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다르구나



나무 한 그루에 돋는 잎은 모두 달라. 네가 나무 한 그루를 그리려 한다면, 10만이나 100만 갈래로 다른 나뭇잎빛과 나뭇잎결을 담을 노릇이야. 풀밭을 이루는 토끼풀은 모두 달라. 잎이 셋이건 넷이건 다섯이건 그야말로 모두 다르게 푸른들을 이뤄. 그러니까 사람도 모두 다르지. 옷차림이나 몸뚱이만 다르지 않아. 샘솟는 생각도 달라. 사랑을 지펴서 나누는 모습과 삶도 달라. ‘사람’으로서는 나란하고, ‘사랑’으로는 함께해. ‘마음’으로도 한빛이야. 그러나 살아가는 길이 다르고, 사랑을 찾는 길이 다르고, 마음을 보는 눈이 달라. 모두 다르기에 서로 다가가고 다가오면서 만나. 그저 같다면 그저 뭉친 덩이일 테니까, 그저 같을 적에는 안 다가가고 안 다가와. 다른 빛과 숨과 결을 느껴서 읽을 적에 문득 고개를 들고서 알아채. 다른 몸이되 나란한 넋인 줄 알아채기에 오늘 선 이곳을 가꾸는 마음을 일으켜. 마음을 새롭게 일으키기에 스스로 반짝반짝 노래하면서 말을 틔우지. 툭툭 치면 소리가 날 뿐이야. 바람길을 틔우니 먼저 노래가 흘러들고, 이 노랫길을 따라서 마음을 얹은 말이 오갈 수 있단다. 다른 너와 나는 다르게 담아서 함께 나누는 사이야. 너와 나는 ‘같은 곳’에서 ‘같은 모습’을 보며 느끼고 배우는 바를 말로 주고받아. 처음에는 그저 다르게 느끼고 배우는데, 어느새 너는 ‘내 눈’으로도 보고, 나는 ‘네 눈’으로도 봐. 서로 다른 눈뿐 아니라 나란히 흐르는 눈으로도 본단다. 한 해는 다 다른 365날을 하나로 묶어. 이러면서 모든 해는 늘 다르지. 다른 ‘한 해’를 묶는 기나긴 ‘모든 해’인데, 이렇게 늘 다른 줄 새롭게 알아내고 알아보고 알아차리는 사람은, 밤마다 기쁘게 잠들고 새벽마다 반갑게 깨어나. 늘 다르기에 늘 새롭게 열고 닫고 여미고 담는 몸짓을 즐겁게 잇는단다. 2026.9.16.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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