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9.
《팥경단과 찹쌀떡 1》
와카나 우스쿠라 글·그림/김승현 옮김, 대원씨아이, 2009.10.15.
어제 고흥에 눈이 0.1mm가 내렸다고 한다. 오늘 밥을 짓는데 마당에 눈이 펄펄 날린다. 쌓이지는 않고, 바닥에 닿자마자 녹아서 사라진다. 겨울로 접어든 뒤로 우리 집은 16℃ 언저리인데, 오늘은 낮에 14℃ 언저리이다. 새가 마시라고 놓는 물에 살얼음이 끼지만, 우리 집은 나무로 둘러싸기에 다른 곳보다 한결 포근하다. 뒤숭숭한 나라인 요즈음이지만, 겨울은 겨울이고, 겨울새는 겨울새이고, 겨울나무는 겨울나무이다. 구름과 땅을 본다. 눈을 맞으며 나는 새를 본다. 조금씩 부풀려는 잎눈을 본다. ‘대통령 경호실 예산’이 그렇게 대단한 줄 처음 안다. 목돈을 그런 곳에 써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문득 느낀다. 《팥경단과 찹쌀떡 1》를 되읽었다. 함께 늙어가는 사람과 고양이 살림길을 투박하게 그리는 줄거리이다. ‘사람하고는 같이 못 살’지만, ‘고양이랑 개하고는 같이 살’ 수 있는 이웃이 부쩍부쩍 는다. 사람 사이에 끼며 고단한 탓일 텐데, 집과 집도 틈이 있어야 하고, 마을과 마을도 틈이 있어야 하고, 사람과 사람도 틈이 있어야 한다. 서울도 시골도 갈수록 빽빽하기에 숨막히면서 홀로 깃들고 싶은 마음이 자란다고 느낀다. 예부터 살림집과 살림집 사이에 울타리로 삼는 나무를 심은 뜻을 요사이는 다들 잊어버린 듯싶다.
#臼倉若菜 #おはぎと大福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