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아이들 - 아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언어를 배울까?
조지은.송지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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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9.18.

까칠읽기 141


《언어의 아이들》

 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4.19.



  아이는 천천히 배우면서 철이 든다. 철이 들면서 눈을 뜨기에 새롭게 일어서는 사람인 어른으로 나아간다. 천천히 배우는 길하고 멀 적에는 철이 들지 않고 나이만 먹는다. 철이 안 들면서 나이만 먹으면 눈을 뜨지 않으니, 이때에는 새롭게 일어서지 않으며, 조금도 어른스럽지 않아 ‘늙는(나이만 먹는)’다.


  모든 아이는 어려서부터 소꿉을 놀면서 살림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온몸으로 익힌다. 소꿉을 놀 틈을 누리면서 심부름을 하나둘 하기에 비로소 살림이 무엇인지 느긋이 알아가고 일이 어떠한지 조금씩 알아챈다. 소꿉놀이가 없는 채 몸뚱이만 껑충 크면 살림(집살림)뿐 아니라 일(집일)조차 모르고 말아, 도무지 철이 안 든다.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돈을 벌면 ‘밥벌이’일 뿐이고, 돈을 버는 자리는 ‘돈벌이’이다. 밥벌이와 돈벌이도 때때로 ‘일’이 되지만, ‘일’이란 ‘일어나’고 ‘일으키’면서 스스로 하는 몸짓을 가리킨다. 숨결을 살리는 몸짓이라서 ‘살림’이라고 하듯, 숨빛을 일으키면서 스스로 일어나는 몸짓일 적에 ‘일’이다.


  아이라는 삶을 거쳐서 어른이라는 살림을 맞아들인다면, 아이가 말을 배우고 익히면서 펴는 길은 오롯이 사랑인 줄 알아본다. 놀이·소꿉이 일·살림으로 천천히 물들면서 피어나는 길을 헤아리지 않을 적에는 “아이가 어떻게 말을 배우지?” 하고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일본말씨로 책이름을 붙인 《언어의 아이들》을 읽었다. 우리말씨로 풀어본다면 “말하는 아이들”이요, “말과 어린이”에 “아이는 말한다”쯤이다. ‘말’이 무엇인지 살피고 짚고 읽으면서 헤아리려고 한다면, 굳이 ‘말’을 ‘언어(言語)’로 적을 까닭이 없다. 마음을 담아내어 나누려는 소리가 ‘말’이다.  서로 주고받으면서 새롭게 일으키려고 마음에 담는 소리이기에 ‘말씨’이다. 스스로 일과 살림을 익히고 펴면서 내놓는 소리이기에 ‘말씀’이다.


  어릴적에만 말을 놀랍게 배우지 않는다. ‘배움빛’이라는 숨빛을 한결같이 잇는 사람은 서른 살이건 쉰 살이건 일흔 살이건 눈빛을 밝히면서 말을 즐겁게 배워서 쓸 줄 안다. 배움빛은 ‘학교’에만 있다고 여기느라 그만 말빛을 잊는다(언어 습득 능력 저하).


  말은 씨앗(말씨)이면서 숨(말씀)이니, 말로 모두 짓는다. 아무 말이나 하니까 아무렇게나 굴거나 망가뜨리지. 하나하나 짚고 말하려고 하기에 하늘빛처럼 함께 일군다. 


  한자로 가리키는 ‘평화’란 “고르게 나누며 아늑한 길”이라고 여길 만하다. ‘평화’하고 맞선 낱말이라면 “혼자 움켜쥐면서 모두 괴로운 굴레”라고 느낀다. 이런 얼개로 본다면, ‘평화 = 나눔’이요, ‘평화가 아닌 길 = 죽음/빼앗기’라고도 여길 만하지 싶다.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받아들이려고 하는 눈을 잊는 바람에 모든 일이 수수께끼라고 여기면서 어렵다.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서 아이로 자라는 길로 어른으로 일어서기에, “나는 어떻게 말을 할까?” 하고 곰곰이 생각에 잠길 적에는 쉽게 바라보면서 쉽게 풀어내면서 수월하다.


  말을 말답게 쓰지 않기에 말빛이 바랜다. 말을 말답게 쓰면 골(뇌)이 늘 꽃처럼 피어나는 곳으로 자란다. 스스로 말씨를 심는 사람은 반짝반짝하는 머리로 말마디를 노래한다. 스스로 “나이들면 다 잊어버려” 하고 읊는 사람은 그야말로 스스로 머리와 마음과 몸을 나란히 죽이는 셈이다.


  《언어의 아이들》은 나쁜책이라고 느끼지 않되, 첫이름부터 ‘어렵게(학문적 접근과 탐구)’ 붙이면서 스스로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 밑글(기초자료)은 바로 온누리 모든 어린이일 뿐 아니라 모든 어른이다. 누구보다도 글쓴이 스스로 돌아볼 수 있으면 된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흔 살에 이르러도 새말을 빚고 짓고 배우면서 즐겁게 삶을 가꾼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고작 열 살이나 스무 살에도 막말이나 거친말이나 밉말을 쏟아내면서 ‘죽은눈’에 ‘죽은마음’에 ‘죽은몸’처럼 뒹굴게 마련이다.


ㅍㄹㄴ


인간의 말이 경이로운 이유 중 하나는, 언어에 무한한 창의력이 담겨 있기 땜누이다. 15쪽


이 엄청난 언어 습득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사라진다. 소위 말문이 터진다는 피크 타임(PEAK TIME)은 개인차가 있지만 2∼3세 무렵이다. 16쪽


언어는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이 언어가 주어진다. 69쪽


즉 아이들은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78쪽


종종 한국어에 빈번하게 영어 단어를 섞어서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서 과도하게 영어 단어를 섞어 사용하면 듣는 사람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표현하는 한국어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니고, 화자의 한국어 어휘가 부족한 것도 아니라면 더 그렇다. 214쪽


+


《언어의 아이들》(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 이 책을 쓰기까지 도와주신 숱한 분이 고맙다

→ 이 책을 쓰는 동안 도와준 모든 분한테 절한다

10쪽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것만큼 신기한 것도 없다

→ 말을 배우는 아이들만큼 놀라운 일도 없다

→ 아이들은 말을 놀랍게 배운다

→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모습은 놀랍다

15쪽


첫돌이 될 때쯤 말을 하기 시작한다.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은 그보다 더 이전이다

→ 첫돌이 될 때쯤 말을 한다. 말은 그보다 앞서 알아듣는다

→ 첫돌이 될 때쯤 말을 하는데 이보다 앞서 말을 알아듣는다

15쪽


소위 말문이 터진다는 피크 타임(PEAK TIME)은 개인차가 있지만 2∼3세 무렵이다

→ 이른바 말꼬가 터진다는 때는 모두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길이 날아오르는 때는 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 이른바 말이 반짝이는 때는 저마다 다르지만 두세 살 무렵이다

16쪽


그런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 굉장히 기특하고 신통방통하다고 말이다

→ 그런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한다니 무척 갸륵하고 놀랍다고 말이다

→ 그런 곳에서 그렇게 말을 한다니 아주 깜찍하고 대견하다고 말이다

18쪽


요즘 학계에서는, 모국어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매우 우세하다

→ 요즘 배움밭에서는 온말은 배운다기보다 저절로 익힌다고 하는 목소리가 높다

→ 요즘 배움판에서는 밑말은 배운다기보다 넌지시 알아차린다고들 여긴다

18쪽


부사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 어찌말을 잘 쓸 수 있는지

→ 억말을 알맞게 다룰 수 있는지

29쪽


음소가 무엇인지

→ 낱이 무엇인지

→ 소리가 무엇인지

→ 낱소리가 뭔지

→ 낱끝이 무엇인지

35쪽


아이의 언어 습득은 태아 때부터 알아차릴 틈도 없이,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한 발짝씩 진행된다

→ 아이는 뱃속아기 때부터 알아차릴 틈도 없이, 흐름대로 한 발짝씩 말을 익힌다

→ 아이는 아기 때부터 알아차릴 틈도 없이, 하루하루 한 발싹씩 말을 익힌다

54쪽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조음 기관의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 말소리가 생기는 소릿골 자리를 풀이한다

→ 말소리를 낳는 소릿길 자리를 보여준다

→ 말소리를 빚는 소리집 자리를 나타낸다

→ 말소리를 이루는 소리터 자리를 밝힌다

83쪽


연구개음은 혓몸과 입천장의 연구개, 조음 기관의 위치 그림 6의 8번 부위를 접촉하면서 조음이 되는 소리이다

→ 뒤혓바닥소리는 혓몸과 입우대 여린쪽, 입꽃 자리그림 여섯째 8꼭지를 대면서 가누는 소리이다

→ 여린입우댓소리는 혓몸과 여린입우대, 소리그루 그림 여섯째 8대목에 닿으면서 고르는 소리이다

85쪽


한국어에는 단모음 이외에도 이중 모음(diphthong)이 존재한다

→ 한말글에는 홑홀소리 말고도 겹홀소리도 있다 

→ 한말글에는 낱홀소리 말고도 거듭홀소리도 있다

91쪽


소리의 세계를 정복하며 한 발짝

→ 소리누리를 다지며 한 발짝

→ 소리나라를 깨며 한 발짝

→ 소리바다를 품으며 한 발짝

109쪽


들어맞는 단어가 있다면 굳이 조어를 하지 않는다

→ 들어맞는 낱말이 있다면 굳이 새로 짓지 않는다

→ 들어맞는 낱말이 있다면 굳이 새로 엮지 않는다

134쪽


백지 상태였던 아이들은 단어를 습득할 때, 결코 그 의미를 되는대로 추측하지 않는다

→ 아직 모르는 아이는 낱말을 익힐 때 뜻을 되는대로 짚지 않는다

→ 새하얀 아이는 낱말을 받아들일 때 뜻을 되는대로 보지 않는다

→ 처음 낱말을 배우는 아이는 낱말뜻을 되는대로 넘겨짚지 않는다

146쪽


우리말에서 체언이란 문장의 몸, 즉 주어가 될 수 있는 단어들로

→ 우리말에서 몸말이란 글몸, 그러니까 임자가 될 수 있는 말로

→ 우리말에서 임자씨란 글월몸, 곧 기둥이 될 수 있는 낱말로

154쪽


영어로 된 문장의 경우, 어순이 바뀌었을 때 의미가 바뀌었다

→ 영어는 글흐름이 바뀌면 뜻이 바뀐다

→ 영어로 쓴 글은 말길이 바뀌면 뜻이 바뀐다

158쪽


형태소란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 꼴은 뜻을 나타내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풀 수 있다

→ 몬은 뜻을 품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여길 수 있다

→ 낱은 뜻이 있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나눌 수 있다

→ 낱꼴은 뜻이 있는 가장 작은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161쪽


아이들은 나열의 연결 어미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 것인데

→ 아이는 벌이는 이음꼴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 아이는 풀어놓는 잇꼴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 아이는 펼치는 이은끝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 아이는 줄짓는 잇끝인 ‘-고’를 아주 일찍부터 배운다는데

168쪽


신체 부위를 나타내는 단어들의 경우

→ 몸집을 나타내는 낱말은

→ 몸뚱이를 나타내는 말은

→ 우리몸을 나타내는 말씨는

→ 허우대를 나타내는 이름은

183쪽


정확히 누가 바이링구얼, 즉 이중 언어 화자인지 그 선을 명확히 정하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꽃인지 또렷이 가리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길인지 똑똑히 나누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내기인지 바로 금긋기는 쉽지 않다

→ 누가 두말살이 꼭꼭 가누기는 쉽지 않다

→ 딱히 누가 두말살림인지 따지기는 쉽지 않다

203쪽


앞의 두 가지 질문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 더 있다

→ 앞서 물은 두 가지로는 풀지 못한 대목이 하나 더 있다

→ 앞서 물어본 두 가지로는 못 푼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24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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