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685) 위 3 : 도로 위


다만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늘어난 도로 위에서 사람들의 삶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라는 점에서는 회의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아침이슬,2007) 97쪽


 차가 늘어난 도로 위에서

→ 차가 늘어난 길에서

→ 차가 늘어난 이 길에서

→ 차가 늘어난 길바닥에서

 …



  ‘도로 위’가 아니라 ‘길’입니다. “도로 위에서 뭐 하시는 거예요”가 아니라 “길에서 뭐 하셔요”입니다. “도로 위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가 아니라 “길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나 “길바닥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이고요. 따로 위쪽과 아래쪽을 가리키는 자리가 아니라면 ‘위’를 쓸 일이 없습니다. 한국말은 영어처럼 ‘on’을 넣지 않습니다. 4340.1.17.물/4347.10.6.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다만 자동차와 오토바이 들이 늘어난 길에서 사람들은 삶이 참으로 즐거울까, 같은 대목에서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행복(幸福)해졌을까, 라는 점(點)에서는”은 “행복해졌을까, 하는 대목에서는”이나 “즐거울까, 같은 대목에서는”으로 다듬습니다. ‘도로(道路)’는 ‘길’로 손질하고, ‘과연(果然)’은 ‘참말로’나 ‘참으로’로 손질하며, “회의적(懷疑的)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걱정스럽다”나 “걱정스러울 뿐이다” 나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나 “아니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8) 위 11


어부가 된 물고기 사람은 만족스러워 풀 위에 누웠어요 … 그리고 조제프와 아돌프는 눈 위에서 탱고를 췄어요

《루드비히 아스케나지·헬메 하이네/이지연 옮김-너는 유일해》(베틀북,2002) 44, 54쪽


 풀 위에 누웠어요

→ 풀밭에 누웠어요

 눈 위에서

→ 눈밭에서



  누울 때에는 그냥 눕습니다. 어디에 누울 뿐 어디 위에 눕지 않습니다. 팔베개를 한다면 팔에 머리를 대고 눕습니다. 팔 위에 머리를 대지 않아요. 베개에 머리를 대고 자리에 눕습니다. 아무도 “베개 위”에 머리를 대고 눕지 않습니다.


  보기글을 봅니다. 물고기 사람은 어디에 누웠을까요? “풀에 누웠어요”처럼 적을 수도 있을 텐데, 이때에는 “풀밭에 누웠어요”처럼 적어야 알맞겠다고 느낍니다. 잇달아 나오는 다른 글월에서도 이와 같습니다. “눈에서 춤을 췄어요”처럼 적을 수도 있을 테지만, 이때에도 “눈밭에서 춤을 췄어요”처럼 적어야 알맞겠구나 싶어요. 우리는 ‘풀밭’이나 ‘눈밭’이라고 말합니다. 4347.10.6.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고기잡이가 된 물고기 사람은 흐뭇해서 풀밭에 누웠어요 … 그리고 조제프와 아돌프는 눈밭에서 춤을 췄어요


‘어부(漁夫)’는 ‘고기잡이’로 다듬고, ‘만족(滿足)해서’는 ‘흐뭇해서’로 다듬습니다. “탱고(tango)를 췄어요”는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글흐름으로 본다면 “춤을 췄어요”로 옮길 때에 한결 나으리라 느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