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 그림 감추기



  그림을 다 그리면 “짠!” 하고 보여주면서, 그림을 한창 그릴 적에 살짝 들여다보려 하니 얼른 그림종이를 들어서 가린다. 그렇게 감춘다고 하지만 이따가 보여줄 생각이잖니. 그림을 그대로 그리라고 다른 곳으로 간다. 그나저나 한창 그리는 그림은 감추지만, 새를 곱게 담은 그림은 아주 잘 보인다. 4347.10.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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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10.3. 큰아이―아버지 이름



  일곱 살 사름벼리가 아버지 이름을 공책에 쓴다. 다른 어느 것을 안 보고 스스로 익혀서 쓴다. 뒤를 이어 어머니 이름을 공책에 쓰는데, 어머니 이름 옆에는 꽃을 두 송이 그려 넣는다. 아버지와 어머니 이름을 외워서 쓰라고 말한 적이 없으나, 아이는 스스로 두 어버이 이름을 스스로 익혀서 공책에 쓰면서 논다. 인천에서 큰아버지가 보낸 선물과 얽힌 쪽글을 써서 건네니, 나중에는 이 쪽글을 쓴 날짜도 한쪽에 큼직하게 옮겨적는다. 너는 아직 날짜와 달력을 모르는데, 그 숫자는 날짜와 달력을 가리킨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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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9.29. 큰아이―칸 늘리기



  쪽글을 옮겨적는데 사름벼리가 처음부터 빈칸을 옆에 하나씩 만들면서 쓴다. 나중에는 아래쪽에 새로운 칸을 더 만든다. 예전에 이 쪽글을 쓰면서 칸이 모자라서 넘어간 듯하다. 그러니 이렇게 처음부터 칸을 자꾸자꾸 만들면서 쓸 테지. 아이들이 얼마나 슬기롭거나 똑똑한가를 새삼스레 돌아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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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0-07 05:37   좋아요 0 | URL
사르벼리가 스스로 해결하는 지혜가 반짝이네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파란놀 2014-10-07 06:05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생각으로
아름다우리라 느껴요~
 



  나는 박시백 님 만화를 첫 작품부터 보았다. 첫 작품을 선보일 무렵에는 군대에 끌려가서 골골댔으나, 휴가를 나와 신문사지국으로 돌아가서 지국장님한테 인사를 하면서 묵은 신문을 들추었고, 전역한 뒤에는 새벽마다 신문배달을 마치고 나서 이녁 만화를 가위로 잘 오려서 알뜰히 그러모았다. 박시백 님 만화를 보면서 반갑거나 즐거운 대목이라면 늘 하나이다. 작고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로 ‘사회읽기’를 풀어내는 대목이 즐겁다. 정치꾼을 나무라거나 바보스러운 전쟁 미치광이를 꾸짖는 일은 그리 대수롭지 않다. 그런 이들은 굳이 안 다루어도 된다. 우리가 바라볼 아름다운 이웃을 바라보면 되고, 우리가 어깨동무할 사랑스러운 한집 사람들과 손을 맞잡으면 된다. 그런데, 박시백 님은 이녁이 아주 잘 그리던 ‘작고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에서 ‘조선왕조실록’으로 넘어갔다. 아주 오랫동안 ‘임금님 언저리 이야기’를 그리는 일을 했다. 나는 아주 많이 슬프고 서운했다. 만화가 한 사람을 잃었기 때문이다. 왜 ‘죽은 역사’를 그려야 했을까? 왜 ‘살아서 숨쉬는 이웃 이야기’를 등지고 말았을까? 《둥지 안의 작은 행복》은 ‘죽은 역사’를 그리기 앞서 ‘작고 수수한 이웃이 살아서 숨쉬는 이야기’를 담은 만화를 모은 책이다. 이러한 만화를 더 깊고 넓게 들여다보았으면 박시백 님은 한국 만화에서 아주 놀라운 길을 열었으리라 생각한다. ‘조선왕조실록’을 그려서 이녁 이름을 남기는 일이란 ‘삼국지 번역’하고 엇비슷하다. 뭐, ‘조선왕조실록 만화’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나쁘지도 않으나 좋지도 않다. 4347.10.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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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안의 작은 행복- 삶을 이끄는 누군가 있다는 것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4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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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쓰는 사람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마음일까. 시를 읽는 사람은 무엇을 듣고 싶은 마음일까. 시집 《삼천갑자 복사빛》을 2005년에 선보인 정끝별이라고 하는 분은, 대학 교수가 될 줄 생각한 적 있을까. 시골에서 태어난 삶과 시를 쓰는 삶과 시를 읽는 삶과 대학 교수가 되는 삶 가운데 이녁한테 가장 마음에 들면서 즐겁거나 사랑스러운 자리는 어디일까 가만히 헤아려 본다. 어느 곳에서도 나는 나이고 정끝별은 정끝별일 텐데, 시를 밝히는 이야기와 노래는 어느 자리에서 푸르게 우거지면서 맑게 흐르는 바람이 될는지 곰곰이 곱씹는다. 4347.10.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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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갑자 복사빛
정끝별 지음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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