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24 : 무언가를 누군가가


내가 쓴 무언가를 본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고

→ 내가 쓴 무엇을 본 누가 있을 수 있다고

→ 내가 무엇을 쓰면 누가 볼 수 있다고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 226쪽


‘무엇’을 ‘무어’ 꼴로 쓰기도 하되, 토씨를 붙일 적에는 ‘무엇 + 을’이고 ‘무어 + 를’입니다. ‘무언가를’은 잘못 쓰는 말씨입니다. ‘누구’에 토씨를 붙일 적에는 ‘누구 + 가’인데, 이보다는 ‘누 + 가’ 꼴로 쓰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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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25 : 광경 시절 기억 -게 한다


이 광경은 나에게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 이 모습을 보니 어릴적이 떠오른다

→ 이 모습에 어린날이 떠오른다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 259쪽


“이 광경은 + 나에게 + -을 + 떠오르게 한다”는 아주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나는 + 이 모습을 보니 + -이 + 떠오른다” 즈음으로 바로잡습니다. 이러고서 더 손보는데, ‘나는’은 덜어낼 만합니다. “이 모습을 보니 + -이 + 떠오른다”나 “이 모습에 + -이 + 떠오른다”쯤으로 더 손볼 만해요. ㅍㄹㄴ


광경(光景) : 벌어진 일의 형편과 모양

시절(時節) : 1. 일정한 시기나 때 2. = 계절(季節) 3. 철에 따르는 날씨 4. 세상의 형편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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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대체가능



 대체가능한 인력이라고 간주하니 →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다니

 대체가능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있지 않다

 아이를 대체가능하다고 보다니 → 아이를 갈 수 있다고 보다니


대체가능 : x

대체(代替) : 다른 것으로 대신함. ‘바꿈’으로 순화 ≒ 갈다·교체하다

가능(可能) : 할 수 있거나 될 수 있음



  낱말책에 없는 ‘대체가능’은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로는 ‘바꾸다·갈다’나 ‘고치다·고쳐쓰다’나 ‘달리하다·다른’이나 ‘들어서다’에다가 “할 수 있다”를 붙여서 고쳐쓸 만합니다. “바꿀 수 있다”나 “갈 수 있다” 즈음으로 고쳐쓰면 되어요. ㅍㄹㄴ



남들의 눈에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가능한 별 볼일 없는 녀석일 수 있다

→ 남들 눈에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 쓸모없는 녀석일 수 있다

→ 남들은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갈 수 있는 쓸모없는 녀석으로 볼 수 있다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박철범, 다산에듀, 200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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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말] 에또ええと/え-と



ええと : 다음 말이나 생각이 막힐 때 내는 소리: 저, 에

え-と : 어떤 생각이나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아 좀 생각할 때 쓰는 말: 저, 음, 그러니까, 거시기


 에또, 그러니까요 → 음, 그러니까요 / 어, 그러니까요

 에또, 다시 말하자면 → 저기, 다시 말하자면


  일본말 ‘에또(ええと/え-と)’는 일본사슬이 한창이던 무렵 들어와서 퍼졌는데, 1945년 뒤로도 오래도록 털지 못 했습니다. 배움지기나 일터지기나 나라지기 모두 이 일본말씨를 함부로 썼고, 1990년이 접어들자 조금 수그러들고, 2000년을 넘으며 거의 사라집니다. 일본말씨에 물든 버릇을 털지 못 하던 분이 숨을 거두면서 시나브로 이 말버릇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우리말로는 ‘에·어’나 ‘에험·어험’이나 ‘어허라·어헛’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음·음음’이나 ‘그래서·그러니까’나 ‘그러니·그러하니까’로 고쳐쓸 수 있어요. ‘그러면·그럼·고러면·고럼’이나 ‘거시기’나 ‘저·저기’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수염 한 가닥을 뽑아 비비 꼬면서, “에, 또, 그리고요…….” 하고 중얼거렸고요 … “에, 그리고요…….” 하고 말을 이었습니다

→ 나룻 한 가닥을 뽑아 비비 꼬면서, “음, 그리고요…….” 하고 중얼거렸고요 … “저, 그리고요…….” 하고 말을 잇습니다

《쥐돌이 쳇》(미야자와 겐지/박경희 옮김, 작은책방, 2003) 41, 43쪽


에또, 왜 불렀는지 짐작하겠지?

→ 에헴, 왜 불렀는지 알겠지?

→ 그럼, 왜 불렀는지 가늠하겠지?

《지어스 3》(키모 모히로/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5)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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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은 열두 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6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김상열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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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8.9.

그림책시렁 1553


《일 년은 열두 달》

 엘사 베스코브

 김상열 옮김

 시공주니어

 2006.12.12.



  한 해는 열두 달입니다. 우리 삶은 다 다른 해를 차곡차곡 모아서 숱한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열두 달은 한 달씩 서른 날입니다. 서른 날은 하루씩 스물네 겨를입니다. 조각조각 보아도 다르면서 새로운 길입니다. 조각을 조금씩 모아서 덩이를 이루어도 새로우면서 남다른 삶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소꿉을 노는 어린이라면, 나날이 새삼스레 살림을 짓는 어른입니다. 아이어른은 언제나 나란히 보금자리를 일구고 누리고 나눠요. 《일 년은 열두 달》은 어버이로서 어질게 살아가고픈 꿈을 열두 달에 맞게 노래하며 물려주는 이야기밭입니다. 철마다 새로우면서 달마다 빛나는 놀이와 들숲메를 속삭이는 줄거리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아이한테 어떤 날과 달과 철과 해와 삶을 속삭이는 어른인가요? 서울뿐 아니라 시골에서마저 해와 철과 달과 날을 잊거나 잃은 채 바빠게 뛰거나 밀지는 않나요? 어른부터 스스로 바쁜 나머지 철을 잊으면, 아이한테 물려줄 철빛이 없어요. 어른부터 스스로 해달날을 등지면, 아이가 물려받을 소꿉과 살림이 없지요. 돈만 버는 늪이 아닌, 돈을 즐겁게 벌면서 기쁘게 ‘일손’을 여미는 어른일 적에, 우리 곁에서 모든 아이가 저마다 ‘손끝’에 사랑을 물들이면서 바로 이곳을 춤노래로 누릴 수 있습니다.


#ElsaBeskow #AretsSaga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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