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조례 朝禮


 아침 조례에 불참하다 → 아침맞이에 안 나오다

 조례 시간에 발표했다 → 아침모임에서 밝혔다


  ‘조례(朝禮)’는 “1. 학교 따위에서 그 구성원들이 모여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행하는 아침 모임. 주의 사항이나 지시 사항 따위를 전한다 2. [역사] 조정의 관리들이 아침에 궁궐에 모여 임금을 뵙던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만, ‘아침맞이’나 ‘아침모임’으로 풀어냅니다. ‘아침얘기·아침마당·아침자리·아침나눔’으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하루맞이’라 해도 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조례’를 셋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조례(弔禮) : 남의 상사(喪事)에 대하여 조문(弔問)하는 예절

조례(?隷) : [역사] 1. 서울의 각 관아에서 부리던 하인. 칠반천역(七般賤役)의 하나로, 사령(使令)·마지기·가라치·별배(別陪) 따위가 있다 2. 나라에서 종친이나 공신에게 내려 주던 관노비

조례(照例) : 전례(前例)에 비추어 상고함



아침 조례까지 늦으시면 어떡해욧!

→ 아침모임까지 늦으시면 어떡해욧!

→ 아침자리까지 늦으시면 어떡해욧!

→ 아침얘기까지 늦으시면 어떡해욧!

→ 아침마당까지 늦으시면 어떡해욧!

→ 아침나눔까지 늦으시면 어떡해욧!

《내 마음속의 자전거 12》(미야오 가쿠/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04) 22쪽


조례를 하다가 ‘휘파람을 불며 책을 팔자’는 말을 모두에게 한 적이 있어. 휘파람을 불며 책을 판다는 것은 그걸 지탱하는 강한 시스템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이지

→ 아침맞이를 하다가 ‘휘파람을 불며 책을 팔자’는 말을 모두에게 한 적이 있어. 휘파람을 불며 책을 판다면 얼거리가 튼튼하다는 뜻이지

→ 하루맞이를 하다가  ‘휘파람을 불며 책을 팔자’는 말을 모두에게 한 적이 있어. 휘파람을 불며 책을 팔려면 밑동이 든든하다는 뜻이지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이시바시 다케후미/정영희 옮김, 남해의봄날, 2016)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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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주의자를 위한 낙관주의 수업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낙관주의 만나기
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 지음, 박태신 옮김 / 가지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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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5.

까칠읽기 68


《비관주의자를 위한 낙관주의 수업》

 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

 박태신 옮김

 가지출판사

 2018.11.5.



갈수록 온나라가 터럭만큼이라도 거리끼거나 못마땅하다고 여기면 “넌 나빠!”라든지 “넌 안 돼!” 하고 매섭게 자르거나 가르는 골이 깊어간다고 느낀다. 잘못이나 말썽은 타이르거나 다독이면서 바로잡거나 고칠 노릇이되, 우리 앞길에 가시밭이나 자갈밭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여기는 듯하다. 마치 “씨 없는 수박”을 바라는 셈이다.


그런데 “씨 없는 수박”을 얻으면, 이다음에는 어쩌지? 씨가 없는데 이다음 수박은 어떻게 심어서 거두는가? 씨가 없어도 ‘씨톨바꿈(유전자조작)’으로 ‘똑같은 수박 모습’을 얻으면 되는가?


옛말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몸을 살리는 밥이나 물이라면 ‘쓴물’이며 ‘쓴가루’이게 마련이다. 고양이가 몸엣것을 게우려고 일부러 괭이밥을 먹듯, 우리 몸을 맑고 정갈하면서 넉넉히 다스리려면 괭이밥처럼 쓰고 신 풀을 머금을 줄 알아야 한다.


《비관주의자를 위한 낙관주의 수업》은 나쁜책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Cultiver l'optimisme” 같은 책이름처럼 “밝게 바라보기”를 북돋우려는 줄거리라고 느낀다. 그런데 요즈음은 다들 아주 쉽게 놓치는데, ‘밝다·환하다’는 다르게 쓰는 낱말이다. ‘밝다’는 밤에 돋는 별을 바라보면서 쓰는 낱말이요, ‘환하다’는 새벽을 거쳐 아침에 이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쓰는 낱말이다.


‘밝다’는 별처럼 반짝이는 결을 가리키고, ‘환하다’는 둘레가 모두 햇빛으로 가득한 결을 나타낸다. 이러한 길을 제대로 읽는다면, “밝게 바라보기”를 하려면 누구나 으레 ‘밤’을 맞이할 노릇이다. 제대로 깊고깊어 캄캄한 밤에 이를 적에라야 비로소 별을 그리고 찾는다. 밤이 없다면 별이 없다. 또한 낮에 해가 있으니 쉬어갈 밤을 맞이할 노릇이다.


구태여 좋거나 나쁘다고 가른다면 스스로 좀먹는다. 좀 힘들면 “그래, 이러면 힘이 들겠구나. 그런데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이웃과 동무가 둘레에 많네.” 하고 배우면 된다. 좀 벅차면 “그래, 이 일을 이루려면 이렇게 땀흘리고 품들이면서 애써야 하는구나.” 하고 배우면 된다. 《비관주의자를 위한 낙관주의 수업》은 여러 ‘궂은일·나쁜일’을 어떻게 달리 바라보면 될는지 짚는 듯한데, ‘짚기’로 그치니 아쉽다. 짚으면 ‘배워’야 하지 않을까? 짚어서 배운 뒤에는 스스로 틈을 두어서 ‘익혀’야 하지 않을까?


마냥 좋게좋게 보며 넘어가면 하나도 못 배운다. 그저 좋기만 바라면서 조금이라도 걸리거나 부딪히면 몽땅 걷어내려고 할 적에도 못 배운다. 이를테면, 나하고 뜻이 터럭만큼이라도 다르면 ‘극좌·극우’라는 꼬리말을 붙이기 일쑤인데, 나하고 다르니까 다를 뿐이다. 다른 사람을 다른 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입으로는 외치지만, 정작 나하고 터락만큼이라도 길(정치성향)이 다르면 ‘극좌몰이·극우몰이’를 일삼는다면, 이런 갈라치기야말로 ‘좋은길’이 외려 못 된다.


다르게 보는 목소리를 받아들이려는 마음이기에 스스로 피어난다. 모든 씨앗은 볕바른 데에서만 싹트지 않는다. 그늘진 곳에 깃들어 태어나는 꽃은 도리어 빛깔이 짙고 냄새도 깊다. 그늘이나 밤을 꼭 ‘나쁘다’고만 여기지 않기를 빈다. 밤을 느긋이 꿀잠으로 누려야 낮을 비로소 반갑게 맞이하면서 하루를 짓게 마련이다.


ㅍㄹㄴ


문득 내 모습을 인식하고 충격을 받았다. 대부분의 다른 승객들처럼 나 역시 한숨짓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상황을 곱씹으며 불평하고 있었다! 부정적인 생각을 스톱해야 했다. 그러자 동료와 함께 너그러운 낙관주의를 심도 있게 다루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만을 늘어놓거나 부정적 생각들을 곱씹는 것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9쪽)


행복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지향해야 할 길이다. 행복을 함께 공유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너그러운 낙관주의 행렬에 동참하자. 이 책을 통해 우리 저자들은 행복해지고자 결심한 당신의 길동무 겸 능력 있는 지지자가 되어줄 것이다. (13쪽)


#Cultiver l'optimisme

#DelphineLuginbuhl #AureliePennel


부정적인 생각을 스톱해야 했다

→ 궂은 마음을 멈춰야 했다

→ 나쁜 마음을 그쳐야 했다

9


행복을 함께 공유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 함께 즐거울 터전을 일구어 보자

→ 나란히 기쁠 삶을 지어 보자

→ 같이 웃는 나라를 이루어 보자

→ 서로 기쁠 삶터를 세워 보자

13


이럴 때는 부정적 감정을 느낄 필요성과 권리를 인정하도록 하자

→ 이럴 때는 나쁘게 느껴도 된다고 여기자

→ 이럴 때는 싫어해도 된다고 받아들이자

→ 이럴 때는 꺼려도 된다고 받아들이자

116


감사를 표현하면 긍정적인 경험을 잘 기억하게 되며, 그 경험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고,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잘 인식하게 된다

→ 고마워하면 마음이 한결 밝으며, 밝은 빛을 키울 수 있고, 이웃이 얼마나 반가운지 더 잘 느낀다

→ 고맙다고 말하면 마음이 트이며, 환한 마음을 가꿀 수 있고, 이웃을 반갑게 바라볼 수 있다

178


감사를 표현함으로써 표현한 쪽과 받은 쪽 둘 다 좋은 효과를 얻는다

→ 고마워하면 서로 즐겁다

→ 고맙다고 말하면 함께 즐겁다

17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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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80 : 필요한 게 대부분 직접 만들어


사람들은 필요한 게 있으면 대부분 직접 기르거나 만들어 썼다

→ 사람들은 살림을 손수 기르거나 지어서 썼다

→ 사람들은 살림살이를 손수 기르거나 지었다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12쪽


어디에 쓰려고 하니까, 손수 기르거나 짓습니다. 살림을 손수 기릅니다. 살림살이를 손수 짓습니다.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습니다. 말을 짓고 생각을 짓고 사랑을 짓습니다. 눈물을 짓고 웃음을 짓고 노래를 짓습니다. 하나하나 짓는 동안 손길이 빛나고 몸빛이 환합니다. 스스로 짓는 사이에 하루가 아름답게 깨어납니다. ㅍㄹㄴ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을 가리킨다는데, ‘요구되다(要求-)’는 “받아야 될 것이 필요에 의하여 달라고 청해지다

대부분(大部分) : 1. 절반이 훨씬 넘어 전체량에 거의 가까운 정도의 수효나 분량 2. = 대개

직접(直接) : 1.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연결되는 관계 2.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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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79 : 지상 것 식물의 종자


지상에 뿌리내린 것이 있고 식물의 종자처럼

→ 땅에 뿌리내리기도 하고 풀꽃씨처럼

→ 땅바닥에 뿌리내리거나 풀씨처럼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11쪽


우리말에 “식물의 종자”란 없습니다. 일본말일 뿐입니다. 우리말은 ‘풀씨’나 ‘풀꽃씨’요, 수수하게 ‘씨앗·씨’라 합니다. 씨앗을 씨앗이라 하지 않는 탓에 땅을 ‘땅’이라 하지 않고, 그만 ‘지상’이라는 한자말을 끌어들입니다. ㅍㄹㄴ


지상(地上) : 1. 땅의 위 2. 이 세상. 현실 세계를 이른다

식물(植物) : [식물] 생물계의 두 갈래 가운데 하나. 대체로 이동력이 없고 체제가 비교적 간단하여 신경과 감각이 없고 셀룰로스를 포함한 세포벽과 세포막이 있다

종자(種子) : 1. 식물에서 나온 씨 또는 씨앗 ≒ 종(種) 2. 동물의 혈통이나 품종. 또는 그로부터 번식된 새끼 3. 사람의 혈통을 낮잡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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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77 : 세안의 기본적 목적 피부 자극 주면서 피부의 오염 것


세안의 기본적인 목적은 피부에 자극을 적게 주면서 피부의 오염을 씻어 내는 것이랍니다

→ 살갗을 살살 건드리면서 때를 벗기려고 얼굴을 씻습니다

→ 살결을 가볍게 비비면서 찌꺼기를 벗기려고 낯을 씻습니다

《내 몸과 지구를 지키는 화장품 사용 설명서》(배나린·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 87쪽


얼굴을 왜 씻는지 생각해 봅니다. 살갗을 살살 건드리면서 때를 벗기려는 뜻일 테지요. 낯을 왜 씼는지 곱씹어 봅니다. 살결을 가볍게 비비면서 찌꺼기를 벗기려는 마음이겠지요. 어떤 몸짓으로 무엇을 하는지 차근차근 짚으면서, 어린이한테 들려주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봅니다. ㅍㄹㄴ


세안(洗顔) : 얼굴을 씻음

기본적(基本的) : 사물의 근본이나 기초가 되는

목적(目的) : 1.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 2. [심리]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의 관념. 또는 목표로 향하는 긴장 3. [철학] 실천 의지에 따라 선택하여 세운 행위의 목표 4.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서, 사실이 존재하는 이유

피부(皮膚) : [수의] 척추동물의 몸을 싸고 있는 조직. 신체 보호, 체온 조절, 배설, 피부 호흡 따위의 기능을 한다

자극(刺戟) : 1. 어떠한 작용을 주어 감각이나 마음에 반응이 일어나게 함. 또는 그런 작용을 하는 사물

오염(汚染) : 1. 더럽게 물듦. 또는 더럽게 물들게 함 2. [군사] 핵무기 따위의 방사성 물질이 목표물이나 대기 속에 머무르는 상태 3. [생물] = 잡균 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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