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부터 전화기를 꺼 놓고 있다. 손전화 말이다. 오늘까지도 켜지 않고 있다. 굳이 손전화로 받아야 할 연락이 있을까 싶고, 내 소식이 궁금하면 집전화를 하든 인터넷편지를 하겠지. 이참에 아예 손전화를 없앨까 싶은 생각도 든다. 손전화를 없애면 내가 번거로울까, 내 둘레에 있는 사람이 번거로울까. 번거롭다면 무엇이 번거로울까. (4340.8.1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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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3 09:32   좋아요 0 | URL
주변 사람이 괴롭겠죠 :)
연락이란 건 아무래도 급한 용무가 있을 때 하지 않나요?
기동성 면에서 필요한게 손전화니까요.
저도 전화를 어지간히 안하는 사람이라서 ^^ 없애고픈 심정도 동감은 합니다만...

참, 도서관에서 책 조금 읽어보았습니다. 헌책방과 함께한- 책 맞죠? ^^
의미있는 일 하신다 생각하고 있어요.
댓글은 매번 못달지만 자주 들여다 본답니다. :)

숲노래 2007-08-14 09:5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주변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될 것도 같은데...
아마, 저한테 문자를 보내는 분들은
이 녀석이 씹네... 하고 생각할 듯해서 ^^;;;;
 


 어제 낮, 헌책방 나들이를 하려고 서울로 전철을 타고 가는 길에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을 읽습니다. 73쪽, 다큐멘타리 영화를 찍는 태준식 감독 이야기를 읽다가 한동안 책을 덮습니다.


.. 그렇다. 사람은 ‘사상’이 아니라 ‘삶’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


 볼펜으로 꾹꾹 눌러 가면서, 책에 몇 글자 적습니다.

 사람은 그이가 써낸 책이 아니라, 그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로 평가를 받는다. 《무소유》라는 책이 아니라, 이 책을 쓴 분이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는 삶이 아닌 책으로 사람을 따진다.

 사람은 그이가 번 돈이 아니라, 그이가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쓰며 살았느냐로 평가를 받는다. 재산이 얼마요 땅이 얼마가 아니라, 그만한 돈을 번 사람이 무슨 일을 어떻게 했고, 이렇게 번 돈을 어디에서 누구하고 어떠한 일을 하는 데에 썼는가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는 그이가 무슨 짓을 했고 말고는 헤아리지 않고 돈크기가 얼마이냐만으로 사람을 잰다.

 사람은 그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동무나 이웃이나 피붙이)이 아니라, 그이가 어디에서 누구와 어울리며 함께 일하고 노느냐로 평가를 받는다. 이름난 사람, 힘있는 사람, 돈있는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고 해서 이름이 나거나 힘이 있거나 돈이 있지 않다. 훌륭한 사람을 많이 알고 지낸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들 책을 많이 읽어서 알고 있다고 해서 그이도 훌륭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는 그이가 옆에 어떤 사람을 가까이 두고 있느냐를 놓고만 사람을 살핀다.

 사람은 그이가 얻거나 갖춘 지식이나 학벌이 아니라, 그가 어디에서 누구와 자기 지식을 베풀거나 나누었는가로 평가를 받는다. 아는 것 많아 똑똑하다거나 높은 학교를 마쳤다거나 나라밖으로도 공부를 다녀왔다고 해서, 그이가 세상을 좀더 두루 살펴볼 줄 알거나 깊이 파헤칠 줄 알겠는가.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는 퀴즈대회에서 우승하고, 졸업장이나 자격증 숫자가 많으며, 온갖 어려운 학술 낱말로 자기를 감싸는 사람이 대단한 무엇을 보여주고 있기라도 한듯 떠벌리고 부풀린다. (4340.8.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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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
이시우 사진 / 인간사랑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 책이름 : 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
 - 글ㆍ사진 : 이시우
 - 펴낸곳 : 인간사랑(1999.1.15.)
 - 책값 : 1만 원



 이 책 하나 17 ― 대한민국은 평화나라가 아니다
 : 《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을 보고 나서


 

 사진을 찍는 이시우 님이 국가보안법을 어겼다고 해서 붙잡혔습니다. ‘이시우 님 한 사람만이 국가보안법을 어겼는가’ 생각해 본다면, 이 땅에서 안 붙잡힐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시우 님만이 붙잡힙니다.

 이시우 님이 붙잡힌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헌책방 일꾼도 차례차례 ‘국가보안법을 어겼다’는 까닭에 발목잡혀서 붙들립니다. 그나마(?) 이시우 님은 중앙에서 알려진(?) 사진작가이기 때문에 몇몇 언론매체에 소식이 나왔습니다만, 헌책방 일꾼은 전국은커녕 지역에서도 모르기 때문인지 소식을 실어 주는 언론매체가 없습니다. 헌책방 일꾼이 아닌 구멍가게 일꾼이었어도, 동네새책방 일꾼이었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느낍니다. 한편, 이시우 님이나 헌책방 일꾼을 잡아간 ‘국가보안법’을 들이대려 한다면, 누구보다도 노무현, 박근혜, 이회창, 이명박, …… 이런 정치꾼들을 먼저 붙잡아 가두어야 합니다. 이들이야말로 큰힘을 휘두르며 ‘적나라인 북녘에 도움이 되는 몸짓과 말’을 퍼뜨리거든요.


 [53.문산 율곡리]
 : 누가 말했습니다. 싱그런 담쟁이넝쿨이 하루 빨리 자라 철조망을 덮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철조망이 그 안으로 숨어버리면 더 문제입니다. 단절 없는 청산은 낡은 것을 편들기 마련입니다.



 젊은 사내들이라면 누구나 군대로 끌려가는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이 나라는 평화로운 나라가 아닙니다. 군대에서 두 해를 썩어야 하는 일이 의무가 되어야 한다면, 군인이 되어 나라를 지키는 뜻이 참 평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일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나라 군대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한편, 계급에 종이 되도록 짓누르고, 이웃이나 동무조차 적인지 아닌지 의심하도록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목숨붙이를 돌볼 줄 알며 사람 사이에서 서로를 믿고 감싸는 마음을 키워 나가야 할 스물 안팎 풋풋한 나이에 ‘사람 죽이는 훈련’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길들어야 하는 젊음이 애처롭습니다. 아니, 끔찍합니다. 더욱이, 군대로 끌려가 바보에다가, 개에다가, 종에다가, 쓰레기에다가, 살인기계가 된 사내들이 ‘군 가산점’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서 쏠쏠히 대접을 받습니다. 예비군이 되어 군인옷을 입고 길거리에서 깽판을 쳐도 붙잡아 가지 않습니다. 해병대 나온 사람들은 ‘나 해병대 몇 기야!’ 하면서 술주정을 부리며 길가는 사람한테 윽박지르기도 하지요. 다른 한편으로는 돈과 힘과 이름이 있는 이들은 ‘구멍난 법 틈’으로 빠져나가 군면제를 받습니다. 어쩌다가 연예인이나 정치꾼 한두 사람은 ‘몰래 군대그물 빠져나간 일’이 들통나지만, 이렇게 들통나서 된서리 맞는 돈꾼ㆍ힘꾼ㆍ이름꾼은 아주 드뭅니다.


 [7.철원]
 : 지뢰표지판은 비바람 맞아 하루하루 뜯겨 가지만, 꽃잎은 하루하루 거듭납니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던 이를 짓밟고 들볶으며 죽이기까지 하던 국가보안법입니다.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독재정권 탑을 쌓으려고 하던 이승만이 되살려내어 언론통제와 사회통제를 하고자 휘둘렀던 국가보안법입니다.

 해방이 되며 다행스레 국가보안법은 사라졌지만, 이승만이 살려냈습니다. 그나마 열 몇 해에 이르는 독재정권을 젊은 피가 무너뜨렸고(1960년), 젊은 피는 어른이라는 사람들한테 권력을 넘겨주었는데, 이때 권력을 얻은 수구 정치꾼들은 국가보안법을 없애지 않고, 자기들 기득권을 지키려고 또다시 휘둘렀습니다.

 그러고 얼마 있지 않아 군부쿠테타가 일어나 박정희가 독재정권을 움켜쥡니다. 이리하여 일제강점기 때에는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국가보안법이,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을 거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평화운동가’와 ‘민주운동가’와 ‘사회운동가’와 ‘노동운동가’와 ‘문화운동가’와 ‘교육운동가’들까지 두루 코를 꿰어 붙들어맵니다.

 코에 걸고 싶으면 코에 걸고, 귀에 걸고 싶으면 귀에 거는 국가보안법입니다. 참말로 나라를 말아먹는 사람들한테는, 참말로 평화를 좀먹는 사람들한테는, 참말로 이웃을 괴롭히며 시커먼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한테는, 참말로 자연 삶터를 무너뜨리며 물과 바람을 더럽히는 사람들한테는 ‘국가보안법 죄목’을 씌우지 않습니다. 이런 우리 나라가 자유와 민주를 사랑하는 나라라 할 수 있을까요. 휴전선 너머 북쪽에 있는 나라가 ‘인민이 민주주의로 살 수 있는’ 곳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휴전선 남쪽에 있는 나라 또한 ‘한겨레가 크게 하나되어 독립되거나 자유롭거나 평화롭거나 민주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곳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2.양구 을지전망대]
 : 군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초소에 햇살이 가득 들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며 머리속에 담아 놓고 있을 지식이 무엇인가를 나눌 수 있어야 좋다고 느낍니다. 사회는 학교에서 얻은 지식을 어떻게 몸으로 껴안고 받아들여서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어울리면 좋은가를 보여주고 이끌 수 있어야 좋다고 느낍니다. 군대가 있어야 한다면, 이 군대에서는 군인이 된 사람 마음을 먼저 가다듬고 추슬러야 한다고 믿습니다. 남을 눌러 제 잇속을 챙길 때 쓰는 힘이 아니라, 힘이 여린 사람을 보듬고 지켜 줄 수 있도록 방패가 되어 주는 매무새를 기르면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마음결을 갈고닦는 곳이 군대가 될 수 있어야 좋다고 느낍니다.

 비무장지대가 있어야 한다면, 지금처럼 남북녘이 백만에 이르는 군인을 촘촘히 박아 놓고 ‘무장지대’를 만드는 거짓말놀이를 벌여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모든 쇠붙이를 거두어들이고 모든 총부리는 땅에 박아 놓으면서, 사람이든 짐승이든 다치지 않고 스스럼없이 드나들 수 있는 자유터, 평화터, 살림터가 될 수 있어야 좋다고 느낍니다. 누군가 쏜 총알에 맞지 않게, 누군가 심은 지뢰를 밟지 않게. (4340.8.8.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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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팔꿈치가 몹시 저립니다. 저린 지는 한참 되었습니다. 올 사월에 짐을 실어 옮기면서도 저렸지만, 지난해에 자전거 타며 돌아다닐 때에도 썩 좋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전거를 너무 많이 타고다녀서 그러지 않느냐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책짐을 혼자서 다 꾸리고 나르느라 그러지 않느냐 싶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몸을 쓰면서 제대로 쉬어 준 적이 없이 글쓰기를 하느라 도지고 덧나서 이렇게 되었지 싶고요.

 어제 낮, 낡은 책꽂이를 손질하며 쫄대못을 박울 때입니다. 망치질할 때에도 쩌릿쩌릿하기에, 망치를 왼손으로 들고 못을 박아 봅니다. 처음에는 퍽 서툴어 어려웠지만, 하다 보니 왼손 망치질도 할 만합니다. 빨래는 진작 왼손빨래를 연습해 오고 있었기에, 이제는 제법 익숙합니다. 젓가락질과 숟가락질도 수월하고요. 다만, 공을 던지거나 글씨를 쓰기는 쉽지 않아요. 앞으로는 틈틈이 왼손 글쓰기를 익혀 두려고 합니다. 오른손이 그동안 참 애 많이 썼어요. (4340.8.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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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7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07-08-08 07:40   좋아요 0 | URL
말씀 고맙습니다.
참말로, 병원에라도 가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싶기도 합니다.
저는 의료보험카드가 없기 때문에 병원에 가면 돈을 많이 내야 하지만,
아는 의사한테 이야기를 해서 어떻게든 진료를 받아야지 싶던데 ^^;;;;
양의사가 아니더라도 한의사 하는 분이라도 만나 보아야겠어요.
에구구구 ^^;;
 


.. 시창작에 있어서, 아니 삶의 창조에 있어서 저항이 어떠한 성질의 것이라는 점을 그는 여기서 암시하고 있다 ..  《조태일-고여 있는 시와 움직이는 시》(전예원,1980) 130쪽

 삶을 자기 스스로 가꾸면서 알알이 빚어낼 때, 비로소 글 하나 세상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제 스스로 제 삶을 알알이 빚어낼 수 있도록 가꾸거나 힘쓸 때, 비로소 제 마음에 드는 글 하나 살포시 건넬 수 있습니다. 제 삶을 스스로 가꾸지도 않고 추스르지도 않으면서 자꾸자꾸 무언가 뽑아내려고 하면, 책상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들기거나 볼펜을 붙잡고 종이를 마주할 때에는, 머리가 하얘지기만 할 뿐, 또는 헛말만 지루하게 늘어지기만 할 뿐입니다. 삶이 없이 글이 나올 수 없는 한편으로, 남들 삶을 그저 따라만 갈 때에도 글이 나올 수 없습니다. 내 삶을 꾸려야지, 내 길을 걸어야지, 내 일을 해야지, 내 놀이를 즐겨야지, 내 말을 하고, 내 사람을 만나고, 내 눈으로 바라보아야지, 내 귀로 들어야지, 내 마음으로 헤아려야지, 내 살갗으로 느껴야지, 내 몸으로 껴안아야지, 내 발로 디뎌야지, 내 손으로 만져야지, 내 몸뚱이를 움직여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야지, 내 머리로 알아챈 책을 책시렁에서 스스로 뽑아내어 내 주머니에 있는 돈, 그러니까 내 땀방울을 흘려서 번 돈을 써서 사들이고 내 품과 시간을 들여서 읽어내어 내 나름대로 곰삭이고 받아들여야지, 비로소 글 하나가 태어납니다. 글은 태어납니다. (4340.8.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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