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선장과 은하계 스파이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9
제인 욜런 지음, 브루스 데근 그림, 박향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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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71


 

지구별과 이웃 별

― 토드 선장과 은하계 스파이

 제인 욜런 글

 브루스 데근 그림

 박향주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8.12.24.



  지구는 별입니다. 지구는 너른 누리에 있는 수많은 별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람 몸을 너른 누리로 친다면, 지구는 손톱 끄트머리라든지 머리카락 한 올을 살짝 끊은 도막쯤 될 만합니다.


  지구에서만 생각한다면, 지구에 있는 어느 대륙에서만 생각한다면, 지구에 있는 몇몇 대륙에 있는 어느 나라에서만 생각한다면, 지구에 있는 몇몇 대륙 가운데 어느 나라에서도 작은 도시나 시골에서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주 좁은 눈으로 둘레를 바라보는 셈입니다. 지구별은 아주 조그마한 마을이요, 지구와 같은 이웃 별이 너른 누리에 수없이 많습니다.



.. 탐사선은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애기미나리아재비꽃이 만발한 들판에 내려앉았습니다. 꿀벌이 윙윙거리고 새들이 즐겁게 지저귑니다. 참 아름다운 별입니다. 대원들은 탐사선에서 내려 주변을 거닐며 향기로운 공기를 들이마셨습니다 ..  (28쪽)



  지구가 아름다운 별이 되려면, 지구에서 사는 사람들 스스로 아름답게 삶을 가꾸어야 합니다. 자꾸 전쟁무기를 만들면서 서로 해코지를 하거나 괴롭히거나 들볶는다면, 지구별은 아름다움하고는 등집니다. 작은 지구별에 있는 다 다른 이웃과 동무를 서로 살뜰히 마주하면서 예쁜 이웃으로 지내지 않는다면, 지구별이 앞으로 갈 길은 쓸쓸한 무덤이나 잿더미이지 싶어요.


  평화를 지키려면 군대가 아닌 평화가 있어야 합니다. 즐겁게 살려면 경제개발이 아닌 즐거운 삶이 있어야 합니다. 배고픈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 없으려면 돈이 아닌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평화가 아닌 군대가 있기에 자꾸 전쟁이 터져요. 즐거운 삶이 아닌 경제개발이 있기에 사람들이 서로 다투거나 겨루면서 미움과 따돌림이 생겨요. 사랑이 아닌 돈이 있기에 어깨동무를 잊으면서 혼자 밥그릇 움켜쥐려는 못난 짓이 불거져요.



.. “형! 나야. 내가 바로 변장술의 명수, 팔짝이라고. 다른 놈들은 모두 가짜야. 형의 우주선을 빼앗고 기밀을 훔쳐 내려는 나쁜 스파이들이야.” 다섯 마리의 괴물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어요 ..  (40쪽)



  제인 욜런 님이 글을 쓰고 브루스 데근 님이 그림을 그린 《토드 선장과 은하계 스파이》(시공주니어,1998)를 읽습니다. ‘두꺼비’인 토드 선장이 여러 별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사촌 동생 두꺼비’를 찾으러 다녀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여러 별을 다니던 토드 선장과 벗님들은 낯선 별에 즐겁게 찾아가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별을 기쁘게 살핍니다. 낯설지만 아름다운 별에 내려앉아 저마다 맡은 일을 하는데, 포근하면서 부드럽게 일을 맺고 끊습니다.



.. “잠깐! 한마디만 할게요. 내가 형과 똑같이 잘생겨 보인다는 것은 나야말로 변장술의 명수라는 증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팔짝이 요원이 말했어요 ..  (63쪽)



  지구별 사람들이 이웃 여러 별을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구별에 있는 이 나라 사람들이 이웃 여러 나라를 헤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가 우리 이웃인가요. 나는 누구한테 이웃인가요. 우리 마음에는 어떤 사랑을 심을 때에 아름답고, 네 마음과 내 마음은 어떻게 만날 때에 서로 환하게 웃으면서 노래할 만한가요. 우리 어른들부터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고, 사랑이라는 나무를 돌보며, 사랑이라는 열매를 즐길 수 있기를 빕니다. 4347.10.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어린이문학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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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도 어른시처럼 삶을 쓴다. 동화도 소설처럼 삶을 쓴다. 그러니, 동시나 어른시를 쓰는 사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서 어떤 글을 태어날는지 갈린다. 어른 스스로 어떤 삶을 일구는가에 따라 아이한테 들려주려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야 이런 이야기를 쓰면서 훌륭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저렇게 살면 저런 이야기를 쓰니까 덜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삶이든 뜻이 있고, 어떤 동시이든 값이 있다. 다만, 동시를 쓰면서 ‘줄거리(내용)’와 ‘가락(운율)’과 ‘말투(쉬운 글)’만 살핀다면 알맹이가 없다. 줄거리를 살피기에 알찬 동시가 되지 않는다. 가락을 맞추기에 노래로 부를 만하지 않다. 쉬운 글로 가려서 쓰려고 애쓰기에 참말 쉬운 글이 되지 않는다. 삶에서 우러나오고, 아이들한테 새로운 삶을 보여주며, 서로 사랑으로 가꾸는 삶을 들려줄 때에 비로소 알차고 아름다우면서 즐거운 노래가 된다. 동시집 《참, 엄마도 참》을 읽으며 생각한다. 참, 여러모로 아쉽다. 4347.10.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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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엄마도 참
유희윤 지음, 조미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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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즐겁게 읽을 이야기는 어떻게 쓰면 아름다울까? 아이들한테 기쁘게 들려줄 이야기는 어떻게 지으면 사랑스러울까? 짤막한 이야기책 《토드 선장과 은하계 스파이》를 읽는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도록 엮은 글과 그림을 찬찬히 살핀다. 짤막한 글과 단출한 그림에 ‘아이들이 생각날개를 펴도록 이끄는 숨결’을 담는다. ‘은하계 스파이’란 무엇인가. 지구 말고 다른 별은 있을까. 다른 별은 어디에 어떻게 있는가. 수많은 별을 이루는 우주에서 우리들은 서로 어떤 이웃으로 지내는가. 여러 가지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잘 풀어낸다. 4347.10.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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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선장과 은하계 스파이
제인 욜런 지음, 브루스 데근 그림, 박향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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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밝혀 읽는 《비천무》



  《비천무》를 읽은 지 퍽 오래되어 줄거리가 하나도 안 떠오른다. 줄거리조차 하나도 안 떠오른다면 ‘안 읽은 셈’이라고 여겨, 아예 만화책을 새로 장만한다. 한 질 갖추었지만, 이 작품은 한 질 더 갖출 만하다고 여긴다.


  가을이 깊으면서 내 코는 더 막히면서 괴롭다. 아이들 사이에 누우려 했지만, 코가 막혀 숨을 못 쉬니, 아이들이 잠들려 하는데 킁킁 막히는 소리 때문에 아이들이 잠을 못 이룬다고 느낀다. 하는 수 없이 누웠다가 일어나서 방을 서성이다가 코를 끝없이 풀다가, 조그마한 불을 켜고 책이라도 넘기기로 한다. 코가 나아질 때까지 졸음을 쫓으면서 견디기로 한다.


  만화책 《비천무》 여섯 권 가운데 다섯 권을 곧 읽는다. 두 시간쯤 흐른다. 이제 마지막 여섯 권을 읽으면 끝이다. 여섯 권까지 마저 읽으면 코가 살짝 뚫려, 한쪽 코로라도 숨을 쉬면서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


  수술을 해도 나을 수 없는 코를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을 모르는 사람은 ‘숨을 못 쉬는 일’을 모르리라. 수술로는 고칠 수 없으니, 수술 아닌 것으로 고쳐야겠지. 내가 곁님이랑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살지 않았으면 이 코는 훨씬 나빴으리라. 바람과 물이 맑은 시골에서 살기에 이럭저럭 숨도 쉬고 일도 할 수 있으리라.


  김혜린 님이 빚은 아름다운 만화 《비천무》를 곰곰이 되새긴다. 살려 하지만 살지 못하는 사람과, 죽으려 하나 죽지 못하는 사람과, 삶과 죽음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하면서 가슴에 응어리와 사랑을 품은 채 즐겁게 웃지 못하는 사람을 헤아린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한다. 삶을 버리거나 놓지 말아야 한다. 씩씩하게 한길을 걸어야 한다. 실타래를 풀고, 응어리는 끊으며, 사랑을 다스리면서 살아야 한다. 삶이 삶으로 뿌리를 내려야, 죽음은 죽음이 아닌 새로운 삶이 될 수 있다. 이 나라에 《비천무》라는 만화책이 있어 우리는 ‘한국만화’를 기쁘게 이야기할 수 있다.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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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71. 함께 이루는 빛



  사진 한 장에 빛을 담으려 한다면, 이 빛이 무엇인지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빛이란 겉훑기가 아닌 속읽기이기 때문입니다. 속을 읽어서 찍는 사진이란 내 마음을 찍는 일이요, 내 마음을 찍는 일이란 내 삶을 스스로 즐겁게 가꾸는 길입니다. 삶길이 마음길이 되면서 사진길입니다. 삶빛이 마음빛이 되면서 사진빛이 됩니다. 삶사랑이 마음사랑이 되면서 사진사랑이 되어요.


  꾸밈없이 바라볼 뿐 아니라,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바라볼 뿐 아니라, 사랑을 담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올바로 바라볼 뿐 아니라, 슬기롭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은 ‘작품’이나 ‘예술’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삶이 마음이 되어 사진으로 드러나니, 사진은 늘 삶이면서 마음입니다. 사진작품이 아닌 ‘사진삶’을 이웃과 나누고, ‘사진예술’이 아닌 ‘사진마음’을 찬찬히 살찌우거나 북돋웁니다.


  사진을 찍을 적에는 늘 한 가지를 되새깁니다. 사진에 깃드는 빛을 누구하고 함께 일구는가 하는 대목을 되새깁니다. 나 혼자 빛을 이룰까요? 나와 함께 있는 이웃이나 동무나 한집 살붙이하고 빛을 이룰까요? 사진으로 찍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사진으로 찍을 사람은 누구인가요?


  사진 한 장은 씨앗 한 톨입니다. 사진 두 장은 풀잎 두 장입니다. 사진 석 장은 꽃송이 셋입니다. 사진 넉 장은 봄날에 찾아오는 제비 네 마리입니다. 사진 다섯 장은 가을에 영그는 감알 다섯입니다. 빛이 태어나는 삶을 읽어야 빛을 담는 따사로운 손길을 알 수 있습니다.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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