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재미없게



본 대로 느낀 대로 들은 대로

곧이곧대로 마를 하면

“넌 참 재미없게 군다!”


보아도 느껴도 들어도

입을 다물고 가만 있으면

“이렇게 재미있다고!”


재미나다는 글이나 그림을 보며

나란히 재미를 느낀 일이 없다


살아가는 대로 살림하는 대로

사랑하는 대로 사람이라는 대로

곰곰이 담은 글이나 그림이면

반갑고 놀라워서 웃고 운다


2025.11.7.쇠.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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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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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7.

그림책시렁 1670


《구석》

 신순재 글

 김지혜 그림

 스콜라

 2025.10.31.



  누구를 보며 귀여운 구석이 있다고 여기면, 다른 누구는 귀찮은 구석이 있다고 느끼게 마련입니다. 한 사람을 좋아하면, 다른 한 사람을 안 좋아하거든요. 누가 좋은 만큼 누가 싫고, 무엇이 나쁜 만큼 무엇이 좋다고 끌립니다. 《구석》은 어느 아이를 좋아하는 다른 아이가 ‘구석구석’ 지켜보거나 마주보면서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살짝 어두운 구석이 보인다는 동무라는데, 말 못 할 구석이 있기에 조용히 머물지만, 때로는 스스럼없이 나서서 마음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구석’은 앞자리하고 멉니다. 구석은 끝자리라 할 만합니다. 구석은 굴처럼 속으로 들어가는 데입니다. 구석은 굼벵이처럼 나무뿌리 곁에 오래오래 머물면서 가만히 꿈을 그리는 곳입니다. 구석은 그늘이 짙으면서 가만히 쉬는 자리입니다. 빛나지 않는 구석이되, 밑에서 든든히 받치는 구실인 구석입니다. 그런데 《구석》은 자꾸 “귀여운 구석”을 내세우려는 듯싶습니다. 귀퉁이에 기스락인 구석이라면, “귀엽게 그리는 아이 얼굴”이 아닌, 두 아이가 조용조용 어울리는 자그마한 빛을 담는 길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어린이한테 ‘좋아해’라는 말을 너무 밀어대지 않나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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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7.


《곰신할미전, 곰배령의 전설》

 조영글 글·그림, 창비교육, 2025.4.10.



부산에서 새벽 전철을 탄다. 다들 두툼옷차림이다. 나는 민소매에 깡똥바지이다. 이만 한 날씨가 춥다면 섣달에는 다 얼어죽어야 할까. 너무 엄살을 부린다. 여름에는 덥다고 겨울에는 춥다고, 자꾸자꾸 스스로 마음을 갉는다. 07:00 서울버스를 탄다. 부산서 서울 가는 버스는 누워서 갈 만큼 텅텅 빈다. 읽기와 쓰기로 한나절을 보내니 서울에 닿는다. 《학교도서관저널》을 엮는 일꾼을 만난 뒤에 〈숨어있는 책〉으로 걸어간다. 한나절을 책바다에 잠긴다. 느슨히 길손채로 옮긴다. 서울이웃님이 칸을 미리잡으셨다는데 오늘 아닌 이튿날이네. 찾아간 길손채에 빈칸이 없다기에 한참 걸어서 다른 길손채에 겨우 깃든다. 발바닥이 욱씬거린다. 밤새 주무르다가 잠든다. 《곰신할미전, 곰배령의 전설》은 한마디로 ‘캐릭터 큰잔치’이다. 요즈음 어린배움터와 푸른배움터를 보면, 길잡이책(교과서)도 죄다 ‘캐릭터 큰잔치’이다. 알맹이가 없다. 아니, 알맹이는 어디 내다팔았다. 아니, 알맹이는 돈과 이름에 팔아치운 지 오래이다. 몽글몽글 귀염둥이 그림자랑으로는 어린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제살깎기이다. ‘애완동물(귀염이)’이 아닌 ‘반려동물(곁이)’을 외치면서 어째, ‘귀염그림(애완캐릭터)’만 이렇게 마구 뿌려댈 수 있는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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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8.


《만년필 탐심》

 박종진 글, 틈새책방, 2018.12.14.



밤새 발바닥과 종아리와 허벅지를 앓았다. 책짐을 잔뜩 이고 지면서 다니다 보니, 몸이 “언제 쉴래? 이렇게 굴려도 돼?” 하면서 나무란다. 길손채에 깃들어 글을 쓰는 내내 주무르고, 등허리를 펴고 눕고서도 한참 주무른다. 01:50에 눈을 뜨지만 뻑적지근해서 더 눈을 감는다. 03:50 즈음에 이르니 비로소 발바닥이 풀린다. 숭실대 앞으로 가는 753버스를 코앞에서 놓친다. 버스일꾼은 안 기다린다. 전철을 타려고 땅밑으로 깊이 내려간다. 책을 읽다가 그만 못 내릴 뻔한다. 〈라이브러리 & 두란노〉에서 올해 마지막 이야기꽃을 편다. 오늘은 ‘재다’라는 낱말을 들려준다. 소리는 같되 뜻이 다른 다섯 가지 ‘재다’가 있다. 재주를 부리려는 잔나비로 굴다가 자칫 재미와 자랑과 잿더미로 빠지지만, 차분히 재우는 잔잔한 숨빛이라면 싱그러이 자라나는 길로 접어든다. 누구나 장다리꽃처럼 피어날 만하다. 《만년필 탐심》을 읽었다. 오래붓(만년필)에 삶을 기울이는 이야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다. 오래붓과 얽힌 여러 ‘이름난 사람들’ 뒷이야기를 너무 길게 채운 듯싶다. 붓 한 자루와 살아왔고 살아가는 마음에 눈을 맞춘다면 줄거리가 새록새록 깨어나면서 ‘온붓’으로 피어날 붓길과 글길로 뻗을 만했는데.


ㅍㄹㄴ


"안세영? 어른들께 인사를 안 하고 다니더라" 1년 전 '싸가지 발언' 재조명…전세계 배드민턴 선수들이 "인성도 월클" 극찬하는데

https://m.sports.naver.com/general/article/311/000193452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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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9.


《후쿠시마 사고 Q&A》

 고이데 히로아키 글/고노 다이스케 옮김, 무명인, 2012.10.25.



새벽에 다시 길을 나선다. 순천으로 건너간다. 이태 앞서 ‘세빛중’으로 이름을 바꾼 예전 ‘순천여중’에서 푸른씨를 만난다. 누구는 ‘요즘 푸른씨 걱정’을 하지만, 누구는 ‘한결같이 푸른씨 곁에서’ 함께 배우고 가르친다. 걱정하자면 예나 이제나 끝없을 테지만, 그저 곁에서 함께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고 베풀면 한 가지씩 차분히 풀어낸다. 《후쿠시마 사고 Q&A》를 돌아본다. 문득 태어났고 조용히 사라진 책이다. 우리는 체르노빌이든 드리마일이든 후쿠시마이든 쉽게 잊는다. 이웃나라나 먼나라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날마다 터지고 죽고 무너지고 아픈 목소리가 넘쳐나지만, 정작 이런 목소리를 찬찬히 받아서 가만히 알리는 길(언론)은 너무 드물다. 새길을 밝히지 못하는 붓이 춤추고, 오래길을 헤아리는 붓은 뒷전이다. 삶이란, ‘배우기’만 해서는 곯는다. 배울 적마다 곧장 익힐 노릇이요, 익힌 뒤에는 읽고 일구고 이으며 이야기로 지펴서, 저마다 이곳에 있는 님(임)으로 피어나야지 싶다. 나라 곳곳에서 펑펑 터지고 죽을 적에 무엇을 느끼고 배우는가? 푸른별 여기저기에서 싸우고 죽일 적에 무엇을 보면서 어깨동무하는가? 이 땅에 ‘왼길’ 같거나 ‘오른길’ 닮은 무리는 안 보이는데, 다들 왼오른으로 가르기만 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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