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8.
《빨간 나라, 파란 나라》
에릭 바튀 글·그림/이주영 옮김, 담푸스, 2018.9.14.
이제 등허리가 가볍다. 거의 풀린다. 날은 맑고 포근하다. 기름 300들이를 넣는다. 1들이에 1200원을 한다. 올해에는 가난집에 ‘포근이바지(난방비지원)’가 없다. 지난달하고 이달에 치른 기름값이 70만 원을 넘는다. 나래터를 다녀올까 하다가 작은아이하고 저잣마실을 한다. 저물녘 시골 읍내는 서울 한복판하고 닮는다. “해가 지는데 읍내에서도 별이 안 보이네요.” “그래, 이제 시골도 서울을 따라가느라, 이 작은 불빛으로도 밤하늘을 가려서 별을 막고 잊고 잃는단다.” 《빨간 나라, 파란 나라》를 읽었다. 아이들하고 함께 읽었는데 그림님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한다. 목소리와 올바름(정의)을 앞세우느라 정작 이야기가 빠지기는 했다. 그래, 이야기가 빠지니 흔들린다. 더구나 책이름은 워낙 “A Bas Les Murs”이기에 “담을 허물어라”로 옮겨야 맞다. 빨갛거나 파란 두 나라가 아닌, “담을 허물어라” 하고 외친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그림책이다. 우리 몸을 빨갛게 흐르는 피가 대수롭고, 하늘과 바다를 이루는 파란빛이 대수롭다. 아침낮저녁으로 흐르는 햇빛이 대수롭고, 밤을 채우는 별빛이 대수롭다. 모두 대수롭다. 이쪽도 저쪽도 대수롭다. 왼오른이 어깨동무하는 길을 그릴 때라야 응어리가 풀린다.
#ABasLesMurs #EricBattut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