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도 어른시처럼 삶을 쓴다. 동화도 소설처럼 삶을 쓴다. 그러니, 동시나 어른시를 쓰는 사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서 어떤 글을 태어날는지 갈린다. 어른 스스로 어떤 삶을 일구는가에 따라 아이한테 들려주려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야 이런 이야기를 쓰면서 훌륭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저렇게 살면 저런 이야기를 쓰니까 덜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삶이든 뜻이 있고, 어떤 동시이든 값이 있다. 다만, 동시를 쓰면서 ‘줄거리(내용)’와 ‘가락(운율)’과 ‘말투(쉬운 글)’만 살핀다면 알맹이가 없다. 줄거리를 살피기에 알찬 동시가 되지 않는다. 가락을 맞추기에 노래로 부를 만하지 않다. 쉬운 글로 가려서 쓰려고 애쓰기에 참말 쉬운 글이 되지 않는다. 삶에서 우러나오고, 아이들한테 새로운 삶을 보여주며, 서로 사랑으로 가꾸는 삶을 들려줄 때에 비로소 알차고 아름다우면서 즐거운 노래가 된다. 동시집 《참, 엄마도 참》을 읽으며 생각한다. 참, 여러모로 아쉽다. 4347.10.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참, 엄마도 참
유희윤 지음, 조미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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