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3 : 수로를 통해 -로 있


그 물은 어두운 땅 밑 수로를 통해 너한테로 오고 있지

→ 물은 어두운 땅밑에서 흐르며 너한테 오지

→ 물은 어두운 땅밑길을 거쳐서 너한테 오지

《살아있다는 것》(유모토 가즈미·사카이 고마코/김숙 옮김, 북뱅크, 2025) 20쪽


땅밑에 물길이 있으면 “땅밑 물길”이나 ‘땅밑길’이라 하면 됩니다. 물은 땅밑에서 흘러 너한테 옵니다. 물은 땅밑길을 거쳐서 나한테 갑니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물길입니다. ㅍㄹㄴ


수로(水路) : 1. 물이 흐르거나 물을 보내는 통로 = 물길 2. 선박이 다닐 수 있는 수면상의 일정한 길 3. [체육] 수영 경기에서, 각 선수가 헤엄쳐 나가도록 정해 놓은 길

통하다(通-) : 3. 어떤 곳에 무엇이 지나가다 8. 어떤 곳으로 이어지다 11. 어떤 길이나 공간 따위를 거쳐서 지나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2 : 역사적 현실 속 분명한 역사의 주체 등장


역사적 현실 속에서 분명한 역사의 알기(주체)로 등장했는데도

→ 예부터 뚜렷하게 살림지기로 나타났는데도

→ 지난날부터 똑똑히 살림빛으로 일어섰는데도

→ 오래도록 바로 살림기둥으로 일어났는데도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백기완, 백산서당, 1992) 212쪽


옛날부터 살림지기로 나타난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날부터 오래오래 일어선 사람이기에 똑똑히 볼 수 있습니다. 임금님도 벼슬아치도 아닌, 바로 수수한 우리 누구나 보금자리와 마을과 삶터에서 기운차게 살림빛으로 일어났아요. 발걸음을 되짚으면서 알아볼 빛입니다. 발자취를 톺으면서 헤아릴 숨결과 기둥입니다. ㅍㄹㄴ


역사적(歷史的) : 1. 역사에 관한 것 ≒ 사적 2. 오랜 세월을 두고 전해지는 것 3. 역사로서 기록될 만큼 중요한 것

현실(現實) : 1.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나 상태 2. [철학]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 3. [철학] 사유의 대상인 객관적·구체적 존재 4. [철학] 주체와 객체 사이의 상호 매개적·주체적 통일

분명하다(分明-) : 1. 모습이나 소리 따위가 흐릿함이 없이 똑똑하고 뚜렷하다 2. 태도나 목표 따위가 흐릿하지 않고 확실하다 3. 어떤 사실이 틀림이 없이 확실하다

역사(歷史) :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5. [책명] 기원전 425년 무렵에 그리스의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책 6. [책명] 기원전 400년 무렵에 그리스의 투키디데스가 쓴 역사책

주체(主體) : 1. 어떤 단체나 물건의 주가 되는 부분 2. 사물의 작용이나 어떤 행동의 주가 되는 것 3. [언어] 문장 내에서 술어의 동작을 나타내는 대상이나 술어의 상태를 나타내는 대상 4. [철학] 실재하는 객관에 대립하는, 의식하는 주관 5. [법률] 다른 쪽에 대하여 의사나 행위를 미치는 쪽 6. = 주체사상 7. [북한어] 혁명과 건설의 주인으로서의 인민 대중을 이르는 말 8. [북한어] ‘주관(主觀)’의 북한어

등장(登場) : 1. 무대나 연단 따위에 나옴 2. 어떤 사건이나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현상, 인물 등이 세상에 처음으로 나옴 3. 연극, 영화, 소설 따위에 어떤 인물이 나타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1 : 위해 주변의 사물 위해 세상 존재 과거 속의 역사 위해 질문을 던지


나를 알기 위해, 내 주변의 사물을 알기 위해, 나를 둘러싼 세상과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 속의 역사를 알기 위해 반짝이는 눈으로 질문을 던지는 아이를 보며

→ 나를 알려고, 둘레를 알려고, 온누리와 내가 없던 지난날을 알려고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 아이를 보며

→ 나와 둘레와 온누리를 알려고, 또 내가 없던 어제를 알려고 눈을 반짝이며 묻는 아이한테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김슬기, 웨일북, 2018) 203쪽


나를 알려면 나를 보아야 하고, 둘레를 알려면 둘러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묻는 말을 가만히 받아들이면서 온누리를 나란히 헤아립니다. 지나온 날을 곱씹고, 아직 내가 없던 이 별에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기도 합니다. 보고 묻고 받아들이면서 생각하기에 차근차근 배웁니다. 배울 수 있기에 눈을 밝히고, 차곡차곡 익히면서 새삼스레 눈뜨고 싹틉니다. ㅍㄹㄴ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주변(周邊) : 1. 어떤 대상의 둘레 2. = 전두리

사물(事物) : 1. 일과 물건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 3. [법률] 사건과 목적물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3.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 4. 절, 수도원, 감옥 따위에서 바깥 사회를 이르는 말 5. = 세상인심 6. ‘지상’을 천상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7. ‘비할 바 없이’, ‘아주’의 뜻을 나타내는 말 8. ‘도무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역사(歷史) :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0 : 불안 역시 피할 기제 작동


불안 역시 피할 수 없는 기제로 작동한다

→ 걱정도 떨칠 수 없다

→ 근심도 버릴 수 없다

→ 걱정도 안 할 수 없다

→ 근심도 꼭 한다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김슬기, 웨일북, 2018) 66쪽


“불안 역시 + 피할 수 없는 + 기제로 작동한다” 얼거리인 보기글은 무늬한글인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걱정도 + 떨칠 수 + 없다”처럼 단출하게 쉽게 말하거든요. “근심도 + 꼭 + 한다”처럼 수수하게 풀어내는 우리말씨입니다. ㅍㄹㄴ


불안(不安) :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

역시(亦是) : 1. = 또한 2. 생각하였던 대로 3. 예전과 마찬가지로 4. 아무리 생각하여도

피하다(避-) : 1. 원치 않은 일을 당하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하다 2. 행사에 불길한 날을 택하지 않다 3. 비, 눈 따위를 맞지 않게 몸을 옮기다 4. 몸을 숨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어 드러나지 않도록 하다

기제(機制) : 1. 기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이나 공식 따위의 내부 구성 = 기구機構 2.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의 작용이나 원리

작동(作動) : 기계 따위가 작용을 받아 움직임. 또는 기계 따위를 움직이게 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오른죽지



  어제하고 오늘 이틀에 걸쳐서 손글씨로 노래꽃을 옮겨적는다. 날마다 쓰는 노래꽃이지만, 몰아서 스물두 꼭지를 종이에 옮겨쓰자니 오른죽지가 결린다. 글자루에 담는다. 읍내 나래터로 나가서 부치기 앞서 살짝 눕는다. 등허리를 펴고 꾹꾹 주무른다. 눈을 스르르 감고, 자칫 14:00 시골버스를 놓칠 뻔한다.


  어제는 읍내길을 걸으며 책을 읽다가 전봇대에 이마를 쿵 찧었다. 오늘도 책을 읽으며 걷는데,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앞을 살핀다. 아무래도 어제는 너무 빨리 걸은 듯싶다. 어제는 14:00 시골버스가 아닌 15:00 시골버스로 읍내에 나온 터라 좀 서둘러야 했다. 안 느긋하면 박거나 부딪히거나 미끄러진다.


  하루 볼일을 모두 마친다. 집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타러 걷는다. 읍내 버스나루에 가까울 즈음 우뚝 선다. 손이 가벼운 줄 느끼고는 “아차! 오늘 자루감을 장만하기로 했지!” 읽던 책을 얼른 덮고서 달린다. 아까 보아둔 감집으로 간다. 단감과 주먹감 사이에서 살피다가 주먹감으로 집어든다. 단감은 70알에 1만 원, 주먹감은 50알에 2만 원을 부른다.


  등판은 땀으로 젖는다. 큰고장으로 책마실을 갈 적에도 한겨울은 땀바가지요, 시골에서 저잣마실을 할 적에도 늘 땀빛이다. 이 땀으로 살고, 이 땀으로 씻고, 이 땀으로 쉬고, 이 땀으로 노래한다. 땀냄새를 풍기며 걷고, 땀방울을 마치 씨앗처럼 길바닥에 뿌리면서 걷는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땀사람이자 땅사람이었으나, 요즈음은 땀아이나 땀어른을 스치기 어렵다.


  저녁이 일찍 온다. 밤이 길고 고즈넉하다. 겨우내 고요히 흐를 밤빛일 테고, 별빛만 마당과 지붕과 뒤꼍을 어루만질 테지. 오늘밤도 별내가 하얗게 흐를 듯싶다. 돌아가는 시골버스에 오른다. 등짐과 자루감을 바닥에 놓는다. 숨을 돌리고서 하루글을 손으로 쓴다. 하루글을 맺을 무렵 마을 앞에 다다르려 한다. 마지막 두 줄은 집에 가서 적자. 등짐을 다시 메고, 자루감을 품에 안고서 내린다. 2025.11.20.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