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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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25.

만화책시렁 774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

 야마모토 소이치로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5.31.



  마음이 없는 사람은 다가가지 않습니다. 마음을 잊은 사람은 다가서지 않습니다. 마음을 잃은 사람은 다가오지 않습니다. 마음을 가만히 놓으면서 바람 한 줄기를 맞아들이려고 할 적에 비로소 눈을 들어 둘레를 봅니다. 둘레를 하나씩 느끼고 나서야 드디어 한 발짝을 떼고서 “내가 스스로 할 노릇이네.” 하고 알아챕니다.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를 읽으면 밀당을 펴는 두 사람 첫걸음을 보여줍니다. 모두 열일곱걸음까지 끝없이 밀고당기는 줄거리입니다. 무슨 밀당이 이리도 기나 싶기도 하지만, 수줍어서 좀처럼 말꼬를 트지 못 할 적에는 아주 작거나 하찮은 대목마저도 어영부영 흐릅니다. 이러면서 출렁이는 하루를 조금 더 다스리려 하고, 어쩐지 어제보다 영 서툴거나 어설픈 오늘이어도 다시 이튿날부터 새롭게 나아가려고 마음을 먹어요. 네가 다가서기를 기다릴 까닭은 없지만, 힘들여 밀어붙여야 하지 않습니다. 내가 다가서기에 서로 마음을 틔우지 않을 수 있되, 나부터 한 걸음 디디려고 할 적에 서로 가깝게 마련입니다. 바람이 내려앉듯, 물결이 일다가 차분히 자듯,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서 가만히 쉬듯, 온하루는 가없이 흐르고 피어나고 숨을 고르는 이야깃길입니다.



“굉장하네요, 선배는. 이렇게 일본장기도 잘 두면서, 거기다 그렇게 귀엽기까지 하다니.” “아으?” (6쪽)


“나 지금 혼나는 거야?” “아뇨, 확실히 하고 싶은 것뿐이에요.” (29쪽)


“존경하는 선배랑 같이 걸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무슨 말 하려다 바꿨지, 방금!” (40쪽)


“네, 선배랑 단둘이 우산을 쓰고 싶어요.” “뭐, 상관없어―. 너, 나 좋아하지?” “글쎄요.” “왜 맨날 거기서만 솔직하지 못한 건데, 넌!” (104쪽)


#それでも步は寄せてくる #山本崇一朗

+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야마모토 소이치로/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


드디어 신입부원이 들어오지롱―

→ 드디어 새내기가 들어오지롱!

→ 드디어 새사람이 들어오지롱!

→ 드디어 첫내기가 들어오지롱!

52쪽


더 의표를 찌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 더 빈틈을 찔러야 할 수도 있지만

→ 더 덜미를 잡아야 할 수도 있지만

100쪽


짜잔! 포터블

→ 짜잔! 곁짐

→ 짜잔! 들고가는

→ 짜잔! 품는

→ 짜잔! 손꽃

108쪽


시간차로 공격하지 마

→ 틈새로 들이치지 마

→ 사이치기 하지 마

14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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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90 : -들 -의 시작 -고 있었


온갖 새들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어

→ 온갖 새가 하루를 알려

→ 온갖 새가 아침을 알려

《미래 세대를 위한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4) 95쪽


우리는 새나 벌레를 바라볼 적에 ‘-들’을 안 붙입니다. 새가 잔뜩 있다면 ‘새떼’라 할 만합니다. 이 보기글은 ‘온갖’을 앞에 넣었으니 “온갖 새”라고만 하면 되어요. “하루를 알린다”고 할 적에는 하루를 새롭게 연다는 뜻이 흘러요. “온갖 새가 하루를 알려”라 하면 됩니다. “온갖 새가 아침을 알려”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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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89 : 예술 정진 자 이해득실 한 예술 것


예술에 정진하는 자에게 이해득실을 따지는 마음이 있는 한, 참된 예술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 멋을 갈고닦을 사람이 벌이를 따진다면, 참멋을 펼 수 없기 때문에

→ 아름길을 가다듬을 이가 돈을 따진다면, 참꽃을 피울 수 없으니

《청빈의 사상》(나카노 고지/서석연 옮김, 자유문화사, 1993) 105쪽


멋을 갈고닦을 사람이라면 돈·돈벌이·벌이를 따질 겨를이란 없습니다. 갈고닦을 길을 바라보는 하루를 살 테니까요. 아름길을 가다듬는 사람이라면 값·값어치·돈값을 따질 틈이란 없습니다. 가다듬고 쓰다듬고 비다듬는 삶과 살림에 온마음을 기울일 테니까요. 참멋을 펴거나 참꽃을 피우는 길은 무척 쉬워요. 한결같이 피어나는 꽃을 스스로 품으면 되어요. 말꽃을 피우는 글살림도 참으로 쉽습니다. 한꽃처럼 돋아날 낱말과 말씨를 속으로 품으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예술(藝術) : 1. 기예와 학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 3. 아름답고 높은 경지에 이른 숙련된 기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정진(精進) : 1. 힘써 나아감 2.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음 3. 고기를 삼가고 채식함 4. [불교] 일심(一心)으로 불도를 닦아 게을리하지 않음 ≒ 정진바라밀

자(者) : ‘놈’ 또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사람을 좀 낮잡아 이르거나 일상적으로 이를 때 쓴다

이해득실(利害得失) : 이로움과 해로움과 얻음과 잃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한(限) : 1. 시간, 공간, 수량, 정도 따위의 끝을 나타내는 말 2. 앞에 쓰인 형용사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 3. 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무릅써야 할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 4.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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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73 : 일단 대화 나누면 상대방 편안하게 만들


일단 대화를 나누면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지

→ 뭐 얘기를 해보면 서로 느긋하지

→ 어쨌든 얘기를 하면 그쪽도 아늑하지

《소녀의 마음》(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04) 241쪽


“나누는 말”인 ‘얘기·대화’이기에 “일단 대화를 나누면”은 “뭐 얘기를 해보면”이나 “어쨌든 얘기를 하면”으로 바로잡습니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지”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예요. 우리는 서로 ‘만들’지 않습니다. 서로 어떤 일이나 말을 ‘할’ 뿐인데, 이 대목에서는 “서로 느긋하지”나 “그쪽도 아늑하지”나 “함께 포근하지”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일단(一旦) : 1. 우선 먼저 2. 우선 잠깐 3. 만일에 한번

대화(對話) :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상대방(相對方) : 어떤 일이나 말을 할 때 짝을 이루는 사람 = 상대편

편안(便安) : 편하고 걱정 없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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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71 : 그 자체 인생 목표 설정 경우 왜곡하게 된


이름 남기기 그 자체를 인생 목표로 설정할 경우 삶을 왜곡하게 된다

→ 그저 이름을 남기려고 살면 뒤틀린다

→ 그냥 이름을 남기려고 살면 비틀린다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아포리아, 2013) 323쪽


그저 이름을 남기려고 하면 뒤틀리게 마련입니다. 그냥 돈만 쳐다보려고 하면 비틀립니다. 한낱 힘에 얽매여 거머쥐거나 움켜쥐려고 달려드니 이 삶이 흔들흔들하더니 망가집니다. 어떻게 살는지 차분히 가다듬습니다. 어떻게 살림할는지 참하게 헤아립니다. 길을 길답게 잡을 노릇입니다. 이 삶을 사랑으로 가꾸면 되는 일입니다. ㅍㄹㄴ


자체(自體) : 1. (다른 명사나 ‘그’ 뒤에 쓰여) 바로 그 본래의 바탕 2. (주로 명사 앞에 쓰이거나 ‘자체의’ 꼴로 쓰여)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목표(目標) : 1.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으로 삼음. 또는 그 대상 ≒ 표목 2. 도달해야 할 곳을 목적으로 삼음. 또는 목적으로 삼아 도달해야 할 곳 3. 행동을 취하여 이루려는 최후의 대상

설정(設定) : 1. 새로 만들어 정해 둠 2. [법률] 제한 물권을 새로이 발생시키는 행위

경우(境遇) : 1. 사리나 도리 2.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

왜곡(歪曲) :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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