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0.
《사슴》
백석 글, 열린책들, 2022.3.25.
날이 다시 얼어붙기 앞서 기름을 잘 넣었구나 싶다. 날이 다시 얼어도 텃새는 시골하늘을 가볍게 가른다. 무안나루에서 날개가 터지고 말았는데, 모든 바닷가와 들숲은 예부터 새랑 사람이 어울리던 터전이다. 하늘나루를 짓더라도 새가 무리지어 쉬고 날 만한 터전을 깎거나 밀지 않을 줄 알아야 한다. 여태까지 ‘사람길(철도·고속도로·공항·항구)’만 내세워 숱한 숲이웃과 들이웃 살림터를 깡그리 짓밟았다. 이제는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처음부터 돌아볼 때라고 느낀다.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오느데, 읍내 버스나루 한켠에 “12월 3일·8일부터 날개를 거의 처음으로 띄운 무안나루로 가서 바깥마실을 가자”고 알리는 커다란 알림판이 둘 선 줄 뒤늦게 알아챈다. ‘이태원참사’처럼 ‘무안참사’인데, 전남도지사·무안군수·전남 국회의원과 도군의원은 모조리 멀쩡하다. 얄궂다. 《사슴》을 읽었다. 글몫(저작권)이 없는 책일 테지.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이라고 하는데, 백석 님이 우리말빛을 구수하게 살렸다고 여기지만, 오히려 일본말씨나 해묵은 한자말이 잔뜩 있다고 느낀다. 낱말 몇 가지만 사투리로 쓰기에 ‘구수한(토속적)’ 글일 수 있을까? 우리글꽃(한국문학)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때이지 싶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