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92] 한글뷰티풀사운드 나눔콘서트



  2014년 한글날을 맞이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여러 가지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이 기관에서 붙인 행사 이름은 ‘한글문화큰잔치’이다. 한국말로 ‘큰잔치’를 쓰니 반갑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한글날인 10월 9일에 여는 행사를 보니, “아웃도어 리딩씨어터”와 “어쿠스틱밴드 감성콘서트”와 “한글뷰티풀사운드 나눔콘서트”가 있다. 이 세 가지는 무엇을 말하거나 보여주려는지 아리송하다. 아니, 하나도 모르겠다. 한글날 큰잔치를 한다면서 한글날에 걸맞는 말과 이름과 넋과 삶이 무엇인지는 영 안 살피는 듯하다. 하기는. ‘리허설’을 한다고 버젓이 적지 않는가. 4347.10.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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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7. 풀더미 뜀뛰기 (2014.9.11.)



  곁님이 뽑고 뜯은 풀은 마당 한쪽에 풀더미가 된다. 사름벼리는 풀더미로 살며시 올라오더니 폴짝폴짝 뛴다. 갓 뽑거나 뜯어서 쌓은 풀더미는 폭신폭신하다. 폴짝폴짝 뛰면서 소리가 상큼하다. 그렇지. 지난날에는 다들 풀더미를 잔뜩 쌓고 짚더미도 잔뜩 있었으니, 아이들은 풀더미나 짚더미에 올라가서 놀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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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62. 2014.9.18 초피알 훑기



  초피알을 훑는다. 어느새 두 아이가 아버지 곁으로 온다. “나도 딸래! 나도 딸래!” 하면서 손을 뻗는다. 산들보라 손에 닿을 만한 데에 맺힌 열매는 드물고, 사름벼리가 손을 뻗어 닿을 만한 데에는 제법 열매가 맺힌다. 사름벼리는 넓은 그릇을 머리에 이고 기다린다. 꽃이 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맺는 열매를 손으로 톡톡 따면서 손끝부터 머리끝까지 초피알내음이 고루 퍼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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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685) 위 3 : 도로 위


다만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늘어난 도로 위에서 사람들의 삶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라는 점에서는 회의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아침이슬,2007) 97쪽


 차가 늘어난 도로 위에서

→ 차가 늘어난 길에서

→ 차가 늘어난 이 길에서

→ 차가 늘어난 길바닥에서

 …



  ‘도로 위’가 아니라 ‘길’입니다. “도로 위에서 뭐 하시는 거예요”가 아니라 “길에서 뭐 하셔요”입니다. “도로 위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가 아니라 “길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나 “길바닥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이고요. 따로 위쪽과 아래쪽을 가리키는 자리가 아니라면 ‘위’를 쓸 일이 없습니다. 한국말은 영어처럼 ‘on’을 넣지 않습니다. 4340.1.17.물/4347.10.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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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동차와 오토바이 들이 늘어난 길에서 사람들은 삶이 참으로 즐거울까, 같은 대목에서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행복(幸福)해졌을까, 라는 점(點)에서는”은 “행복해졌을까, 하는 대목에서는”이나 “즐거울까, 같은 대목에서는”으로 다듬습니다. ‘도로(道路)’는 ‘길’로 손질하고, ‘과연(果然)’은 ‘참말로’나 ‘참으로’로 손질하며, “회의적(懷疑的)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걱정스럽다”나 “걱정스러울 뿐이다” 나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나 “아니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8) 위 11


어부가 된 물고기 사람은 만족스러워 풀 위에 누웠어요 … 그리고 조제프와 아돌프는 눈 위에서 탱고를 췄어요

《루드비히 아스케나지·헬메 하이네/이지연 옮김-너는 유일해》(베틀북,2002) 44, 54쪽


 풀 위에 누웠어요

→ 풀밭에 누웠어요

 눈 위에서

→ 눈밭에서



  누울 때에는 그냥 눕습니다. 어디에 누울 뿐 어디 위에 눕지 않습니다. 팔베개를 한다면 팔에 머리를 대고 눕습니다. 팔 위에 머리를 대지 않아요. 베개에 머리를 대고 자리에 눕습니다. 아무도 “베개 위”에 머리를 대고 눕지 않습니다.


  보기글을 봅니다. 물고기 사람은 어디에 누웠을까요? “풀에 누웠어요”처럼 적을 수도 있을 텐데, 이때에는 “풀밭에 누웠어요”처럼 적어야 알맞겠다고 느낍니다. 잇달아 나오는 다른 글월에서도 이와 같습니다. “눈에서 춤을 췄어요”처럼 적을 수도 있을 테지만, 이때에도 “눈밭에서 춤을 췄어요”처럼 적어야 알맞겠구나 싶어요. 우리는 ‘풀밭’이나 ‘눈밭’이라고 말합니다. 4347.10.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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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이가 된 물고기 사람은 흐뭇해서 풀밭에 누웠어요 … 그리고 조제프와 아돌프는 눈밭에서 춤을 췄어요


‘어부(漁夫)’는 ‘고기잡이’로 다듬고, ‘만족(滿足)해서’는 ‘흐뭇해서’로 다듬습니다. “탱고(tango)를 췄어요”는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글흐름으로 본다면 “춤을 췄어요”로 옮길 때에 한결 나으리라 느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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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564) 위 2 : 윤리적 가정 위에서


두 사람은 모두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는 적절한 윤리적 가정 위에서, 외면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태도로 행동하고 또 반응한 듯하다

《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해바라기》(뜨인돌,2005) 159쪽


 적절한 윤리적 가정 위에서

→ 윤리로 알맞게 어림을 하고

→ 윤리로 알맞게 헤아리면서

→ 윤리를 알맞게 생각하면서

 …



  보기글에 나온 “가정 위에서”는 잘못 쓰는 말투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으레 “가정 下에서”나 “가정 아래”처럼 쓰는 분도 있는데, ‘下’를 넣든 ‘아래’를 넣든 ‘위’를 넣든, 또 ‘上’을 넣든 모두 잘못 쓰는 말투입니다.


  한자말 ‘가정’을 그대로 쓰고 싶다면, “가정에서”라고만 적어야 합니다. 앞말도 한자말을 그대로 살리고 싶다면, “적절한 윤리를 바탕으로 가정하면서”처럼 적어야 할 테고요. 왜냐하면, 한국말은 한국 말법으로 적어야지, 서양 말법이나 번역 말투로 적을 까닭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요즈음은 “생각 위에서”나 “마음 위에서”나 “사랑 위에서”나 “믿음 위에서”처럼 말하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엉뚱하게 붙이는 ‘위’인 줄 못 깨닫는 사람이 제법 많고, 이런 말투가 자꾸 퍼지기만 합니다. 이런 말투를 바로잡는 사람이라든지, 이런 말투가 잘못인 줄 알려주는 사람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날과 달리 외국책을 한국말로 옮기는 일이 잦습니다. 앞으로도 외국책은 한국말로 많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외국책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한국말로 알맞게 옮기지 않으면 어찌 될까 근심스럽습니다. 번역을 하는 분들은 창작을 하는 분들 못지않게 한국말을 더 꼼꼼히 살피고 배우면서 슬기롭게 가다듬어야지 싶습니다. 창작을 하는 분들은 한국말 학자나 한국말사전 편찬자 못지않게 한국말을 더 찬찬히 헤아리고 익히면서 아름답게 가꾸어야지 싶습니다.


  삶을 살리면서 말을 살리고, 말을 살리면서 삶을 살리는 줄 모두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빌어요. 삶과 말은 늘 한동아리인 만큼, 말을 새롭게 배우고 꾸준히 갈고닦는 삶이란, 스스로 아름답게 거듭나는 길이 되리라 봅니다. 4339.6.8.나무/4347.10.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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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모두 사람이 하느님 모습을 따라 지었다는 윤리를 알맞게 생각하면서, 겉보기로는 매우 올바르게 움직이고, 또 받아들인 듯하다


“두 사람은 모두 인간(人間)이”에서 같은 말이 잇달아 나오니, “둘은 모두 사람이”로 다듬고, “하느님의 형상(形象)을 따라 창조(創造)되었다는”은 “하느님 모습을 따라 지었다는”으로 다듬습니다. 그런데, “적절(適切)한 윤리적(倫理的) 가정(假定)”이란 무엇일까요? 알맞은 윤리를 바탕으로 삼아 임시로 하는 생각이라는 뜻이 될 텐데, 무엇을 가리키는 셈일까요? ‘외면상(外面上)으로는’은 ‘겉보기로는’이나 ‘겉보기에는’이나 ‘겉으로 보면’이나 ‘겉으로 보기에는’으로 손봅니다. “합리적(合理的)인 태도(態度)로 행동(行動)하고 반응(反應)한”은 “올바르게 움직이고 또 받아들인 듯하다”나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또 움직인 듯하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996) 위 10


미모사 부인은 멍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와 의자 위에 그만 털썩 주저앉았어요 … “홍당무 부인 머리 위에서!”

《미셸 코르넥 위튀지/류재화-모자 대소동》(베틀북,2001) 11, 55쪽


 의자 위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 걸상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부인 머리 위에서

→ 아주머니 머리에서



  파리나 모기가 날다가 어디에 앉습니다. 그렇지요. ‘어디에’ 앉습니다. ‘어디 위에’ 앉지 않습니다. ‘콧등’에 파리가 앉고, ‘팔뚝’에 모기가 앉습니다. ‘콧등 위’나 ‘팔뚝 위’에 앉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걸상에 앉습니다. ‘걸상’에 앉을 뿐입니다. 집에 침대가 있으면 ‘침대’에 눕습니다. 그뿐입니다.


  공을 던진다면 “걸상 위로 넘기도록 공을 던진다”고 하겠지요. 공놀이를 하다가 “공을 담 위로 넘긴다”고 합니다. ‘위’를 넣으면 어느 곳을 훌쩍 넘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걸상 위에서 붕붕 나는 벌”이라든지 “머리 위에서 팔랑팔랑 나는 나비”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4347.10.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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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사 아주머니는 멍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와 걸상에 그만 털썩 주저앉았어요 … “홍당무 아주머니 머리에서!”


‘부인(夫人)’은 ‘아주머니’나 ‘댁’으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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