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9.19. 큰아이―쪽만화 그리기



  그림종이를 길쭉하게 자른다. 그러고는 네모난 칸이 나오도록 마디를 만들면서 접는다. 네모난 칸마다 그림을 하나씩 그린다. 쪽그림을 다 그렸으면, 처음 마디를 만들어 접은 대로 차곡차곡 접는다. 이렇게 하면 쪽만화 끝! 그림순이는 스스로 만화책을 만들어서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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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웃음달리기



  다리힘이 제법 붙은 산들보라는 이제 누나처럼 달리기놀이를 할 수 있다. 앞으로 힘차게 달렸다가 다시 돌아오고, 다시 앞으로 힘차게 달렸다가 또 돌아오고, 오락가락 달리면서 놀 줄 안다. 고작 얼마 앞서까지만 해도 다리에 힘이 덜 붙어서 헉헉거렸으나, 이제 누나 꽁무니를 제법 좇을 만큼 씩씩하게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면서 새롭게 자라는 웃음달리기가 된다. 4347.10.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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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17 10:33   좋아요 0 | URL
웃음달리기 넘 이쁩니다

파란놀 2014-10-17 15:47   좋아요 0 | URL
아주 멋쟁이랍니다~
 

바람 먹는 책읽기



  가을이 깊다. 이제 바깥바람이 제법 차다. 겨울이 가까우니 바람도 꽤 드세다. 이런 날 바깥마실을 하면서 바깥바람을 오래 쐬면 몸이 고단하다. 바깥일만 한다면 바깥바람을 드세게 쐴 일이 없지만, 자전거를 달려 등바람을 맞다가 앞바람을 받아치듯이 달리려면 몹시 고단하다.


  그러나 아이들은 바깥바람이 드세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새롭게 기운을 끌어올려서 놀 수 있는 까닭은 다른 것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곰곰이 돌아보면, 내 어릴 적에도 바깥바람이 드세건 말건 날이 춥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직 놀이만 생각했다.


  바람을 먹을 적에는 ‘아하, 가을바람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는 데에서 그쳐야겠다고 느낀다. 안 그러면 그만 바깥바람에 휘둘리겠지. 자전거마실을 가기 앞서 대문을 땄다가, ‘대문따기’ 하나로 즐거워 까르르 웃으면서 달음박질을 하는 아이를 바라보자. 이 기운을 나누어 받자. 이 기운이 한결 싱그럽도록 웃음꽃을 터뜨리자. 가을에는 가을꽃이 되도록 가을웃음과 가을노래로 하루를 살자. 4347.10.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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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놀이 2 - 고무대야에 담가서



  아이들이 폴리와 동무들을 들고 마당으로 내려서더니, 물을 받은 고무대야에 풍덩풍덩 넣는다. 폴리와 동무들이 바다에서 거친 물살을 만나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긴다. 거친 물살은 두 아이가 고무대야에 담긴 물을 손으로 휘휘 저으면서 생긴다. 4347.10.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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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차리는 밥



  한국 사회에는 평등이 없다. 평화도 민주도 없다. 그래서 집집마다 살림살이를 살피면 예나 이제나 ‘부엌데기 가시내’가 넘실거린다. 살림을 함께 맡거나 도맡으려는 사내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아이키우기를 가시내한테 떠넘기는 사내만 많을 뿐, 아이와 함께 누리는 삶을 생각하거나 그리는 사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언제부터 사내는 바보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사내는 밥도 못 짓고 옷도 못 짓고 돈만 버는 바보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사내는 가시내가 차리는 밥만 얻어 먹고, 가시내가 빨래하는 옷을 얻어 입으며, 가시내가 마련한 잠자리에 드러눕는가.


  아이와 함께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을 줄 아는 사내가 매우 드물다. 인문책은 읽을 줄 알아도 어린이책은 읽을 줄 모르는 사내만 득시글거린다. 이런 사내가 벼슬아치가 되어 복지나 문화나 교육 행정을 맡는다면 어떤 정책을 선보일 수 있을까.


  한국 사회에는 평등도 평화도 민주도 없기에, 집일을 하는 거룩한 사람은 ‘부엌데기’가 되고 ‘부엌일’을 몹시 힘들거나 싫어하기 마련이다. 가장 맛있는 밥은 언제나 손수 지어서 먹는 밥이건만, 날마다 밥을 차리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 밥짓기는 어느새 고단한 ‘일거리’가 되고 만다.


  사다가 먹는 밥이 맛있을까? 전화를 걸어서 시켜 먹는 밥이 맛있을까? 자가용을 몰아 호텔이나 고급식당에 가면 밥이 맛있을까? 지구별 어떤 밥도, 손수 지어서 먹지 않는다면 맛있을 수 없다. 손수 씨앗을 심어서 거둔 뒤 지어서 먹는 밥처럼 맛있는 밥이란 없다.


  가시내도 사내도 제 밥은 제 손으로 차려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제 밥은 제 손으로 차려서 먹을 줄 알아야 하고, 아이들한테도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란히 밥을 차려서 줄 수 있어야 한다. 손맛 깃든 집밥을 언제나 맛있게 먹을 수 있으려면, 우리 사회에 평등과 평화와 민주가 뿌리를 내려야겠지. 이 나라 수많은 ‘어머니’와 ‘여자’가 “남이 차리는 밥이 맛있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까마득하다. ‘아버지’와 ‘남자’는 무언가 깨달아야 한다.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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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17 01:22   좋아요 0 | URL
갑자기 아~하는 한숨이 나옵니다. 전 아니지만 제 딸은 제발 하는 맘이네요

파란놀 2014-10-17 06:09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이 오늘 즐겁게 삶을 지으시면 다 되어요.
미래는 언제나 현재이기에
오늘 이곳에서 즐겁게 누리면서
아이와 이야기꽃을 피우면
아이는 모두 잘 받아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