 ‘바람소리’가 울리지 않는다

《소리의 재발견》(토리고에 게이코/한명호 옮김, 그물코, 2015) 21쪽


여기는 공기가 달아

→ 여기는 바람이 달아

→ 여기는 맑고 달아

《고양이 노트 2》(이케후지 유미/김시내 옮김, 시리얼, 2016) 26쪽


급기야 세 번째 원소, 즉 인간실존의 새로운 원소 영역인 공기를

→ 그리고 셋째 씨앗, 곧 사람살이에서 새로운 자리인 바람을

→ 드디어 셋째 알, 곧 사람이 살도록 하는 새로운 자리인 바람을

→ 마침내 셋째 곬, 곧 사람이 있도록 하는 새로운 자리인 바람을

《땅과 바다》(칼 슈미트/김남시 옮김, 꾸리에, 2016) 128쪽


가끔은 바깥 공기 마시면서 점심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 가끔은 바깥바람 마시면서 낮밥 먹어도 어울릴 듯해서요

→ 가끔은 바깥바람 마시면서 샛밥 먹어도 즐거울 듯해서요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88쪽


그렇게 무거운 공기였던 적은 없었다

→ 그렇게 무거운 바람이던 적은 없었다

→ 그렇게 무거운 기운이던 적은 없었다

→ 그렇게 무겁던 적은 없었다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5》(히가시무라 아키코/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 63쪽


여긴 공기부터 다르구나

→ 여긴 바람부터 다르구나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조경국, 유유, 2017) 98쪽


인간의 출입이 적은 장소는 공기가 맑아서

→ 사람이 적게 드나드는 곳은 바람이 맑아서

→ 사람이 거의 안 오는 곳은 하늘이 맑아서

《파란 만쥬의 숲 3》(이와오카 히사에/오경화 옮김, 미우, 2017) 48쪽


몸은 신선한 공기를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 몸은 싱그러운 바람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 몸은 맑은 바람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내일 새로운 세상이 온다》(시릴 디옹/권지현 옮김, 한울림, 2017) 15쪽


마음을 나누는 그 시간과 공기까지 포괄하는 것일 테다

→ 마음을 나누는 그때하고 바람까지 아우를 터이다

→ 마음을 나누는 그 하루랑 기운까지 아우를 터이다

→ 마음을 나누는 그 한때랑 숨결까지 아우를 터이다

《밥을 지어요》(김혜경, 김영사, 2018) 7쪽


차가운 공기가 뺨을 때린다

→ 바람이 차갑다

→ 바람이 차다

《물 속을 나는 새》(이원영, 사이언스북스, 2018) 7쪽


어제부터 공기가 습했잖아

→ 어제부터 바람이 추지잖아

→ 어제부터 눅눅하잖아

《책벌레의 하극상 1부 7》(카즈키 미야·스즈카·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7쪽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평상시 느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할 수도 있어요

→ 마치 대수로운 바람을 으레 느끼지 못하는 삶과 비슷할 수도 있어요

→ 마치 고마운 바람을 그냥그냥 못 느끼는 모습과 비슷할 수도 있어요

《선생님, 평화가 뭐예요?》(배성호·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5쪽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균의 존재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바람에 떠다니는 팡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하늘에 떠다니는 꼬물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정문주 옮김, 더숲, 2021) 51쪽


공기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좁은 밀폐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 바람이 제대로 들지 않는 곳에 갇혔기 때문이다

→ 바람이 제대로 안 드는 가두리에 있기 때문이다

《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박현주, 책공장더불어, 2021) 138쪽


초자연의 생물이라면 사대원소를 다를 필요가 있겠죠? 4대원소란 고대 그리스인이 생각한 세상의 기본요소, 공기·물·불·흙을 말합니다

→ 너머누리 숨붙이라면 네고리를 다뤄야겠죠? 네고리란 옛 그리스사람이 생각한 온누리 바탕, 바람·물·불·흙입니다

→ 그곳 목숨붙이라면 네곬을 다뤄야겠죠? 네곬이란 옛 그리스사람이 생각한 온누리 밑동, 바람·물·불·흙입니다

→ 빛나는 숨결이라면 네길을 다뤄야겠죠? 네길이란 옛 그리스사람이 생각한 온누리 뿌리, 바람·물·불·흙입니다

→ 하늘빛 목숨이라면 네바탕을 다뤄야겠죠? 네바탕이란 옛 그리스사람이 생각한 온누리 씨앗, 바람·물·불·흙입니다

→ 별나라 숨빛이라면 네밑동을 다뤄야겠죠? 네밑동이란 옛 그리스사람이 생각한 온누리 얼개, 바람·물·불·흙입니다

《부엌의 드래곤 4》(시마다 리리·미요시 후루마치/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20쪽


바람도 거리에 흩어진 종잇조각을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공기의 흐름에 가까웠다. 그것이 내 등을 떠밀었다

→ 바람도 거리에 흩어진 종잇조각을 움직이지는 ㅇ낳는다. 오히려 가볍게 흐른다. 가벼운 바람이 등을 떠민다

《늦여름》(호리 다쓰오/안민희 옮김, 북노마드, 2024) 49쪽


공짜 원료인 빛, 물, 공기의 선물을

→ 빛, 물, 바람을 거저로 받아서

→ 빛, 물, 바람을 그냥 얻고서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노승영 옮김, 다산초당, 2025)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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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개인차 個人差


 개인차를 고려하여 학습을 지도하다 → 다 다른 줄 살펴 가르치다

 어린이의 언어 습득은 개인차가 크다 → 어린이는 저마다 말을 다르게 익힌다


  ‘개인차(個人差)’는 “각 개인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이나 특성의 차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다르다·남다르다’나 ‘튀다·톡톡 튀다’로 고쳐씁니다. ‘새롭다·새삼스럽다·산뜻하다·상큼하다’나 ‘갖가지·가지가지·갖은’이나 ‘딴판·유난’으로 고쳐써도 돼요. ‘나다움·나답다·내 나름대로·내 눈’이나 “내 나름대로·우리 나름대로”나 “내 눈길·내 눈”로 고쳐써요. ‘제가락·제멋·제빛·제결’로 고쳐쓸 만하고, ‘열리다·트이다’나 ‘온갖빛·온빛’으로 고쳐씁니다. ‘재미나다·멋·멋있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삶’이나 ‘나·너·우리’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사람·빛·마음’으로 고쳐쓸 수 있어요. ㅍㄹㄴ



필자의 개인차를 어찌할 수 없어서 전편을 통하여 통일을 결할 우려가 다분히 있었던 것이다

→ 글쓴이마다 다르니 어찌할 수 없어서 온글을 못 어우를까 적이 걱정스러웠다

→ 글지기마다 제가락이라 어찌할 수 없어서 다 아우르지 못할까 퍽 근심스러웠다

《과학실험도해 대사전-생물실험편》(편집부, 대한과학도서간행회, 1962) 옮긴이 말


소위 말문이 터진다는 피크 타임(PEAK TIME)은 개인차가 있지만 2∼3세 무렵이다

→ 이른바 말꼬가 터진다는 때는 모두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길이 날아오르는 때는 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이 반짝이는 때는 저마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언어의 아이들》(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 16쪽


개인차가 있겠으나 내게 시작(詩作)은 어떤 의식과도 같아서 절대적 몰입을 요하는 고도의 내밀한 작업이다

→ 다 다를 텐데 나는 노래를 비나리처럼 쓰기에 오롯이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 사람마다 다른데 나는 비나리마냥 노래를 쓰기에 온마음을 쏟아야 한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손세실리아, 강, 2021)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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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피크·피크타임peak time



피크(peak) : 1. 어떤 상태가 가장 고조될 때 2. 어떤 양이 가장 많아지는 순간의 값

peak time : (= prime time)

prime time(peak time, peak viewing time) : (텔레비전 시청·라디오 청취의) 황금 시간대

ピ-クタイム(peak time) : 피크 타임, (어떤 일의 정도·활동 등이) 가장 혼잡하거나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이나 때



아무래도 일본영어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듯한 ‘피크타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어 ‘피크’도 굳이 쓸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꽃날·꽃나날·꽃등·꽃찌·꽃피다·꽃피우다·꽃피움’이나 ‘마루·마루벌’이라 하면 됩니다. ‘날다·날리다·날려가다·날아다니다·날아오르다’나 ‘눈부시다·반짝날·반짝나날·반짝나절·반짝철’이라 할 만해요. ‘반짝·반짝꽃·반짝불·반짝반짝·반짝이다·반짝하다’나 ‘빛나다·빛내다·빛빛·빛바르다·빛있다·빛접다·빛나리’나 ‘빛눈·빛눈길·빛마루·빛날·빛나날·빛철·빛찾다’라 할 수 있습니다. ‘도드라지다·두드러지다·돋보이다·도두보이다’나 ‘장사철·무르익다·물오르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솟다·솟구치다·솟아나다·솟아오르다·치솟다’나 ‘신바람길·신바람날·신바람철’이나 ‘아름날·아름나날·아름철’이라 할 만하고요. ‘고개·고갯길·고갯마루·고개앓이’나 ‘고비·고빗길·고빗사위·고비앓이’나 ‘재·잿길·잿마루·재빼기·재앓이’를 쓸 수 있습니다. ‘타오르다·달아오르다·흐드러지다·흐무러지다’나 ‘터지다·터져나오다·터져오르다·터질 듯하다’라 할 수 있어요. ‘한고비·한물·한창·한철’이라 할 만하고, ‘활활·홀홀·훌훌·활활 날다·활활 타다·활활 타오르다’나 ‘훨훨·훨훨 날다·훨훨 타다·훨훨 타오르다’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소위 말문이 터진다는 피크 타임(PEAK TIME)은 개인차가 있지만 2∼3세 무렵이다

→ 이른바 말꼬가 터진다는 때는 모두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길이 날아오르는 때는 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이 반짝이는 때는 저마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언어의 아이들》(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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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아이들 - 아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언어를 배울까?
조지은.송지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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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9.18.

까칠읽기 141


《언어의 아이들》

 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4.19.



  아이는 천천히 배우면서 철이 든다. 철이 들면서 눈을 뜨기에 새롭게 일어서는 사람인 어른으로 나아간다. 천천히 배우는 길하고 멀 적에는 철이 들지 않고 나이만 먹는다. 철이 안 들면서 나이만 먹으면 눈을 뜨지 않으니, 이때에는 새롭게 일어서지 않으며, 조금도 어른스럽지 않아 ‘늙는(나이만 먹는)’다.


  모든 아이는 어려서부터 소꿉을 놀면서 살림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온몸으로 익힌다. 소꿉을 놀 틈을 누리면서 심부름을 하나둘 하기에 비로소 살림이 무엇인지 느긋이 알아가고 일이 어떠한지 조금씩 알아챈다. 소꿉놀이가 없는 채 몸뚱이만 껑충 크면 살림(집살림)뿐 아니라 일(집일)조차 모르고 말아, 도무지 철이 안 든다.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돈을 벌면 ‘밥벌이’일 뿐이고, 돈을 버는 자리는 ‘돈벌이’이다. 밥벌이와 돈벌이도 때때로 ‘일’이 되지만, ‘일’이란 ‘일어나’고 ‘일으키’면서 스스로 하는 몸짓을 가리킨다. 숨결을 살리는 몸짓이라서 ‘살림’이라고 하듯, 숨빛을 일으키면서 스스로 일어나는 몸짓일 적에 ‘일’이다.


  아이라는 삶을 거쳐서 어른이라는 살림을 맞아들인다면, 아이가 말을 배우고 익히면서 펴는 길은 오롯이 사랑인 줄 알아본다. 놀이·소꿉이 일·살림으로 천천히 물들면서 피어나는 길을 헤아리지 않을 적에는 “아이가 어떻게 말을 배우지?” 하고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일본말씨로 책이름을 붙인 《언어의 아이들》을 읽었다. 우리말씨로 풀어본다면 “말하는 아이들”이요, “말과 어린이”에 “아이는 말한다”쯤이다. ‘말’이 무엇인지 살피고 짚고 읽으면서 헤아리려고 한다면, 굳이 ‘말’을 ‘언어(言語)’로 적을 까닭이 없다. 마음을 담아내어 나누려는 소리가 ‘말’이다.  서로 주고받으면서 새롭게 일으키려고 마음에 담는 소리이기에 ‘말씨’이다. 스스로 일과 살림을 익히고 펴면서 내놓는 소리이기에 ‘말씀’이다.


  어릴적에만 말을 놀랍게 배우지 않는다. ‘배움빛’이라는 숨빛을 한결같이 잇는 사람은 서른 살이건 쉰 살이건 일흔 살이건 눈빛을 밝히면서 말을 즐겁게 배워서 쓸 줄 안다. 배움빛은 ‘학교’에만 있다고 여기느라 그만 말빛을 잊는다(언어 습득 능력 저하).


  말은 씨앗(말씨)이면서 숨(말씀)이니, 말로 모두 짓는다. 아무 말이나 하니까 아무렇게나 굴거나 망가뜨리지. 하나하나 짚고 말하려고 하기에 하늘빛처럼 함께 일군다. 


  한자로 가리키는 ‘평화’란 “고르게 나누며 아늑한 길”이라고 여길 만하다. ‘평화’하고 맞선 낱말이라면 “혼자 움켜쥐면서 모두 괴로운 굴레”라고 느낀다. 이런 얼개로 본다면, ‘평화 = 나눔’이요, ‘평화가 아닌 길 = 죽음/빼앗기’라고도 여길 만하지 싶다.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받아들이려고 하는 눈을 잊는 바람에 모든 일이 수수께끼라고 여기면서 어렵다.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서 아이로 자라는 길로 어른으로 일어서기에, “나는 어떻게 말을 할까?” 하고 곰곰이 생각에 잠길 적에는 쉽게 바라보면서 쉽게 풀어내면서 수월하다.


  말을 말답게 쓰지 않기에 말빛이 바랜다. 말을 말답게 쓰면 골(뇌)이 늘 꽃처럼 피어나는 곳으로 자란다. 스스로 말씨를 심는 사람은 반짝반짝하는 머리로 말마디를 노래한다. 스스로 “나이들면 다 잊어버려” 하고 읊는 사람은 그야말로 스스로 머리와 마음과 몸을 나란히 죽이는 셈이다.


  《언어의 아이들》은 나쁜책이라고 느끼지 않되, 첫이름부터 ‘어렵게(학문적 접근과 탐구)’ 붙이면서 스스로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 밑글(기초자료)은 바로 온누리 모든 어린이일 뿐 아니라 모든 어른이다. 누구보다도 글쓴이 스스로 돌아볼 수 있으면 된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흔 살에 이르러도 새말을 빚고 짓고 배우면서 즐겁게 삶을 가꾼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고작 열 살이나 스무 살에도 막말이나 거친말이나 밉말을 쏟아내면서 ‘죽은눈’에 ‘죽은마음’에 ‘죽은몸’처럼 뒹굴게 마련이다.


ㅍㄹㄴ


인간의 말이 경이로운 이유 중 하나는, 언어에 무한한 창의력이 담겨 있기 땜누이다. 15쪽


이 엄청난 언어 습득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사라진다. 소위 말문이 터진다는 피크 타임(PEAK TIME)은 개인차가 있지만 2∼3세 무렵이다. 16쪽


언어는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이 언어가 주어진다. 69쪽


즉 아이들은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78쪽


종종 한국어에 빈번하게 영어 단어를 섞어서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서 과도하게 영어 단어를 섞어 사용하면 듣는 사람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표현하는 한국어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니고, 화자의 한국어 어휘가 부족한 것도 아니라면 더 그렇다. 214쪽


+


《언어의 아이들》(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 이 책을 쓰기까지 도와주신 숱한 분이 고맙다

→ 이 책을 쓰는 동안 도와준 모든 분한테 절한다

10쪽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것만큼 신기한 것도 없다

→ 말을 배우는 아이들만큼 놀라운 일도 없다

→ 아이들은 말을 놀랍게 배운다

→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모습은 놀랍다

15쪽


첫돌이 될 때쯤 말을 하기 시작한다.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은 그보다 더 이전이다

→ 첫돌이 될 때쯤 말을 한다. 말은 그보다 앞서 알아듣는다

→ 첫돌이 될 때쯤 말을 하는데 이보다 앞서 말을 알아듣는다

15쪽


소위 말문이 터진다는 피크 타임(PEAK TIME)은 개인차가 있지만 2∼3세 무렵이다

→ 이른바 말꼬가 터진다는 때는 모두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길이 날아오르는 때는 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이 반짝이는 때는 저마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16쪽


그런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 굉장히 기특하고 신통방통하다고 말이다

→ 그런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한다니 무척 갸륵하고 놀랍다고 말이다

→ 그런 곳에서 그렇게 말을 한다니 아주 깜찍하고 대견하다고 말이다

18쪽


요즘 학계에서는, 모국어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매우 우세하다

→ 요즘 배움밭에서는 온말은 배운다기보다 저절로 익힌다고 하는 목소리가 높다

→ 요즘 배움판에서는 밑말은 배운다기보다 넌지시 알아차린다고들 여긴다

18쪽


부사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 어찌말을 잘 쓸 수 있는지

→ 억말을 알맞게 다룰 수 있는지

29쪽


음소가 무엇인지

→ 낱이 무엇인지

→ 소리가 무엇인지

→ 낱소리가 뭔지

→ 낱끝이 무엇인지

35쪽


아이의 언어 습득은 태아 때부터 알아차릴 틈도 없이,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한 발짝씩 진행된다

→ 아이는 뱃속아기 때부터 알아차릴 틈도 없이, 흐름대로 한 발짝씩 말을 익힌다

→ 아이는 아기 때부터 알아차릴 틈도 없이, 하루하루 한 발싹씩 말을 익힌다

54쪽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조음 기관의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 말소리가 생기는 소릿골 자리를 풀이한다

→ 말소리를 낳는 소릿길 자리를 보여준다

→ 말소리를 빚는 소리집 자리를 나타낸다

→ 말소리를 이루는 소리터 자리를 밝힌다

83쪽


연구개음은 혓몸과 입천장의 연구개, 조음 기관의 위치 그림 6의 8번 부위를 접촉하면서 조음이 되는 소리이다

→ 뒤혓바닥소리는 혓몸과 입우대 여린쪽, 입꽃 자리그림 여섯째 8꼭지를 대면서 가누는 소리이다

→ 여린입우댓소리는 혓몸과 여린입우대, 소리그루 그림 여섯째 8대목에 닿으면서 고르는 소리이다

85쪽


한국어에는 단모음 이외에도 이중 모음(diphthong)이 존재한다

→ 한말글에는 홑홀소리 말고도 겹홀소리도 있다 

→ 한말글에는 낱홀소리 말고도 거듭홀소리도 있다

91쪽


소리의 세계를 정복하며 한 발짝

→ 소리누리를 다지며 한 발짝

→ 소리나라를 깨며 한 발짝

→ 소리바다를 품으며 한 발짝

109쪽


들어맞는 단어가 있다면 굳이 조어를 하지 않는다

→ 들어맞는 낱말이 있다면 굳이 새로 짓지 않는다

→ 들어맞는 낱말이 있다면 굳이 새로 엮지 않는다

134쪽


백지 상태였던 아이들은 단어를 습득할 때, 결코 그 의미를 되는대로 추측하지 않는다

→ 아직 모르는 아이는 낱말을 익힐 때 뜻을 되는대로 짚지 않는다

→ 새하얀 아이는 낱말을 받아들일 때 뜻을 되는대로 보지 않는다

→ 처음 낱말을 배우는 아이는 낱말뜻을 되는대로 넘겨짚지 않는다

146쪽


우리말에서 체언이란 문장의 몸, 즉 주어가 될 수 있는 단어들로

→ 우리말에서 몸말이란 글몸, 그러니까 임자가 될 수 있는 말로

→ 우리말에서 임자씨란 글월몸, 곧 기둥이 될 수 있는 낱말로

154쪽


영어로 된 문장의 경우, 어순이 바뀌었을 때 의미가 바뀌었다

→ 영어는 글흐름이 바뀌면 뜻이 바뀐다

→ 영어로 쓴 글은 말길이 바뀌면 뜻이 바뀐다

158쪽


형태소란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 꼴은 뜻을 나타내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풀 수 있다

→ 몬은 뜻을 품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여길 수 있다

→ 낱은 뜻이 있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나눌 수 있다

→ 낱꼴은 뜻이 있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161쪽


아이들은 나열의 연결 어미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 것인데

→ 아이는 벌이는 이음꼴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 아이는 풀어놓는 잇꼴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 아이는 펼치는 이은끝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 아이는 줄짓는 잇끝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168쪽


신체 부위를 나타내는 단어들의 경우

→ 몸집을 나타내는 낱말은

→ 몸뚱이를 나타내는 말은

→ 우리몸을 나타내는 말씨는

→ 허우대를 나타내는 이름은

183쪽


정확히 누가 바이링구얼, 즉 이중 언어 화자인지 그 선을 명확히 정하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꽃인지 또렷이 가리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길인지 똑똑히 나누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내기인지 바로 금긋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살이 꼭꼭 가누기는 쉽지 않다

→ 딱히 누가 두말살림인지 따지기는 쉽지 않다

203쪽


앞의 두 가지 질문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 더 있다

→ 앞서 물은 두 가지로는 풀지 못한 대목이 하나 더 있다

→ 앞서 물어본 두 가지로는 못 푼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24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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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다르구나



나무 한 그루에 돋는 잎은 모두 달라. 네가 나무 한 그루를 그리려 한다면, 10만이나 100만 갈래로 다른 나뭇잎빛과 나뭇잎결을 담을 노릇이야. 풀밭을 이루는 토끼풀은 모두 달라. 잎이 셋이건 넷이건 다섯이건 그야말로 모두 다르게 푸른들을 이뤄. 그러니까 사람도 모두 다르지. 옷차림이나 몸뚱이만 다르지 않아. 샘솟는 생각도 달라. 사랑을 지펴서 나누는 모습과 삶도 달라. ‘사람’으로서는 나란하고, ‘사랑’으로는 함께해. ‘마음’으로도 한빛이야. 그러나 살아가는 길이 다르고, 사랑을 찾는 길이 다르고, 마음을 보는 눈이 달라. 모두 다르기에 서로 다가가고 다가오면서 만나. 그저 같다면 그저 뭉친 덩이일 테니까, 그저 같을 적에는 안 다가가고 안 다가와. 다른 빛과 숨과 결을 느껴서 읽을 적에 문득 고개를 들고서 알아채. 다른 몸이되 나란한 넋인 줄 알아채기에 오늘 선 이곳을 가꾸는 마음을 일으켜. 마음을 새롭게 일으키기에 스스로 반짝반짝 노래하면서 말을 틔우지. 툭툭 치면 소리가 날 뿐이야. 바람길을 틔우니 먼저 노래가 흘러들고, 이 노랫길을 따라서 마음을 얹은 말이 오갈 수 있단다. 다른 너와 나는 다르게 담아서 함께 나누는 사이야. 너와 나는 ‘같은 곳’에서 ‘같은 모습’을 보며 느끼고 배우는 바를 말로 주고받아. 처음에는 그저 다르게 느끼고 배우는데, 어느새 너는 ‘내 눈’으로도 보고, 나는 ‘네 눈’으로도 봐. 서로 다른 눈뿐 아니라 나란히 흐르는 눈으로도 본단다. 한 해는 다 다른 365날을 하나로 묶어. 이러면서 모든 해는 늘 다르지. 다른 ‘한 해’를 묶는 기나긴 ‘모든 해’인데, 이렇게 늘 다른 줄 새롭게 알아내고 알아보고 알아차리는 사람은, 밤마다 기쁘게 잠들고 새벽마다 반갑게 깨어나. 늘 다르기에 늘 새롭게 열고 닫고 여미고 담는 몸짓을 즐겁게 잇는단다. 2026.9.16.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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