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문진 文鎭


 문진(文鎭)을 사용해 보면 → 누름돌을 써 보면

 문진(文鎭)이 몇 개 있다 → 눌쇠가 몇 있다


  ‘문진(文鎭)’은 “책장이나 종이쪽이 바람에 날리지 아니하도록 눌러두는 물건. 쇠나 돌로 만든다 = 서진”을 가리킨다는군요. ‘누름돌·누름이’나 ‘누름쇠·눌쇠’로 다듬을 만합니다. ㅍㄹㄴ



문진도 가득 쌓여 있었다

→ 누름돌도 가득했다

→ 누름쇠도 쌓였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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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승복 承服


 적에게 승복하다 → 놈한테 꿇다 / 놈한테 엎드리다

 끝내 승복하지 않았다 → 끝내 따르지 않다

 결과를 승복하다 → 매듭에 수그리다

 결정 사항을 승복하다 → 맺은 대로 받아들이다


  ‘승복(承服)’은 “1. 납득하여 따름 2. 죄를 스스로 고백함”을 가리킨다지요. ‘가만히·고개를 끄덕이다·끄덕이다·꿇다’나 ‘네·따르다·웃다·잘되다·활짝’으로 손봅니다. ‘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나 ‘숙이다·수그리다·고개숙이다·엎드리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 한 사람한테 맞출 수 없다고 한다

→ 한 사람한테 맞추는 길은 갈 수 없단다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사사키 겐이치/송태욱 옮김, 뮤진트리, 2019)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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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승복 僧服


 승복(僧服)을 입게 된 이유 → 스님옷을 입은 까닭

 승복(僧服)을 입고 있으니 → 중옷을 입으니


  ‘승복(僧服)’은 “승려의 옷 ≒ 승의”처럼 풀이합니다만, ‘스님옷’이나 ‘중옷’으로 고쳐씁니다. ‘절옷·절집옷’으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도를 깨우치지 못한 승려가 승복을 염색해서 무엇하는가

→ 길을 깨우치지 못한 중이 중옷을 물들여서 무엇하는가

《다문화 속담 여행》(국제이해교육원, 대교북스주니어, 2010) 38쪽


승복 같은 길고 풍성한 옷차림이 흡사

→ 중옷같이 길고 푸짐한 옷차림이 꼭

→ 스님옷처럼 길고 넉넉한 품이 마치

→ 절옷마냥 길고 너른 차림새가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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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걸어다니는 (2024.12.30.)

― 광주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해끝에 서는 달을 ‘섣달’이라 하고, 섣달인 열둘쨋달이 지나면 곧바로 ‘설날’입니다. ‘섣달·설날’은 ‘서’가 밑동입니다. ‘서다(서 + -다)’인데, 막아서거나 멈춰서는 ‘서다’가 있고, 나서거나 일어서는 ‘서다’가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그곳에서 늘 바뀝니다. 마주서고 다가서는 사이라서 ‘서로’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꽃과 벌레와 나무와 새하고도, 얼마든지 서로 만나고 잇습니다. 함께 어울리기에 서로 사이(새)가 있으니, 늘 새롭게 새록새록 이야기를 지핍니다.


  광주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로 찾아갑니다. 시외버스를 내린 뒤에 천천히 햇볕길을 따라서 걷습니다. 시외버스도 서는 큰길은 엄청나게 시끄럽지만, 사람들이 서성일 수 있는 마을길인 골목은 매우 조용합니다.


  책을 읽으려면 손을 뻗어야 합니다. 책을 찾으려면 책시렁을 서성여야 합니다. 책을 장만했으면 손에 책을 쥐고서 집으로 즐겁게 걸어갑니다. 집에 앉아서 나름길(택배)로 책을 받을 수도 있되, 스스럼없이 길을 나서서 새빛을 찾아나서려는 몸짓을 연다면, 이웃집과 하늘빛과 철바람과 겨울나무까지 고루 만납니다.


  이미 떠나고 없는 분을 그리면서 마음과 마음을 이으려고 책을 읽습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더라도, 낯선 이웃이 어떤 꿈으로 하루를 지었는지 살펴보며 배우려고 책을 읽습니다. 손을 뻗어야 서로 맞잡고 마음을 잇듯, 손으로 한 쪽씩 천천히 넘기면서 이야기를 읽습니다.


  이야기로 이룬 책이 있습니다. 들빛으로 푸른 풀꽃나무라는 책이 있습니다. 사람과 푸나무와 뭇숨결이 살아가는 들숲바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과 사랑이라는 책이 온누리에 있습니다. 새삼스레 밤빛이 밝은 설날이 오는 길목입니다. 하루하루 새롭게 누리는 올해를 내려놓고서 이듬해를 그리는 오늘입니다.


  미국에서 트럼프는 ‘병의학 커넥션’을 없애려고 한다더군요. ‘아기떼기(낙태법)’를 놓고서 왜 말이 많은가 하고 들여다보니, ‘태아 장기 적출’을 하며 장사하는 무리가 무척 크군요. 여태 몰랐는데, 여러 담(커넥션·권력집단)은 ‘뱃속아기(태아)’를 떼내어(적출) ‘생체실험’을 몰래 해왔더군요. 미리맞기(백신)로도 뒷돈을 버는 담이 드높은데,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 하는 곳마다 꿍꿍이가 흘러넘쳐요. 우리는 어느 만큼 담벼락에 다가서서 하나하나 헐어낼 수 있을까요.


  걸으며 생각합니다. 걷다가 멈춰서서 생각합니다. 다시 걸으며 생각합니다. 머잖아 봄볕으로 건너갈 겨울볕이 스미는 나무 곁에 서서 생각합니다.


 ㅍㄹㄴ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질베르 아슈카르/팔라스타인 평화연대 옮김, 리시올, 2024.3.1.)

《나사와 검은 물》(쓰게 요시하루 외/한윤아 옮김, 타이그래스 온 페이퍼, 2022.8.)

《독서와 일본인》(쓰노 가이타로/임경택 옮김, 마음산책, 2021.10.30.첫/2021.12.20.2벌)

《불멸의 인절미》(한유리, 위즈덤하우스, 2024.8.14.)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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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25. 땀바구니



  서울에서 살며 책마을 일꾼으로 지내던 때에는 전철도 잘 안 탔다. 길삯까지 털어서 필름과 책을 사면서 걸었다. 걷고 새로 걸은 지 쉰 해에 이른다. 나는 두온해(200년) 즈음은 그저 등짐으로 걸으려고 생각한다. 읽는 사람이자 쓰는 사람이기에 걷고 걷고 걸으며 걷는다.


  걷지 않고서 읽거나 쓸 수 있을까? 안 걷는다면 안 읽거나 안 쓴다는 뜻이지 않을까? 기저귀를 손으로 애벌빨래로 하고서 삶기에, 아이들이 자라는 결을 느끼고 읽고 배운다. 옷가지와 이불을 손발로 애벌빨래를 하고서 두벌빨래와 석벌빨래를 다시 손발로 하기에, 우리집 살림결을 헤아리고 살피고 배운다.


  집안일과 살림을 안 하면서 읽거나 쓸 수 있지는 않다고 본다. 이오덕 어른이 가르친 예전 멧골마을 아이들은 다 걷는 아이였다. 집안일과 살림을 짓던 아이였다. “이오덕 글쓰기 배움길” 수수께끼란, 걷기와 짓기와 살림과 들숲메바다라고 본다. “일하는 아이들”이란 온몸과 온마음으로 집살림·옷살림·밥살림을 일구는 아이들이라는 뜻이요,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동안 “무엇을 쓸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나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즐겁게 쓰고 싶다면 걸으면 된다. 기쁘고 반갑게 읽고 싶다면 걸으면 된다. 이른바 누리길(sns)조차 걸어다니는 매무새일 적에 즐겁게 할 수 있다. 손잡이를 쥐고서 부릉부릉 몰기만 할 적에는 다른 일조차 아예 못 한다.


  걸으면 늘 새로 깨어난다. 걷기에 젊지 않다. 걸으니까 늘 새몸이다. 땀으로 씻고서 이슬로 추스르는 길이 걷기이다. 젊은몸을 바라며 걷는 분이라면 오히려 몸이 낡고 닳아서 일찍 늙는다고 느낀다. 일하고 살림하는 몸짓으로 해바람비를 머금으며 걸으면, 늘 눈부시게 튼튼하다고 느낀다.


  책집지기는 일하는 사람이다. 살림지기는 일하는 사랑이다. 손수 가다듬고 추스르고 매만지는 일꾼한테서 손빛을 배운다. 글은 조금 덜 읽더라도 손으로 집안일을 한다. 글은 조금 덜 쓰더라도 두다리로 걸어다니면서 등짐을 나른다. 땀바구니를 주렁주렁 품고서 걷는다. 땀으로 전 옷과 가방을 손으로 빨아서 햇볕에 말린다. 잘 마른 바구니와 가방을 다시 걸치고서 새롭게 마실을 나선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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